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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10大 뉴스ㅡ국제] 3·11 대지진… 일본의 안전·원전신화도 무너져 외

풍월 사선암 2011. 12. 27. 10:46

[조선일보 선정 2011 10뉴스국제] 3·11 대지진일본의 안전·원전신화도 무너져 외

 

3·11 대지진일본의 안전·원전신화도 무너져

 

3·11 대지진과 후쿠시마(福島) 원전사고는 일본의 안전 신화를 뿌리째 뒤흔들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방파제와 내진 설계도 자연 앞에서는 무력하기만 했다. 사망 15843명에 아직 시신조차 찾지 못한 사람이 3469명이나 된다. 사고가 난 지 9개월이 넘었지만 세슘 등 방사성물질이 일본 전역에서 검출되는 등 원전사고는 현재 진행형이다. 독일 등 전 세계에 '()원전'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매뉴얼에만 집착하는 일본 정부의 허술한 재난 구호시스템이 도마에 올랐지만 재난 현장에서조차 줄을 서는 시민정신은 찬사를 받기도 했다.

 

 

카다피 죽고, 무바라크·벤 알리 쫓겨나'아랍의 봄'

 

14일 튀니지 청년 노점상 모하메드 부아지지의 분신자살을 계기로 촉발된 시민혁명이 장기 독재와 부패로 점철된 아랍권 전역을 휩쓸었다. 23년 독재자 벤 알리 튀니지 대통령을 시작으로 30년 장기 집권한 이집트의 호스니 무바라크(2), 리비아를 42년 철권통치한 무아마르 카다피(8)가 차례로 축출됐다. 리비아에선 8개월여간 내전이 계속됐지만 카다피도 나토(NATO)의 지원을 받은 시민군에 의해 1023일 사살됐다.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은 11월 권력 이양안에 서명했고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도 퇴진 압박을 받고 있다.

 

 

그리스재정위기에유럽, 신용등급 강등 도미노

 

지난해 그리스와 아일랜드가 EU(유럽연합)IMF(국제통화기금)에 구제금융을 신청하면서 촉발된 재정 위기가 올 한해 유럽 전역으로 번져나갔다. 114일 그리스 파판드레우 총리 사임, 1112일 이탈리아 베를루스코니 총리 사임, 1120일 스페인 총선에서 집권 사회당 참패 등 남유럽 국가의 정권 교체가 도미노처럼 뒤따랐다. 위기 해법을 놓고 EU 국가가 신경전을 벌이는 와중에 헝가리 등 동유럽으로 불똥이 튀었고, 포르투갈·아일랜드·그리스·스페인을 묶어서 '돼지들(PIGS)'이라 불렀던 프랑스와 영국도 안심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 9·11테러 10년 만에 오사마 빈 라덴 응징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 최고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1957~2011)이 지난 52일 새벽(현지시각)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의 은신처에서 미 해군 특수부대원들에 의해 사살됐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해군 특수부대를 이 은신처에 침투시키는 '제로니모'작전을 지난 4월 지시했고, 대원들은 40분에 걸친 총격전 끝에 그와 조직원 4명을 사살했다. 빈 라덴은 사우디아라비아 갑부 출신으로 20019·11테러, 1998년 케냐·탄자니아 주재 미대사관 폭탄 테러 등을 배후 조종해 미국 정부의 추적을 받았고 최소 5200만달러의 현상금이 걸렸다.

 

 

스티브 잡스 사망'21세기의 다빈치'를 잃다

 

스티브 잡스(56) 애플 창업자 겸 전 최고경영자(CEO)7년간의 췌장암 투병 끝에 105일 세상을 떠났다. 끊임없는 혁신으로 일궈낸 그의 성공 행진은 미혼모의 아들로 태어난 입양아 출신에 대학을 중퇴하고 만년에는 암 투병까지 했던 인생 역정과 맞물려 더 극적이었다. 그는 개인용컴퓨터(PC) 대중화시대를 열었고 아이폰·아이패드 출시를 통해 21세기 디지털시대의 새 라이프 스타일을 창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잡스의 사망 소식에 전 세계에서 애도의 물결이 일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가장 위대한 혁신가를 잃었다"고 말했다.

 

 

서 불붙은 자본주의 시위, 세계 80여개국 번져

 

'우리는 99%! 탐욕의 1%를 비난한다!' 미국 금융자본주의의 심장인 뉴욕 맨해튼 월가() 주코티공원에 모인 시위대가 부()의 독점을 비난하며 지난 9'월가를 점령하라'는 이름의 상주 시위를 시작했다. '월가를 점령하라'라는 이름은 캐나다의 소비자운동 단체 '애드버스터스'의 블로그 글에서 따왔다. 직장 없는 일부 젊은이들의 불만 표출로 여겨졌던 집회는 전 세계 80여개국 900여개 도시로 퍼졌고 시민단체와 노조도 합류했다. '지도자 없는 집회'를 표방했던 시위대는 그러나 리더십과 구체적 요구사항이 부족해 추진력을 잃어가고 있다.

 

 

노르웨이 '악마'160여명 사상최악의 총기난사

 

안데르스 베링 브레이빅(32)722일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의 정부 종합청사 앞에서 폭약이 담긴 화물차를 터뜨린 데 이어 오슬로 북서쪽의 휴양지 우토야 섬에서 열린 노동당 캠프에 참가한 청소년들에게 총기를 난사했다. 76명이 사망하고 90여명이 부상했다. ()이슬람주의와 다문화정책 폐기를 명분으로 내건 브레이빅은 자신의 행위를 '의거'라고 주장했다. 시민 15만명은 오슬로 시청 앞 광장에 장미를 들고 나와 희생자를 추모했고 얀스 스톨텐베르크 총리는 "악마가 한 인간을 죽일 수는 있지만 인류를 패퇴시킬 수는 없다"고 말했다.

 

 

상처만 남기고이라크의 美軍, 8년 만에 집으로

 

지난 15일 이라크의 미군기지에서 미군의 지휘기를 내리는 행사가 열렸다. 20033월 시작된 이라크전이 89개월 만에 공식 종료되는 순간이었다. 미국은 전쟁 초기 사담 후세인을 체포하는 등 성과를 냈지만, 당초 명분으로 내세웠던 대량살상무기(WMD)는 끝내 찾지 못해 '정당성' 측면에서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이후 약탈과 폭탄 테러, 저항세력의 대대적 공격, 민간인 희생으로 전쟁은 미국과 이라크 모두에게 상처만을 남겼다. 미군 철군 이후 이라크의 미래도 불투명하다. 미군 4487명을 포함, 12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산된다.

 

 

베일 벗는 '의 입자' 힉스, 우주탄생 비밀 풀리나

 

인류가 '()의 입자'에 한 걸음 다가갔다. 스위스 제네바의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는 지난 13"우주 탄생 직후를 재현한 가속기 충돌실험에서 '힉스(Higgs)'의 단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물리학의 표준 모형을 이루는 12개 기본입자는 모두 발견됐지만, 이들에게 질량을 부여한 존재로 가정돼 '신의 입자'로 불려온 힉스는 지금까지 정체가 밝혀지지 않았다. 힉스가 발견되면 우주의 기원을 설명하는 표준 모형이 완성되는 것이다. 하지만 CERN은 아직 실험의 오류 가능성이 남아 있어 완전한 '힉스 발견' 여부는 내년 하반기에나 알 수 있다고 밝혔다.

 

 

, 항모 시험항해에 는 중국 포위남중국대치

 

해양대국 건설에 나선 중국과 '아시아 복귀'를 선언한 미국은 올해 남중국해에서 첨예하게 대립했다. 중국은 첫 항공모함 시험 항해에 나서는 등 해군력을 강화하면서 남중국해의 영향력 확대를 꾀했고, 미국은 싱가포르·필리핀·태국에 군사력을 확대 배치할 계획을 세우며 '중국 포위'에 나섰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지난 1일 미얀마에서 아웅산 수치 여사와 만나자 미얀마 주재 중국 대사가 수치 여사를 면담하는 등 전 세계 GDP25%가량을 차지하는 동아시아 경제권에 대한 영향력 확보를 위해 양국의 신경전이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