정보화 교실/스마트폰

통신비 팍 줄었네 - 아줌마 3人의 알뜰폰 이용기

풍월 사선암 2012. 9. 12. 06:50

"통신비 팍 줄었네"아줌마 3알뜰폰 이용기

 

가계통신비와 '나홀로 전투'를 벌이고 있는 엄마들 사이에 요즘 입소문으로 퍼지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알뜰폰(이동통신재판매, MVNO)이다. 아직 널리 알려지진 않았지만 통신비에 누구보다 민감한 엄마들 사이에서는 '요금이 반으로 줄었다더라'는 경험담이 퍼지면서 가입이 빠르게 늘고 있다. 아이뉴스24는 알뜰폰을 직접 이용해 본 '대한민국 엄마' 3인방을 만나 솔직한 이용담과 요금절감 사례를 들어봤다.[편집자주](인터뷰 대상자의 요청에 따라 실명은 게재하되 사진은 싣지 않습니다.)

 

 

6만원 넘던 요금 3만원으로서울 상암동 이영화씨

 

"전에는 44요금제에 부가세, 단말기 할부금 등을 합쳐서 6~7만원 정도 요금이 나왔었어요. 이제는 딱 3만원 나와요. 정액 이용량은 기존 44요금제랑 동일한데 말이죠."

 

서울 상암동에 거주하는 주부 이영화씨(38)는 그동안 KT를 통해 아이폰을 이용하고 있었다. 아이폰을 사용하면서 스마트폰의 편리함은 만끽했지만 월말마다 나오는 요금 고지서에는 큰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전에 피처폰을 이용할 때는 3만원 남짓이었던 통신료가 스마트폰을 이용하면서 대번에 6~7만원대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44요금제를 이용했었거든요. 저는 통신비에 민감해서 매번 고객센터 앱을 통해 제 이용량이 얼마나 되는지 꼼꼼히 따져가며 사용했는데, 그렇게 주어지는 정액 제공량에 딱 맞춰 이용해도 6만원이 넘는 요금이 나오더군요."

 

정액요금 44천원에 부가세4400, 여기에 단말기할부금이 33910원이었다. 18천원을 요금할인 받고, 정액 제공량을 넘기지 않게 사용해도 기본 청구되는 요금이 항상 6만원을 넘겼다.

 

그동안 직장생활을 했던 이영화씨가 지난 해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주부가 되자 이 비용은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왔다.

 

때문에 지난 1CJ헬로비전이 '헬로모바일'이라는 알뜰폰 상품을 내놓자 이영화씨는 곧바로 가입 신청을 했다.

 

언론에서 알뜰폰에 대한 소개가 나올 때마다 유심히 봐 왔던 터인데다 'CJ'라는 대기업이 한다니 믿을만도 했다는 것이 이영화씨의 설명이다.

 

마침 약정기한도 끝났고, 단말할부금도 없었기에 이용하던 아이폰에 유심(범용가입자식별모듈, USIM)만 갈아끼우는 방식으로 간단하게 가입을 마쳤다.

 

선택한 요금제는 30요금제. 기존 KT44요금제처럼 음성200, 문자200, 데이터500MB를 제공하는 것은 동일한데 요금은 14천원이 저렴했다. 남은 단말할부금도 없으니 이영화씨의 요금청구서는 지난 1월부터 정확히 3만원을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37요금제인가, 그게 KT44요금제와 동일하더군요. 20%정도 저렴한 셈이죠. 그런데 이건 새로 스마트폰 단말기를 구입할 때 얘기였고, 저처럼 쓰던 스마트폰이 있어서 유심만 갈아끼우면 더 저렴한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더라구요. 지금 30요금제는 예전에 비해 통신비가 절반 이상으로 줄었으니 대만족입니다."

 

혹시 3만원 정액 요금제를 넘길 경우 추가되는 요금이 비싸진 않은지 물었다. 음성통화나 데이터통화료 모두 현재 이동통신사와 동일한 요율이었다.

 

특히 따로 신청하지 않아도 정액량에 근접하면 문자로 사용 내역을 통보해줘 알아서 요금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점이 편리하다고 이영화씨는 설명했다.

 

"저는 3만원 딱 맞춰서 써요. 절대 넘기지 않지요."

 

단호하게 말하는 이영화씨에게서 살림을 책임지는 엄마의 자부심마저 느껴졌다.

 

"어머니와 두 아이까지 통신비 반값"

아줌마 3의 알뜰폰 이용기②…서울 사당동 송영애씨

 

"가족 휴대폰 비용으로만 20만원이 넘게 나갔어요. 그런데 지금은 10만원 조금 넘는 편이에요. 많이 줄었죠?"

 

서울 사당동에 거주하는 주부 송영애씨(45)는 원래도 통신비에 민감한 편이었다. 주부라면 누구나 그렇지 않겠냐고 하겠지만 송씨는 그동안 비교적 요금이 저렴한 편으로 알려진 LG유플러스를 꾸준히 이용하면서 가족들의 통신비를 줄이기 위해 매번 허리띠를 졸라매 왔다.

 

"평소 제가 쓰던 통신요금은 한 3~4만원 정도였어요. 이정도도 아껴쓰는 편이긴 한데, 남편과 대학생인 딸, 고등학생인 아들, 그리고 제 요금까지 합산하면 가족 통신비가 20만원을 훌쩍 넘기기 일쑤였죠. 매번 휴대폰 좀 아껴쓰라고 잔소리 해도 일하는 남편이나 한창 청춘인 아이들이 엄마 말을 듣기가 쉽나요. 그냥 제 속만 상했죠."

 

그러던 차에 알게 된 것이 바로 알뜰폰. 언론을 통해 수차례 기사가 나올 때마다 유심히 눈여겨 보던 송영애씨는 지난 4월 알뜰폰으로 '온가족 이사'를 결심했다.

 

송영애씨 본인은 물론 두 아이들과 (요금을 내 드리는) 친정어머니 휴대폰까지 통신사를 옮겼다. 선택한 통신사는 한국케이블텔레콤(KCT)이 출시한 '티플러스'였다.

 

아이들은 저렴한 단말기를 공짜로 받을 수 있는 요금제를 선택해 주었고 어머니와 송영애씨 본인은 보다 더 저렴한 요금선택을 위해 중고 단말기를 활용한 유심(범용가입자식별모듈, USIM) 이동만 했다.

 

가족 모두 쓰던 번호 그대로 이동했기 때문에 사실상 기존에 통신사를 바꿀 때 번호이동을 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었다.

 

"막상 가입해 이용하고 보니 요금이 확 줄어드는게 눈으로 보였어요. 가입비나 유심비도 모두 면제였고, 아직 초기라고 하던데 그래서인지 혜택도 많더라고요. 예전에 가족들의 통신요금이 20만원을 넘겼었거든요. 이제는 10만원 정도 나와요. 고지서를 보면 뿌듯하기까지 하다니까요."

 

아껴서 사용해도 3만원 언저리였던 송영애씨 본인의 요금은 18천원 정도로 내려갔다.

 

"지난 6월에 18755원까지 휴대폰 요금이 내려갔는데 저렴하다는 생각에 안심이 됐는지, 아이들 학교 일을 하면서 전화를 좀 많이 사용했어요. 그래도 7월에 청구된 요금이 21815원이더군요. 아마 이전 통신사에서 같은 시간을 썼다면 4만원 넘게 나왔을 거에요."

 

사용량이 늘어 2만원을 넘겼다며 약간 속상해 하는 송영애씨다. 그래도 친정어머니와 두 아이의 요금을 생각하면 다시 흐뭇해진다.

 

"친정어머니는 사실 전화를 거의 받기만 하시고요, 기본료 포함해서 13천원~15천원 정도 내드렸는데 지금은 6천원 정도면 돼요. 여기 티플러스의 음성 기본료가 5500원이거든요."

 

송영애씨의 두 아이는 이동통신사보다 저렴한 정액요금제를 선택해 용량은 더 많이 사용하고 요금은 줄일 수 있었다.

 

"대학생인 딸아이는 아무래도 이것저것 쓸일이 많다보니까 5만원 가량 나오던 스마트폰 요금이 지금은 4만원 미만으로 나옵니다. 고등학생인 아들녀석은 기본료 5500원짜리 요금제를 선택해서 절약해가며 사용하고 있어요."

 

다만, 한가지 알뜰폰이 아직 개선해야 하는 부분에 대해 송영애씨는 아쉬움을 토로한다.

 

"사실 알뜰폰 책임은 아닌 것 같긴 한데, 요즘 온라인 거래를 할 때 신용카드 같은 걸 사용하거나 하다못해 무슨 사이트에 가입하려 해도 휴대폰 본인인증을 거치도록 돼 있죠. 그런데 이런 서비스 대부분이 기존 이동통신3사만 선택할 수 있도록 돼 있더라고요. 본인인증 받을 일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알뜰폰이 좀 더 널리 쓰이려면 이런 부분도 빨리 개선돼야 할 것 같아요."

 

 

"기본료, 왜 냈는지 억울할 정도"

아줌마 3의 알뜰폰 이용기③…충남 천안시 서기영씨

 

충남 천안에 거주하는 주부 서기영씨(59)는 그동안 피처폰을 이용해 왔다. 아끼고 아껴서 사용해도 요금은 2~3만원 남짓.

 

"직장 다니는 자식들이 엄마도 스마트폰 하나 해 드린다고 몇번이나 얘기했었지만 그 것(스마트폰) 한 대에 돈 백만원씩 한다지요? 행여 애들 부담될까봐 한사코 거절했었죠. 남편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데 요금도 만만치 않았고요."

 

한사코 스마트폰은 필요없다고 손사레를 치던 서기영씨였지만 사실 오가는 차 안에서 연세 지긋하신 분들도 스마트폰을 들여다 볼 때면 내심 부러웠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그런 생각은 전혀 표현하지 않았다. 자녀들이 스마트폰을 마련해 준다 하더라도 한달에 5~6만원씩 나오는 요금을 감당하기 싫었기 때문.

 

"그렇게 되면 남편과 제 휴대폰 요금만 10만원을 넘기는 셈인데, 아휴 안쓰고 말지요."

 

그러던 차에 마침 남편이 사용하던 스마트폰 갤럭시S를 최신 폰으로 덜컥 바꿨다. 약정기한이 다 된 걸 알아챈 통신사가 전화로 "최신폰을 2년 약정만 하시면 공짜로 바꿔드린다"고 하는 바람에 바꿔버린 것이다.

 

그것 때문에 남편에게 한참을 잔소리를 했던 서기영씨는 공단말기가 된 스마트폰을 자신이 이용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언뜻 뉴스에서 접했던 '알뜰폰'이란 것이 정말 그렇게 저렴한 것일까 하는 궁금한 생각도 났다.

 

이곳 저곳 정보를 알아보는 것이 쉽다면 쉽고 어렵다면 어려웠다. 그동안 휴대폰에 새로 가입하려고 하면 대리점 한군데를 골라 들어가 직원의 이런저런 설명을 듣고 여기저기 사인하라는 곳에다 서명만 하면 전부였지만 알뜰폰은 그렇지 않았다.

 

"사실 딸 아이가 가입 과정을 많이 도와줬어요. 딸 아이가 없었다면 가입할 수 없었겠죠. 제가 알뜰폰 쓰면서 요금을 줄인 것을 보고 같은 아파트 아주머니들이 '나도 알려달라'고 서로 부탁을 하는데, 솔직히 지금도 뭐라고 설명해야 할 지 잘 모르겠어요. 우리 같은 엄마들도 좀 쉽게 가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이 있었으면 싶네요."

 

엄마가 알뜰폰을 이용하고 싶어한다는 뜻을 전해들은 딸이 알뜰폰 개통을 도와줬다.

 

먼저 대리점에서 '고객님은 000 요금제 선택하시면 적당하시겠네요'라는 말만 듣고 '그런가보다' 싶어서 가입하던 요금제 대신 본인의 최근 3개월 정도 요금 내역을 꼼꼼히 살펴보고 적당한 요금제를 골랐다.

 

서기영씨의 경우 LG유플러스의 표준요금제를 이용해 왔다. 기본료가 1900원이었고 초당 1.8원의 음성통화료를 냈다. 한달 평균 통화량은 2시간 안팎이었다. 주로 남편이나 서울에 거주하면서 직장을 다니는 자녀들과의 통화가 대부분이었다.

 

알뜰폰을 살펴보니 11천원인 기존 이동통신사의 기본료에 딱 절반인 5500원짜리 기본료만 받고 똑같은 요율인 초당 1.8원을 적용하는 곳이 대부분이었고 조금 비싼 요율을 내면 3천원대 기본료만 내도 되는 곳도 있었다.

 

그러던 중 온세텔레콤의 '음성정액요금제'를 선택했다. 기존에 서기영씨가 기본료로 냈던 1만원만 내면 한달 무료통화를 70분 제공했다. 서기영씨가 가입할 당시 온세텔레콤은 해당 가입자에 한해 프로모션으로 30분 추가 무료통화를 제공하고 있었다.

 

"1만원에 100분이라니 제가 전에 기본료로 그냥 내던 요금이잖아요. 1초도 사용하지 않아도 기본료로 1만원을 냈는데 이번에 바꾼 알뜰폰은 똑같은 요금으로 100분 무료통화를 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아요."

 

지난 7월 서기영씨의 휴대폰 요금은 13710원이 청구됐다.

 

"느낌상으로는 제가 전에 쓰던만큼 전화를 쓴것 같은데 그래도 요금은 딱 절반이 나왔어요. 예전에 기본료 내던 게 억울할 정도라니까요."

 

음성정액요금제를 선택하는 순간 데이터 이용은 자동 차단이 돼 데이터 요금폭탄은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 아울러 음성정액량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문자 알림 서비스를 해줘 자신이 얼마나 이용했는지 확인해 가며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편리했다. 특히 통화량이 넉넉치는 않지만 새로 스마트폰을 배우면서 요금을 절감하는 법도 쏠쏠히 익히고 있다.

 

"서울에 있는 아들딸하고는 카카오톡으로 통화를 해요. 집에서는 와이파이를 쓰니까 와이파이를 이용하면 카카오 같은 것도 이용할 수 있고요. 또 스마트폰 화면이 큰데다 글씨도 크게 조절할 수 있어서 저처럼 눈이 어둑어둑 한 엄마들에게는 오히려 스마트폰이 좋은 것 같아요."

 

예전에 피처폰을 사용할 때는 복잡한 입력체계 때문에 문자 보내는 법을 영 제대로 익히기 어려웠지만, 쿼티패드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으로 바꾼 이후 문자도 손쉽게 보낼 수 있게 됐다는 서기영씨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