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명상글

내 탓과 네 탓 - 글자 한 획의 차이

풍월 사선암 2012. 6. 21. 10:58

 

내 탓과 네 탓 - 글자 한 획의 차이

 

메아 꿀빠, 메아 꿀빠, 메아 막시마 꿀빠

Mea culpa, mea culpa, mea maxima culpa

내탓이오, 내탓이오, 내 큰 탓이로소이다.

 

카톨릭의 고해송(告解訟)에는 네 탓이 없습니다.

오직 내 탓뿐입니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불가(佛家)에서도

모든 것이 제 마음 탓이라 가르칩니다.

스스로 죄인임을 고백하는 성서의 신앙임에랴?

내 탓 없는 고백은 신앙이 아닙니다.

네 탓만 찾는 핑계는 그대로 불신앙입니다.

 

어느 고장 사람들은

내 것네 것을 제대로 발음하지 못합니다.

내 것도 내 것, ‘네 것도 내 것입니다.

사투리이기 때문입니다.

마음은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내 탓네 탓

글자로는 불과 한 획의 차이 밖에 없지만

그 품은 뜻은 별자리들 사이만큼이나 서로 멉니다.

 

내 것과 네 것을 구별하지 못하면

내 탓과 네 탓도 구별하지 못합니다.

네 탓은 물론이고 내 탓도 모두 네 탓이 됩니다.

내 책임은 항상 그럴 듯한 핑계 속에 숨어버리고

언제나 남을 가리키는 손가락만 길게 남습니다.

 

어찌 내 탓이 모두 사라졌을까?

사투리 때문이 아닙니다.

청각이 나빠서가 아닙니다.

발음을 잘못해서도 아닙니다.

 

마음이 비뚤어지고 인격이 구부러졌기 때문입니다.

진실을 회피하고 거짓에 익숙해졌기 때문입니다.

습관화된 거짓, 체질화된 위선이

핑계를 대고 변명만 늘어놓게 만듭니다.

 

사람이 가장 하기 어려운 말이

내가 잘못했습니다.”라는 말이라고 합니다.

이 말을 분명히 할 수 있는 사람은

신뢰와 존경을 받을만한 인격자입니다.

 

 

()는 야()의 탓을, 야는 여의 탓을

정치인은 언론 탓, 언론은 정치 탓

사장은 사원 탓, 근로자는 사용자 탓

어른들은 젊은이 탓, 젊은 세대는 늙은 세대 탓...

 

잘못되면 조상 탓이라더니

너도나도 눈알을 부라리며 과거 탓, 현재 탓을 하느라

나라의 역사를 온통 우울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 지금처럼 네 탓만 무성했던 때가 또 있었을까?

 

내 탓모른 채 네 탓만 아는 것은 교활한 책임회피요

너절하고 부끄러운 비양심(非良心)입니다.

 

내 탓과 네 탓 글자 한 획이

책임과 무책임을, 진실과 거짓을, 양심과 비양심을,

그리고, 신앙과 불신앙을 갈라놓습니다.

글자 한 획만 다른 것이 아닙니다.

인격이 다르고 삶이 다른 것입니다.

 

내 탓은 내 탓이요 네 탓은 네 탓입니다.

발음도 똑바로, 뜻도 똑바로 해야 합니다.

네 탓 속에서도 내 탓을 발견할 줄 아는 인격,

아름다운 마음, 올곧은 양심입니다.

넘치는 네 탓속에 내 탓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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