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양식/시사,칼럼

[주장] 한강 수중보 철거 발언은 사실과 달라... 생태습지 조성 어렵지 않다

풍월 사선암 2011. 10. 6. 00:52

'한강 복원' 기회 준 나경원 의원, 고맙습니다

 

[주장] 한강 수중보 철거 발언은 사실과 달라... 생태습지 조성 어렵지 않다

 

11.09.26 17:27 최종 업데이트 11.09.29 12:15 염형철 (yumhc)

 

◀ 한나라당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가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남소연

 

한나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나경원 의원이 어제(25) 해병대 마라톤대회에서 "한강수중보 철거는 절대로 있어선 안 될 일"이라고 밝혔다. "보를 철거하게 되면 서울시민의 식수원을 공급하는 취수원을 옮겨야 하고, 수조 원이 든다"는 것이다.

 

나 의원의 이러한 발언은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인 박원순 변호사가 지난 23일 서울 암사동 생태습지공원을 방문해 "보는 물의 흐름을 막아 한강을 호수로 만든 것인데, 없애면 강 흐름이 되살아난다고 들었다. 없애도 괜찮겠냐"라고 한 것을 반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나 의원의 주장은 기본적인 사실관계조차 확인하지 않은 실언이었다. 서울시의 취수원들은 이미 잠실수중보의 영향권을 벗어난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강북취수장과 강동구 암사동의 암사취수장 등으로 옮겨간 상태다. 과거엔 잠실수중보 바로 위에 자양취수장, 구의취수장이 있었으나, 현재는 수질이 나쁜 왕숙천의 영향을 피해 상류로 이전한 것이다.

 

취수원 이전 공사는 3년 전에 시작됐고, 지난 8월 마무리됐다. 이러한 내용은 여러 차례 보도된 바 있고, 지난 95일 서울시가 낸 보도자료에도 상세히 나와 있다.

 

나 의원의 발언은 24일자 <조선일보>의 기사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다. <조선일보>"한강의 수량을 100이라고 봤을 때 여름엔 평균적으로 90 수준이 유지되지만 겨울엔 1 수준으로 뚝 떨어진다""보가 없으면 겨울철 한강엔 물이 없어 수질도 나빠지고 서울시민의 식수원 확보가 어려워진다"는 서울시 관계자의 말은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조선일보>의 기사도 수리의 기본만 알아도 배꼽 잡을 오보였다.

 

한강 서울 구간은 갈수기에도 팔당댐으로부터 초당 132의 물이 흘러오고, 인도교 지점은 초당 211.7이 흘러가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는 한강하천정비기본계획의 주요 내용이며, 상류의 시스템들은 이를 위해 작동한다.

 

이러한 유량은 국토부가 허가한 한강 하류지역 사용량(12,926,386/)2, 실제 사용량(522/)5배에 달할 정도로 넉넉하다. 그런데 '겨울철에 1/100로 줄어'들고 '서울시민들의 식수원 확보가 어려워'진다니, 그 취재원이 진짜 '서울시 관계자'인지 의아할 뿐이다.

 

서울시 취수원, 8월 말에 이미 강북 지역으로 이전 완료

   

자양 및 구의취수장의 취수원이 강북으로 연결된 사진 잠실수중보 바로 상류에 있던 자양 및 구의취수장이 왕숙천의 영향을 피하기 위해 팔당댐 직하류인 강북정수장 취수탑에 통합되었다. 자양 및 구의취수장이 상류 강북으로 옮겨간 것을 보여준다. 서울시 보도자료

   

그리고 나경원 의원은 "보를 없앨 경우 옹벽들도 다 철거해야 하는데, 서울시민의 식수문제뿐 아니라 또 다른 대규모 토목공사를 수반하자는 이야기"라며 "한강을 자연생태한강으로 복원한다는 미사여구 때문에" 수조 원을 낭비하고, "오히려 한강시민공원을 사용하기 어렵게 되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러한 나 의원의 발언은 사실과 다르다. 이명박 대통령의 4대강 사업이라면 모를까, 4대강 사업을 비판했던 환경단체들이나 한강의 자연형 복원을 주장했던 박원순 변호사는 대형 토목 사업을 벌이자고 한 적이 없다.

 

암사동 습지공원 콘크리트 축대가 헐린 자리가 자연 상태로 복원되어 다양한 생물들의 서식처가 되고 있다. 불과 3년 만에 이루어낸 자연의 복원력이 놀랍다. 한봉호 서울시립대 교수

 

23일 강서구 암사습지를 방문한 박원순 변호사는 큰돈을 들이지 않은 이곳이 한강 복원의 기본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암사습지는 공사를 마친 지 3년 만에, 방문자들에게 맹금류인 새홀리기를, 또 수많은 고라니와 너구리의 발자국을 보여줄 정도로 회복되어 있었다. 이용하는 시민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공원이고, 5월이면 산란을 위해 한강의 잉어와 붕어 떼들이 몰릴 만큼 복원 모델로 성공한 사례다.

 

그러나 암사습지공원에 1.03구간의 콘크리트 축대를 철거하고 162000의 둔치를 조성하는 데 들인 예산은 38억 원이었다. 오세훈 한강 르네상스의 상징이자 비슷한 규모의 반포한강공원(세빛둥둥섬 포함)3000억 원 가까운 예산을 쓴 데 비하면 눈꼽만큼 들어간 셈이다.

 

오세훈표 자연형 호안 오세훈 시장의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일부로, 기존의 콘크리트 축대를 뜯어내고 경관석을 앞에 붙여 새로 만든 호안. 염형철

 

암사공원 공사비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조경석 공사나 인공하천 조성사업 역시 '오세훈식' 공사였음을 감안하다면, 정상적인 공사비는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하천정비 전문업체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지형과 조건을 감안해야 겠지만, 한강 습지 복원에는 10억 원 정도 많아야 20억 원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또 반포공원이나 여의도공원처럼 관리비도 많이 들지 않으니 그것도 바람직하다.

 

또 콘크리트 호안 축대가 존재하지 않는 구간이 있고, 그냥 둬도 자연이 덮어줄 구간이 있고, 홍수 방어 등을 위해 철거해서는 안 되는 구간도 있으므로, 공사가 필요한 구간은 많아봐야 50를 넘지 않는다. 결국 전체 구간을 공사한다 하더라도 공사비는 적게는 500억 원, 많아야 1000억 원을 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한강 습지 복원에 1000, 한강르네상스 예산의 10분의 1

 

홍수에 훼손된 반포한강공원 지난 여름 홍수로 반포공원은 억대의 피해를 입었다. 한강의 특성을 감안하지 않고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사업은 접근성, 이용의 편의성 등이 부족해 타당성이 없다 최병성

   

많이 잡아서 1000억 원이라 하더라도, 이는 오세훈 시장이 5년간 한강르네상스를 위해 지출한 1조 원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반포한강공원처럼 들어가는 관리비도 없다. 게다가 공사를 한 번에 일괄 발주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자정능력을 활용해가면서 단계적으로 추진하기 때문에 대규모 사업이라고 하기도 그렇다.

 

나경원 의원은 24<조선일보>와 한 인터뷰에서도 "수중보를 없애야 생태하천이 된다면 팔당댐을 없애자고 해야 맞는다""특히 (취수장이 있는) 잠실보를 없애면 시민의 수돗물은 어떻게 공급하겠느냐"고 했다. 전형적인 왜곡이며 과장이다.

 

서울 한강에 수중보가 들어선 것은 겨우 25년 전에 불과하다. 그리고 지금 수중보가 하고 있는 역할은 기껏해야 유람선의 왕래를 위해 수위를 높이는 것밖에 없다. 그런데도 사실에 대한 연구 없이, 관성과 편견으로 주장을 쏟아놓는 것은 스스로를 변화와 창의를 두려워하는 낡은 정치인으로 비치게 할 뿐이다.

 

제발 나경원 의원은 눈을 크게 뜨고, 서울을 넓게 바라보시기 바란다. 40년 전 한강에서 10만의 인파가 물놀이를 했다. 독일 뮌헨은 훼손된 하천을 되살려 도심 속에 모래하천을 만들어냈다. 그런데 왜 서울에서는 불가능하다는 것인가.

 

덧붙이는 글 |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에 앞서 오마이뉴스와 한강복원을 기획으로 다뤘다. 많은 독자들과 야권의 유력후보들이 우호적인 반응을 보내 주었다. 그러나 오세훈씨의 당선으로 실현의 기회를 잃었는데, 나경원 의원 덕분에 또 다시 되살아날 수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나경원 의원에 고맙다. 염형철 기자는 서울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입니다.

 


나경원 후보님, 이것도 모르십니까

 

[한강 복원] 신곡-잠실 수중보 철거 없이는 강 못 살립니다

 

11.09.30 08:57 최병성 (cbs5012) 

 

◀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5400억 원을 퍼부어 만든 누더기 한강르네상스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최병성

 

아이들에게 밥 못주겠다고 눈물까지 흘린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방을 뺐습니다. 오 시장이 물러나자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크게 관심을 끕니다.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이 서로 상반된 공약을 조금씩 내놓고 있습니다.

 

박원순 예비후보는 한강 르네상스를 재검토하고, 한강의 신곡수중보와 잠실수중보를 헐어 원래의 한강으로 회복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반해 한나라당 나경원 예비후보는 한강보를 철거하면 취수가 어려워지고, 수조 원의 공사비가 소요된다며 반대했습니다.

 

◀ 한강 수중보 철거에 대해 서로 상반된 견해를 발표한 두 후보. mbc뉴스

 

과연 한강의 진실은 무엇일까요? 아이들 밥 한 끼 먹이는 게 망국적 포퓰리즘이라던 오세훈 전 시장은 한강 르네상스라는 이름으로 5400억 원이 넘는 혈세를 한강에 퍼부었습니다. 그러나 한강 르네상스는 매년 침수되는 강변에 과도한 시설을 설치해 그야말로 누더기가 되었습니다. 게다가 유지 관리를 위해 매년 국민 세금을 한강에 퍼부어야 하는 밑 빠진 독이요, 혈세 먹는 하마입니다.

 

세계적인 여행 잡지인 <론리 플래닛>은 지난 20101월 서울을 세계 최악의 도시 9곳 중 3위로 선정했습니다. 만약 한강의 옛 모습을 잘 보존했더라면 어땠을까요? 서울은 세계 최악의 도시가 아니라, 자연이 살아 숨쉬는 아름다운 도시, 세계인들이 찾고 싶은 최고의 도시가 되었을 겁니다.

 

바로 이런 까닭에 한강 살리기는 1000만 서울시민의 쉼터를 복원하는 일이자 대한민국 수도 서울이 '세계 속의 행복 서울'로 발돋움하는 지름길이기도 합니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가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는 혈세를 낭비하는 한강 르네상스가 아니라, 진짜 생명의 강으로 복원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여기 행복한 강 살리기 모델이 있습니다.

 

'아름다운 한강, 행복한 서울'을 위해 한강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올바른 개선 방향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오늘은 그 첫 번째로 선진국의 강 살리기 현장을 통해 한강 복원의 올바른 방향을 살펴보겠습니다.

 

운하가 가장 잘 발달된 나라 중 하나가 독일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독일 라인강 운하와 마인-도나우(MD운하)를 보고 와서 4대강 사업을 강행하였으니, 독일의 강 살리기 추세를 제일 먼저 살펴보는 게 당연한 일이겠지요.

 

 수많은 시민이 강수욕을 즐기는 독일 이자르강 복원 현장. 원래 자연으로 돌아간 독일 이자르강은 '콘크리트 놀이터'를 만든 한강 르네상스가 얼마나 잘못된 일인지 보여줍니다. 독일 뮌헨시청 

 

위 사진은 독일 뮌헨 시내를 흐르는 이자르강입니다. 도심을 가로지른다는 점에서 서울의 한강과 비슷합니다.

 

하지만 이자르강은 독일 시민에게 사랑받는 최고의 쉼터입니다. 어른과 아이가 함께 손잡고 맑은 강에서 강수욕을 즐깁니다. 강변 자갈밭에는 일광욕하는 사람들로 발디딜 틈이 없습니다. 여울에서는 견지낚시를 하고, 강가에 우거진 숲을 따라 드리워진 나무 그늘길에는 조깅하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습니다. 강수욕을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한 이자르강의 모습은 어디선가 본 듯한, 낯설지 않은 풍경입니다.

 

맞습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한강 르네상스 준공식 때 현장에 전시한 옛날 한강 사진과 너무 흡사합니다. 옛날 한강에서도 많은 시민이 강수욕을 즐겼습니다. 바로 아래 사진은 1980년대 이명박 전 현대건설 사장의 한강개발 덕에 우리가 잃어버린 한강, 지금 독일 이자르강에서 볼 수 있는 행복한 강의 풍경입니다. 

 

 행복했던 진짜 한강의 모습입니다. 부산 해운대가 아닙니다. 한강입니다. 그러나 이 행복한 한강이 '한강개발' 이름으로 썩은 물만 가득한 죽음의 수로가 되었습니다. 서울시 한강 사진전 

 

은빛 모래밭에서 많은 시민이 강수욕을 즐기던 모습은 한강 복원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길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자르강에는 100여 년 전에 운하가 건설됐습니다. 그러나 운하 탓에 수질이 악화되고 홍수가 빈발했습니다. 이에 뮌헨시는 이자르강의 제방을 헐어 모래가 반짝이고 여울이 있는 자연의 강으로 되돌리는 복원 공사를 했습니다. 바이에른주와 뮌헨시는 1989년부터 이자르강 복원 논의를 시작해, 10년 동안 철저한 사전 조사를 거쳐 2000년 복원 사업에 착수해 올해까지 진행중입니다.

 

운하가 자연의 강으로 복원되기 시작하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빈번히 일어나던 홍수 발생이 줄었습니다. 수질이 맑아졌습니다. 백조라 불리는 고니들이 찾아와 사람들과 어울리는 철새 낙원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제방을 헐고 여울과 모래·자갈이 있는 자연의 강으로 돌아가자 시민이 제일 행복해 했습니다. 운하에서 생명의 강으로 복원하자 자연과 사람이 모두 행복해졌습니다. 

 

◀ 사람과 철새가 함께 행복한 이자르강입니다. 임혜지 박사 

 

이자르강 살리기와 한강 르네상스의 차이

 

이자르강 살리기와 한강 르네상스 모두 복원이라는 이름하에 공사가 진행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정반대입니다. 이자르강에서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누구나 강에 들어가 강수욕을 즐길 수 있습니다. 강이 살아나자 사람뿐 아니라 철새도 함께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오세훈 전 시장의 한강 르네상스는 침수되는 강변에 '콘크리트 인테리어 공사'를 한 것에 불과합니다. 무려 5400억 원을 퍼부었지만, 한강 르네상스 현장엔 '접근금지, 익사 위험'이라며 한강물에 접근하지 말 것을 경고하는 무시무시한 입간판이 세워져 있습니다. 사람만 강에 들어가지 못하는 게 아닙니다. 철새들도 찾아오지 않는 콘크리트 수로에 불과합니다.

 

◀ 오세훈 전 시장이 5400억 원을 퍼부었지만 한강은 여전히 위험한 운하입니다. 최병성

 

이자르강에서는 강물에 들어가 견지낚시하는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강엔 무너져가는 콘크리트 둑 위에서 낚시하는 위험한 모습의 강태공들만 만나게 됩니다. 5400억 원이 넘는 혈세를 한강에 퍼부었건만 이자르강과 한강은 너무 다릅니다.

 

이자르강변은 아이들 천국입니다. 강변에서 수업을 하는 학생들에서, 물놀이 하는 어린아이에 이르기까지 강을 즐기는 행복한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이자르강 살리기로 안전한 강이 됐다는 걸 증명합니다.

 

다시 살아난 이자르강은 우리에게 유람선이나 떠다니는 '위험한 운하'가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 손과 발을 담글 수 있는 '안전한 강'이 진짜 강이라는 걸 보여줍니다. 이자르강은 운하에 가둔 썩은 '많은 물'이 아니라 금빛 모래 반짝이고 여울이 있는 '맑은 물'이 중요하다는 걸 보여줍니다.

 

▲ 한강의 이 몹쓸 콘크리트, 철거해야 마땅하지 않을까요? 아이들이 강가에 나와 수업하는 행복한 이자르강과 물에 빠질까 걱정해야 하는 위험한 한강입니다. 당신은 어떤 강을 원하시나요? 양쿠라.최병성 

 

▲ 우리 아이들을 위해 무엇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어른 아이 행복한 이자르강과 한시라도 감시하지 않으면 우리 아이들이 물에 빠져죽는 한강입니다. 당신은 어떤 강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양쿠라.최병성

   

한강도 이자르강처럼 될 수 있습니다. 옛날 한강은 지금의 이자르강처럼 사람과 자연이 행복한 강이었습니다. 행복했던 한강은 아주 오랜 옛날 일이 아닙니다. 겨우 30년도 되지 않았습니다. 현대건설이 주도한 1983년 제2차 한강종합개발로 한강변에 가득했던 금빛 모래는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모래를 준설하고 김포와 잠실에 보를 세워 물을 가득 채워 놓은 게 지금의 한강입니다.

 

한강이 이자르강처럼 행복한 강으로 가는 비결은 아주 간단합니다. 한강의 물길을 막고 있는 보를 허물면 됩니다. 보를 허물면 강물 속에 잠들어 있는 모래가 얼굴을 내밀고 한강의 수질도 더 맑아집니다. 우선 하류에 있는 김포 수중보를 헐고, 그 후에 한강의 변화를 점검하며 순차적으로 잠실 수중보를 철거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 이명박 대통령의 자랑이요, 4대강사업 모델인 한강보. 청와대에서 만든 4대강 홍보책에 두개의 한강 보가 4대강 사업의 모델로 제시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신곡수중보 먼저 철거하고, 잠실보는 한강의 상황을 점검하며 차차 철거해야 한강이 진짜 행복한 강으로 거듭나게 됩니다. 청와대

 

한강의 희망을 한 번 보시겠습니까?

 

한강 보 철거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설사 보를 철거해도 팔당댐 탓에 한강에 모래가 쌓이지 않을 거라고 주장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아래 사진은 은빛 모래가 반짝이는 여의도 앞의 한강변입니다. 오래 전 이명박 현대건설 사장이 한강변 모래를 준설하고 콘크리트 제방을 쌓았던 곳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은빛 모래가 쌓여 완만한 경사를 지닌 한강이 되었습니다. 운하가 된 한강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풍경입니다.

   

◀ 이게 바로 진짜 한강입니다. 한강 철교 밑에 다시 쌓이기 시작한 모래밭에서 스킴보드를 타는 여대생입니다. 불과 20084월의 일입니다. 최병성

   

한강이 은빛 모래 반짝이는 '안전한 강'이 되자, 이곳에서 홀로 스킴보드를 타는 여대생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보를 헐면 한강 전체가 이렇게 안전하고 행복한 강이 될 수 있습니다. 저는 바로 이곳에서 오래 전 잃어 버린 옛날 한강의 흔적을 찾았습니다. 저는 바로 이곳에서 한강도 독일 이자르강처럼 다시 '안전하고 행복한 강'으로 살아날 수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오세훈 전 시장이 한강 르네상스를 한다며 이곳의 모래를 다 파버렸습니다. 그리고는 석축을 쌓아 그 누구도 강에 들어 갈 수 없는 깊은 수로로 만들었습니다. 되살아나던 한강의 희망을 파괴한 것입니다. '5세 훈' 전 시장의 한강 르네상스가 왜 철없는 짓이요, 한강 파괴인지 증명합니다.

 

'5세 훈' 시장의 철없는 한강 파괴 현장입니다. 2년이 지난 20104월 한강철교 부근 모습. 스킴보드 타던 한강의 은빛 모래 파버리고 석축을 쌓아 그 누구도 들어갈 수 없는 죽음의 수로를 만들었습니다. 최병성

 

그러나 그렇다고 포기할 한강이 아닙니다. 오 전 시장이 모래를 파 없앤 바로 그 자리에 단 2년 만에 또 다시 모래섬이 만들어지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 섬이 한강을 찾아오는 철새들의 쉼터가 되고 있습니다.

 

한강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증거는 많습니다. 한강을 지나다 보면 한강에 바지선을 띄워놓고 모래를 준설하는 모습을 종종 목격합니다. 서울시가 한강의 수로를 유지하기 위해 모래를 퍼내는 예산만 일년에 무려 45억 원입니다. 보를 허물면 연간 45억 원이라는 혈세를 낭비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리고 한강은 은빛 모래 가득한 원래의 한강으로 다시 살아납니다. 보를 철거하면 혈세낭비 막고, 은빛 한강 살아나고. 이게 바로 일석이조입니다.

 

나경원 후보님, 모르는 게 너무 많군요

 

나경원 서울시장 한나라당 후보는 한강의 보를 허물면 서울의 취수가 불가능하고, 콘크리트 제방을 허물기 위해 수조 원의 공사비가 들어간다고 밝혔습니다. 애석하게도, 나 후보는 모르는 게 너무 많습니다. 나 후보는 2004년 서울에서 열린 '자위대 창설 5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했던 걸 두고 초선의원으로서 자위대 행사인 줄 몰랐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런데 이젠 재선 의원이면서도 모르는 게 참 많은 것 같습니다.

 

나 후보에게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혹시 한강에 몇 번이나 나가보셨습니까? 출렁이는 한강 물결이 보기엔 좋아 보이시죠? 그러나 물이 썩어 잠실부터 김포 수중보 사이엔 취수장이 단 하나도 없다는 걸 알고 계신가요? 최근 나 후보님이 해병대 마라톤 대회에 참석하셨던 여의도 앞 한강의 그 많은 물, 악취만 진동하는 쓸모없는 물에 불과하다는 사실 모르셨죠?

 

◀ 물은 많으나 썩고, 죽은 물고기가 떠 다니는 한강입니다. 여의도 앞 한강에 많은 물, 취수장이 단 하나도 없는 썩은 물입니다. 물고기 사체가 둥둥 떠다니는 죽음의 수로가 바로 한강입니다. 최병성

   

나 후보님, 보를 헐면 취수원이 걱정이라고요? 쓸데없는 걱정을 하셨군요. 잠실 수중보 위의 있던 구의 취수장과 자양 취수장은 서울시가 무려 1800억 원을 들여 팔당대교 아래로 이전 공사했습니다. 잠실 수중보에 물은 많지만 더러워 서울시민에게 깨끗한 물을 공급하기 위해 취수원을 옮긴 것입니다. 그리고 서울시가 3년간의 공사를 마치고 바로 얼마 전인 95일 개통식까지 했답니다.

 

나 후보님은 한강의 보를 헐어내면 한강 바닥이 들어나 취수가 어려워진다며 반대하였습니다. 이 역시 뭘 모르는 말씀입니다. 나 후보님, 이명박 전 현대건설 사장이 한강에 보를 건설하기 전 한강은 어땠는지 옛날 사진을 본 적이 있으신가요? 모래밭에 가득한 시민뿐만 아니라, 보트 놀이하는 시민도 가득합니다. 보가 없어도 배를 탔을 만큼 한강에는 물이 풍부했음을 보여줍니다 

 

◀ 한강 보를 세우기 전에도 한강에 물이 많았습니다. 지금의 천호동 워커힐 호텔 앞입니다. 광나루 나루터근처지요. 서울시

   

나경원 후보는 한강 보 철거 반대 이유 중 하나로 콘크리트 제방 철거에 소요되는 수조 원의 토목공사비를 들었습니다. 역시 뭘 모르는 말씀입니다. 한강변 콘크리트를 철거하는 비용은 그리 많이 들지 않습니다. 수조 원의 국민 혈세가 낭비되는 것을 염려하실 만큼 나라를 사랑하는 나 후보님, '4대강 파괴사업'으로 22조 원이 넘게 들어가는 일에 단 한 번이라도 반대해 보셨습니까? 혹시 지난해 날치기로 통과된 4대강 사업 예산의 주역은 아니셨나요?

 

나 후보님의 부족한 이해를 도와주기 위해 한강 사진 한 장 더 보여드립니다. 한강철교와 한강교 근처입니다. 한강 보를 세우기 이전입니다. 보가 없어도 이정도의 한강이라면 보를 철거하는게 맞지 않을까요? 서울시

 

나경원 후보님, 혹시 한강의 보 철거를 반대하는 진짜 이유가 지금의 한강 운하를 만든 장본인이 이명박 대통령이기 때문은 아닌가요? 청와대에서 만든 4대강 사업 홍보책에는 김포 수중보와 잠실 수중보를 4대강 사업의 모델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한나라당 후보로서 감히 이명박 대통령의 평생 소신인 운하에 반대할 수 없어 '취수' 운운하신 것은 아닌지요.

 

나 후보님이 이제라도 한강의 진실과 선진국의 강 살리기가 무엇인지 알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쓸모없는 보를 헐어 한강을 살리겠다는 정책을 내놓길 희망합니다.

 

누가 시장이 되든 새로운 서울시장이 먼저 해야 할 사업은 행복한 한강을 다시 회복하는 것입니다. 강변 콘크리트 제방을 헐어 은빛 모래 반짝이고 맑은 물 흐르는 한강으로 복원해야 합니다. 한강 복원이 소중한 것은 4대강 사업으로 인해 파괴된 4대강 복원의 시발점이 되기 때문입니다.

 

◀ 참된 한강 복원의 길을 제시하고 있는 이자르강. 양쿠라라는 작가가 이자르강을 찾아가 '한강 복원'을 기원하며 강물속 자갈로 're'자를 만들었습니다. 바로 이 글자 곁에 백조와 청둥오리들이 찾아와 놀고 있습니다. 한강의 보를 철거하면, 우리 아이들이 손과 발을 담글 수 있는 안전한 강, 철새들이 찾아오는 행복한 강이 될 것입니다. 양쿠라

 

덧붙이는 글 | 올바른 한강 복원을 위해 한강의 문제점과 개선 방향에 대한 연재를 시작합니다. 4대강 죽이기의 실체를 밝힌 책 <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있다>(오월의 봄)가 최근 출간되었습니다. 이 책 4부에 한강 복원의 길을 제시했습니다. 서울시장 후보들의 필독서로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