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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부모들의 왕따 대처법

풍월 사선암 2012. 3. 15. 19:23

미국 부모들의 왕따 대처법

 

미국도 점차 진화하는 '집단 괴롭힘'에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에서도 따돌림은 물론 교내 폭행 시비가 잦다. 자살 사건도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최근에는 페이스북을 이용한 괴롭힘도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괴롭히다'라는 뜻의 '불링(bullying)''자살하다(suicide)'가 합쳐진 '불리사이드(bullycide)'라는 말에 이어, 최근에는 인터넷과 문자메시지를 통해 괴롭히는 '사이버 불링(cyber bullying)'도 신조어로 등장했다. 특히 사이버 불링의 경우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성매매 사이트 등 불법·음란 사이트에 피해 학생의 신상정보를 노출하는 등 방법이 더욱 치밀하고 악랄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게다가 24시간 언제든지 피해 학생이 괴롭힘에 노출돼 있는 것도 문제다. 

 

미국은 올해 1, 14개주에서 '사이버 불링'의 정의와 처벌 기준을 마련해 채택했다. 피해 학생에게 신체적 상해를 입힌 가해 학생을 중범죄자로 다스리고, 폭력행위를 목격하고도 신고하지 않은 사람도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심지어 괴롭힘을 당한 피해 학생 역시 불고지죄 적용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데, 이는 가해 학생의 보복이 두려워 침묵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뜻에서다.

 

실제 학교폭력 문제의 경우 처벌 수위를 높인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그야말로 이는 문제가 불거진 뒤 '수습'하는 방편일 뿐, 발생 자체를 막는 데는 한계가 있다. 피해자, 가해자 모두에게 상처를 남기는 학교폭력의 문제는 좀더 근본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교육학을 오랫동안 연구해본 결과, 대개 왕따를 주도하는 아이는 여러 가지 큰 특징을 보인다. 자신이 따돌림을 받은 경험이 있거나, 가정에서 제대로 된 애착관계를 형성하지 못하고 학대받는 아이들이 폭력과 따돌림에 가담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아이들은 자신의 상처가 깊기 때문에 남에게 상처를 주고, 또 남에게 상처를 받기 전에 먼저 자신이 공격성을 드러내는 경우다. '나르시시즘', 곧 자기가 남보다 더 훌륭하다는 생각으로 남에게 함부로 행동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아이들도 있다. 이들은 타인의 감정을 헤아리는 공감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집에서는 부모의 따뜻한 지지나 참견, 배려를 받지 못한 경우가 많다. 또 부모의 애정 어린 관찰이 부족하고, 신체적인 징계를 자주 가하는 경우에도 아이의 성향이 공격성을 띤다.

 

아이를 '왕따'에 의연한 아이로 키우려면, 역시 열쇠는 '자존감'에 있다. 주로 따돌림의 대상이 되는 아이들을 보면 민감하고, 쉽게 긴장하고, 불안해하는 아이들이 많이 당한다. 지나치게 조용하거나 다른 사람들의 통제에는 쉽게 순응하지만 스스로는 자기 관리를 잘 하지 못하는 아이들도 또래와 쉽게 어울리지 못하고 왕따를 당하기 쉽다. 특히 어린 학생들은 가치 판단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한 친구가 자신의 불합리한 요구에 순순히 응하면, 그것이 잘못된 행동인지 인지하지 못하고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

 

또 아이가 '왕따'를 당하면, 부모는 가장 먼저 아이에게 안전한 공간을 만들어주고 지지하는 태도를 취해야 한다. 왕따가 되는 이유를 떠나 '아이가 공격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또 차분한 대화를 통해 아이가 말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줘야 한다. 부모가 화가 나서 폭발하거나 흥분하면 아이는 말을 하다가도 멈출 수 있다. 또 부모가 나서서 가해 아이를 혼내거나 직접 대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아이의 전쟁을 부모가 대신 싸워줄 수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같은 일이 발생했을 때 아이가 대처할 수 있도록 대화 방법을 가르쳐주어야 한다. 왕따를 시키는 아이들은 사실 겁쟁이라는 것을 인식시키고, 아이들 2~3명이 함께 있으면 가해자들이 쉽게 접근해 괴롭히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또 가해자들은 자신이 힘이 세다는 것을 남을 깎아내림으로써 인정받고 싶어 하는데,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 외에 또래 그룹을 형성해 서로 협조하여 왕따를 효과적으로 극복하게 하는 것도 학교 차원에서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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