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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산 -황매산. 한없이 펼쳐진 연분홍빛 철쭉

풍월 사선암 2012. 5. 3. 10:00

국내여행 소나무가 지천인 길 끝, 한없이 펼쳐진 연분홍빛 철쭉

 

5월의 산 -황매산

 

5, 전국의 산이 연분홍빛으로 물든다. 산행에 나선 등산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봄의 마지막 전령인 철쭉이 연분홍빛 꽃의 주인공. 철쭉은 고도(高度)에 따라 개화 시기가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개 5월 중 꽃을 활짝 피운다. 철쭉을 끝으로 더 이상 봄꽃은 없다. 지금이 철쭉 산행에 딱 좋은 계절이다.

 

국내 최대 철쭉 군락지

 

국내 최대 철쭉 군락지라고 알려진 산이 바로 경남 합천 황매산(黃梅山·1108m)이다. 매년 열리는 철쭉 축제에는 수십만명이 찾는다. 올해는 512~25일까지 황매산 일대에서 벌어진다. 이때 황매산은 온통 연분홍빛 천지가 된다. 이 산을 합천군 관광개발사업단 강위수씨 안내로 등반했다. 모산재 등산로 입구에서 돛대바위~무지개터~모산재(767m)~진달래 군락지~철쭉 군락지~황매산 정상~철쭉제단~오토캠핑(은행나무) 주차장을 거쳐 황매산 군립공원 입구로 내려오는 코스였다. 11.2되는 거리로, 5시간 남짓 걸렸다.

 

모산재 입구에 들어서자 웅장한 암벽이 눈앞에 떡 하니 버티고 있다. ', 황매산이 이런 암벽산이었나!' 감탄이 절로 나왔다. 등산로 입구 인근에는 사적 제131호로 지정된 통일신라시대 사찰 영암사(靈岩寺) 터가 있다. 건물은 사라졌으나 쌍사자석등·3층석탑 등이 남아 옛 영화를 대변하는 듯했다.

 

영암사지를 뒤로하고 본격 산행이 시작됐다. 암벽으로 이뤄진 등산로는 가파르다. 주변은 소나무뿐이다. 암벽 사이로 소나무가 강한 생명력을 과시하며 새순을 피우고 있다. 절벽 아래를 내려다보니 계곡에는 다양한 나무가 형형색색의 꽃을 피워내며 신록을 전하고 있다.

 

등산로에는 분재 같은 소나무가 지천으로 널려 있다. 또 소나무만큼 다양한 모양의 바위들이 산객을 반긴다. 돛대바위·공룡바위·코끼리바위·사람바위 등 각양각색이다. 합천 가야산의 만물상과 견줄 만했다.

 

암벽산은 보통 기()의 응결처다. 모산재 기의 응결처는 뜻밖에도 암벽 위에 흙이 모여 있는 곳에 자리 잡고 있다. '무지개터'로 불린다. 합천군이 풍수학자들을 동원해 '한국 제일의 명당' 자리를 확인했다는 안내판까지 붙여놓았다. 합천군청 강위수씨는 "산을 잘 아는 사람은 모산재에 와서 한국에서도 기가 세다는 곳을 느끼고 철쭉 군락지로 향한다"고 했다.

 

진달래·철쭉에 이어 억새까지

 

무지개터에서 100m 남짓한 곳에 있는 모산재에 도착했다. 암벽 위에 정상 비석이 있고, 최치원 선생이 수도했다고 전해지는 바위도 부근에 있다. 모산재는 원래 다양한 모양의 바위가 많아 묘산(妙山)으로 불리기도 했다고 한다.

 

'황매산 4'란 이정표도 세워져 있다. 황매산 정상으로 향했다. 바로 진달래 군락지로 이어졌다. 1가까이 온통 진달래 천지였다. 강씨도 "이렇게 넓은 진달래 군락이 이곳에 있는 줄 미처 몰랐다"고 했다. 이제부터 암벽은 보이지 않고 평원만 펼쳐졌다.

 

경남 합천 황매산의 해발 800~900m 능선을 따라 연 분홍빛 철쭉군락이 펼쳐져 있다. 5월 중순에는 철쭉축 제가 열린다.

 

진달래 군락이 끝나자마자 철쭉 군락지가 이어졌다. 지천으로 널린 철쭉이 시간만 되면 일제히 꽃망울을 터트리려고 잔뜩 움츠리고 있는 형국이다. 카운트다운이 시작된 느낌이다. 올해는 10일 이후 만개(滿開)할 것이라고 한다.

 

철쭉과 진달래 사이로 야생화도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있다. 보랏빛의 개미취, 진보랏빛의 엉겅퀴, 노란 원추리 등이 철쭉 틈새에서 얼굴을 내밀고 있다. 정상은 아직 멀었는데, 철쭉 군락은 끝나지 않고 이어졌다. 한국 최대의 철쭉 군락지답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철쭉 군락지가 끝날 즈음 억새 군락지가 시작됐다. 강씨는 "가을이 되면 햇빛을 받은 억새 잎새가 일렁이며 반짝거리는 모습은 철쭉 군락 못지않은 장관"이라며 "황매산은 봄의 진달래와 철쭉을 비롯해 여름의 넓은 초원, 가을 억새, 겨울 눈꽃 등을 사철 내내 즐길 수 있다"고 했다.

 

이곳에서 정상은 1정도다. 철쭉 산행을 만끽하고 억새와 기()까지 체험할 수 있는 건 황매산 산행에서 덤으로 얻을 수 있는 행운이다.

 

여행수첩

 

교통 서울에서 승용차로 경부 혹은 중부고속도로로 가다 영동고속도로로 갈아탄 뒤 여주분기점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로 빠진다. 중부내륙고속도로 고령분기점에서 88고속도로로 들어서 고령나들목33번 국도합천읍으로 곧장 가면 황매산이 나온다. 황매산 군립공원 입구까지 대중교통이 없기 때문에 시외버스터미널이 있는 합천읍내에서 황매산 입구까지 택시(3만원 정도)를 이용하면 된다.

 

숙식 합천은 토종 흑돼지와 한우, 딸기 등이 유명하다. 현지인들이 추천하는 구입 문의처는 토종돼지 055-932-6210, 토종황토한우 055-933-0056, 아이스딸기 055-933-2836, 합천군 관광개발사업단 055-930-3755~8, 황매산 철쭉제전위원회 055-934-1411.

 

합천=박정원 월간 기자 입력 : 2012.05.03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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