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명상글

선택은 그의 몫으로 남겨 둡시다

풍월 사선암 2011. 11. 25. 17:03

 

선택은 그의 몫으로 남겨 둡시다

 

누군가에게 사과 한 상자를 선물로 받았습니다.

 

상자 위에는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운 사과가 고르게 배열돼 있었지만 밑에는 썩은 사과가 숨겨져 있었습니다.

 

당신이라면 어떤 것을 먼저 먹겠습니까?

 

우선 이 질문을 받으면,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잠시 망설일 것입니다.

 

질문을 던진 사람의 의중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누군가는 먹음직스럽게 생긴 사과부터 먹겠다, 또 누군가는 썩은 사과부터 먹겠다, 또 다른 누군가는 썩은 사과는 골라내고 먹음직스럽게 생긴 사과부터 먹겠다고 대답합니다.

 

이 질문의 정답은 없습니다.

어느 것을 먼저 먹든, 그것은 단지 먹는 사람의 선택일 뿐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기의 방법만 고집합니다.

썩은 사과부터 먹겠다는 사람은 경제를 고집합니다.

먹음직스러운 사과부터 먹겠다는 사람은 삶의 질을 고집합니다.

썩은 사과 골라내고 먹음직스럽게 생긴 사과부터 먹겠다는 사람은

현명함을 고집합니다.

 

인생은, 경제나, 삶의 질이나, 현명함만으로 설명되는 게 아닙니다.

그보다 훨씬 더 복잡하게 얽혀져 있다는 거 충분히 경험했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늘 자신의

잣대로 남들을 재려고 합니다.

그리고 용감무쌍하게 판단합니다.

"그렇게 살면 되느니 안 되느니" 하고...

 

살면서 인간의 도리나 윤리 따위를 논하는 건 용납될 수 있지만, 판단하고 정죄하는 건 우리의 몫이 아닙니다.

 

인간이 인간을 정죄하고 판단할 자격이 있을까요? 다 오십보, 백보인데....

 

누군가 실수하고 넘어지면 그냥 내버려두는 겁니다.

아니, 그냥 기다려 주는 겁니다.

 

다시는 이런 실수 하지 말아야지.’ 결심할 수 있도록...

이제는 일어서야지.’ 기운 차릴 수 있도록...

그리고 자신을 점검해보면 훨씬 더 유익한 삶이 되지 않을까요?

 

누군가를 판단하고 정죄해서 시원스러움을 느꼈다면 자신도 타인의 판단과 정죄의 대상이 된다는 사실을 아울러 느껴야 할 것입니다.

 

남의 실수나 아픔을 감쌀 수 있는 사람, 그 사람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언젠가 자신의 실수나 아픔도 꼬집힘 당하지 않고,

그 넉넉함이 거름이 되어 위로까지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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