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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와 라이스, 성공 리더십

풍월 사선암 2011. 7. 1. 00:47

라이스 국무 장관의 일화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Condoleezza Rice)이 대통령에게 말했다.

 

틀렸어요, 대통령님. 로마(Roma)는 루마니아(Romania)의 수도가 아니에요.”

 

라이스 장관은 흑인여성으로서 31세에 대학총장을 역임할 정도의 천재다.

 

노무현 대통령이 미국 방문시, 의정부 미군장갑차 사고로 숨진 두 여중생(심미선 신효순)의 이름을 거론하며 한국에서는 촛불시위가 한창이라며 미군의 행동을 강하게 항의했다.

 

이 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라이스 장관은 느닷없이 "서해 해전에서 전사한 한국장병들의 이름을 아느냐?"고 질문했다.

 

노 대통령이 장병의 이름을 기억 못하고 우물쭈물하자, "적군의 의도적 침공에 장렬하게 전사한 애국장병들의 이름은 모르면서 혈맹의 훈련중 실수로 사망한 여중생의 이름은 알고 항의하는 대통령께서는 혹시 적과 아군을 반대로 잘못 알고 계시는 것 아닙니까?"

 

"미국의 젊은이들이 한국의 자유수호를 위해 전사한 장병이 4 만명이라는 것은 기억하십니까?" 라고 질문하여 그 임기응변에 능하고 말 잘하는 노대통령을 쩔쩔매게했던 그런 라이스 장관이니, 대통령의 잘못도 당당히 지적했을 것이다.

 

또 그런 장관을 좋아하여 국무장관으로 오랫동안 함께 일을 한 부시 미국 대통령도 멋있는 사람이다.


 

힐러리와 라이스, 성공 리더십

 

예로부터 우리 사회에는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 '여자가 드세니 남자가 저 모양이지', '여자 목소리가 담을 넘으면 안 된다.' 등 여성의 적극적인 활동을 비꼬는 말들이 수없이 존재했다. 하지만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고, 나아가 외무고시와 같은 국가 공인 시험에서도 여성의 능력이 뚜렷하게 증명되고 있는 이 시대에 암탉들은 황금알을 낳는 존재가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는 아직도 여성이 능력을 펼치는데 있어서 많은 제약을 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여성이라는 정체성을 버릴 수 없는 나이기에 버릴 수 없다면 부셔버리고 헤쳐 나가자 라는 생각으로 힐러리와 라이스의 성공 리더십을 읽게 되었다.

 

오늘날 남성들과의 경쟁에서 용기와 열정으로 당당하게 세계를 이끌고 있는 힐러리와 라이스의 모습에서 이들이 어쩌면 앞으로 내가 살아가는데 있어 멘토 역할을 해 줄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에 책을 집어 들었다.

 

웰즐리 대학교와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미국의 가장 힘 있는 변호사 100'에 선정되었으며, 퍼스트레이디로는 최초로 상원의원에 당선되었고, 작년 대통령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를 선언하기도 했었던 힐러리 로댐 클린턴.

 

15세에 덴버 대학교에 입학해 덴버 대학원에서 소련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부시 전 대통령 정권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 소련, 동유럽 책임자로 재직하며,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최연소, 첫 여성, 첫 흑인'으로 부총장을 역임하고, 흑인이자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국무장관이 되었던 콘돌리자 라이스.

 

힐러리와 라이스가 보통 여성으로서는 감히 엄두도 내기 어려운 지위에 올라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두 여성은 성공한 여성리더라는 점의 공통분모를 제외한다면 상당히 다른 인생가도를 달려온 사람이라고 한다.

 

책은 라이스를 '백금으로 만든 정밀기계'로 비유하는 한편, 힐러리를 '고성능 불도저'에 비유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라이스는 자신이 잡을 수 있는 기회를 잘 캐치하며, 자신에게 장애물이 되는 것은 과감히 버리고, 지능적으로 피하는 기술이 뛰어난 반면, 힐러리는 성공을 위해 빙 돌아오는 길을 선택해 다양한 경험을 축적하고, 장애물을 만나면 직접 뛰어들어 돌파하는 태도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라이스는 정말 극도로 치밀한 사람이다. 상대의 마음을 간파할 줄 알며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상대를 끌어들일 줄 아는 인물이다. 실례로 '외모도 능력이다'라며 평소엔 빨간색 옷이나 화려한 옷을 선호하는 라이스가 부시와의 공식석상에서만은 검은색, 감청색 등의 옷을 입는다고 한다.

 

질투는 부부사이에서도 있는 것이라며 라이스는 외모에서까지도 치밀한 계산을 하고 있는 것이다. 책은 부시와 라이스가 서로 '쓸 만한 인물', '이용할 가치가 있는 도구'로 여기고 있다며 라이스의 이러한 기술을 묘사했다. 하지만 이들 둘의 성공이 그저 '여성의 특권'을 이용한 성공이라든가, 운이 억세게 좋아서 일구어 낼 수 있었던 성공으로 치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힐러리에 관한 유명한 일화가 있다. 힐러리가 남편 클린턴과 함께 주요소에 갔는데 그 곳에서 힐러리가 학창시절 잠시 사귀었던 사람이 일하는 것을 본 클린턴이 "당신이 그 때 저 사람과 계속 인연을 가졌다면, 지금 당신은 어떻게 되었을까?"라는 짖궂은 질문을 했다고 한다. 그 질문에 힐러리는 "아마도 지금쯤 저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 있었겠죠."라고 응수 했다고 한다. 참 보통 여자는 아니구나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치는 순간이었다.

 

라이스에 관한 재미있는 일화도 있다. 라이스가 학교공부를 할 당시만 해도 흑인차별은 공공연하게 행해지고 있었다고 한다. 그 때 대학의 한 교수가 강의 도중, 노골적으로 백인지상주의적 발언을 하자 당시 15살 이었던 라이스는 "저는 프랑스어를 할 수 있고, 베토벤을 연주할 수 있습니다. 제가 당신보다 문화적 수준이 월등히 높다고 생각되는데요."라고 말하고는 교실을 나갔다고 한다. 참 보통사람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도발적이고 당돌한 행동이다.

 

힐러리와 라이스는 서로 정반대의 방법으로 성공 리더십을 실천한 인물들이다. 힐러리가 인간적인 면모를 지니고, 어려움은 직접 맞서 부딪히는 인간적인 리더라면, 라이스는 한편으로는 계산적이지만 자기 관리에 철저하고, 완벽하고 유능한 관리를 하는 리더이다.

 

이로울 거 하나 없는 남성중심의 경쟁사회에서 여성으로서 경력 쌓기에 성공한 두 여인에게 나는 열렬한 찬사를 보낸다. 리더로 성공하려는 여성에게 힐러리와 라이스는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어쩌면 두 사람의 성공은 강한 열정과 사명감을 가지고 끊임없이 도전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을 지도 모른다.

 

이 책은 암묵적으로 여성에게 불리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한국사회에서 여자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리더가 되기 위해서 어떠한 방식으로 사회와 관계를 맺어가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제공해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재능이 있고, 뚜렷한 목표가 있고, 그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암탉들이 인정받는 시대. 그런 시대는 고난에 굴하지 않고 끊임없이 암탉들이 울어재낄 때, 비로소 가능하다고 본다. 암탉들이 천지개벽을 할 날이 머지않아 올 것이다. 그 때 그 주역에 나도 또한 힐러리와 라이스와 같은 존재가 되어 서 있어야 겠다는 당찬 포부를 가져 본다. <펌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