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산책/우리음악

단가(이산저산) - 조상현

풍월 사선암 2012. 2. 2. 00:11

 

死後萬盤珍羞 不如生前 一杯酒(사후만반진수 불여생전 일배주)

樹欲靜風不止 子欲養而 親不待(수욕정풍불지 자욕양이 친불대)

 

돌아가신 뒤에 잘 차린 음식이 살아 계실 때 술 한 잔만 못하고,

나무는 가만히 있으려 해도 바람이 가만 두지 않으며,

자식은 부모를 공양하려하나 기다려주지 않는다.

 

 

단가(이산저산) - 조상현

 

이산 저산 꽃이 피니 분명(分明)코 봄이로구나

봄은 찾아 왔건 만은 세상사(世上事) 쓸쓸 허드라

나도 어제 청춘(靑春) 일러니 오늘 백발한심(白髮寒心)허구나

 

내 청춘(靑春)도 날 버리고 속절없이 가버렸으니

왔다 갈 줄 아는 봄을 반겨 헌들 쓸데 있나 봄아 왔다가 갈려거든 가거라

 

네가 가도 여름이 되면 녹음방초 승화시(綠陰芳草昇華時)

옛 부터 일러 있고 여름이 가고 가을이 돌아 오면

한로상풍(寒露霜風) 요란(搖亂)해도 제 절계(節槪)를 굽히지 않는

황국단풍(黃菊丹楓)도 어떠헌고

 

가을이 가고 겨울이 돌아오면 낙목한천(落木寒天) 찬 바람에

백설(白雪)만 펄펄 휘날리어 은세계(銀世界) 되고 보며는

월백설백천지백(月白雪白天地白)허니 모두가 백발(白髮)의 벗 이로구나

 

무정세월(無情歲月)은 덧없이 흘러가고 이 내 청춘(靑春)

아차 한번 늙어지면 다시 청춘(靑春)은 어려워라

 

어화 세상(世上) 벗님네들 이내 한말 들어보오

인생(人生)이 모두가 백년(百年)을 산다고 해도

()든 날과 잠든 날 걱정 근심 단사십(旦 四十)도 못 살 인생

아차 한번 죽어지면 북망산천(北邙山川)의 흙이로구나

 

사후(死後)에 만반진수(萬飯珍羞) 불여생전(不如生前)

일배주(一杯酒)만도 못하느니라 세월(歲月)아 가지 말아라

아까운 청춘(靑春)들이 다 늙는다

 

세월(歲月)아 가지 마라 가는 세월(歲月) 어쩔거나

늘어진 계수(桂樹)나무 끝끝 머리에다 대랑 매달아 놓고

국곡투식(國穀偸食)하는 놈과 부모불효(父母不孝)하는 놈과

형제화목(兄弟和睦) 못하는 놈 차례(次例)로 잡어다가

저 세상(世上) 먼저 보내 버리고 나머지 벗님네들 서로 모여 앉아

한잔 더 먹소 그만 먹게 하면서 거드렁 거리고 놀아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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