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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수` 거센 신드롬…임재범 `100억 사나이` 등극

풍월 사선암 2011. 6. 18. 12:05

<사회적 신드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방송 '나는 가수다'에서 열창하고 있는 김범수>

 

`나가수` 거센 신드롬임재범 `100억 사나이` 등극

 

소름돋는 가창력대중문화 지각변동 이끌어

"아웃제 도입이 기존 오디션 프로와 달라"

 

"TV 음악 프로그램은 오랜 기간 10대 취향의 아이돌가수들이 지배했다. 노래다운 노래를 듣고 싶던 30~40대는 여기에서 철저히 소외됐다. '나는 가수다'는 이들이 순수하게 즐기고 감동하고 싶은 노래를 들려준다. 일반 오디션 프로가 '루저들의 인간 승리'란 스토리텔링을 수반했다면 '나가수'는 가창력이란 음악의 본질에 집중한다. 어떤 노래들은 소름이 돋고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을 준다." (장석주 시인)

 

MBC 방송 프로그램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 신드롬이 거세다. 3월 초 선보인 후 시청률 상승과 인터넷 검색어 순위를 휩쓸며 음원 매출이 늘고 가수 몸값이 급등하는 등 대중문화 판도에 지각변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7명의 가수가 다른 가수의 곡을 부르고 꼴찌 한 명을 탈락시키는 이 프로의 출연 가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이 대중의 관심사가 됐다. 지난 12일에는 출범 때부터 진행을 겸했던 이소라가 꼴찌로 탈락하고 방송 중 실수했던 JK김동욱은 자진 사퇴함으로써 두 명이나 빠졌다. 앞서 임재범의 돌풍과 퇴진 등 예측할 수 없는 상황들은 흥미를 배가시키고 있다.

 

이 프로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3월 중순께 '공정한 룰'에 대한 논란이 촉발되면서부터. 청중평가단이 꼴찌로 결정한 김건모를 김영희 전임 PD가 탈락시키지 않고 재도전을 허락하자 네티즌들이 이의를 제기하며 갈등이 폭발했다. 결국 MBC는 김 PD를 하차시키는 모양새로 수습했다. 방송사를 굴복시킨 대중의 막강 파워를 입증한 것이다.

 

문화평론가인 이택광 경희대 교수는 이를 두고 한 기고문에서 "평등주의만을 공리로 인준하는 시장민주주의의 원칙이 '정의'란 이름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실에서 찾기 어려운 공정한 규칙을 방송 프로그램에서라도 실현하고 싶은 대중의 욕망을 충족시킨 사건이란 얘기다. 이 시대의 화두인 공정사회에 대한 열망을 투영했다는 분석이다.

 

임재범의 등장으로 인기는 절정으로 솟구쳤다. 오랜 야인 생활을 벗고 TV 앞에 나선 그는 무대를 단박에 장악했다. '너를 위해''빈잔'등의 노래는 음정과 호흡이 불안하고 목소리도 갈라졌지만 청중평가단으로부터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개인사가 감동을 이끌어낸 것이다. 암 투병 중인 아내와 딸에게 떳떳한 가장이 되기 위해 방송에 출연하게 됐다고 그는 말했다. 이 프로의 인기를 바탕으로 예당과 전속 계약한 그는 20여개의 광고모델 제의를 받으면서 몸값도 100억원대로 뛰었다.

 

그러나 이는 '슈퍼스타K''위대한 탄생'등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라 할 수 있다.

 

양윤 이화여대 심리학과 교수는 이 프로그램의 차별화 포인트를 다른 지점에서 찾는다. "잘하는 사람에게 상을 주는 게 아니라 못하는 사람을 처벌한다는 점에서 기존 오디션 프로와 다르다""평범한 사람이 가수란 전문가를 처벌하는 데서 쾌감을 얻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교수는 "전문가가 제 자리에 없기 때문에 프로그램의 권위를 상실하고 단순한 재미로 전락했다"고 덧붙였다.

 

심영섭 대구사이버대 심리학과 교수는 "가수들이 자신의 전문분야에서 경쟁을 펼치는 유일한 프로그램이어서 긴장감이 있고 감동을 준다"고 해석한다. 심 교수에 따르면 '위대한탄생'이나 '슈퍼스타K'는 프로가 되려는 아마추어의 노력을 보면서 시청자들은 대견하게 느낀다. '키스앤크라이''오페라스타' 등에서는 프로가 아마추어 흉내를 내니까 신기함을 느낀다. 그러나 '나가수'에서는 최고의 가수가 최고가 되기를 원하기 때문에 긴장감이 있고 감동을 자아낸다는 것이다.

 

다른 분야에서는 이런 경쟁이 어렵다. 프로들이 심판을 받으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심 교수는 "아이돌이 점령한 음악계에서 가수들이 빼앗긴 무대를 되돌려 받기 위해 나섰다""한국 대중음악의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보여주는 마당"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  2011-06-17 / 유재혁 기자


 

`나가수` 주역 몸값 폭등정엽은 생애 첫 CF 찍어

 

'나는 가수다'에 출연한 가수들의 몸값이 급등하고 있다. 음원 판매가 늘고 콘서트 티켓이 불티나게 팔리며 광고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가장 큰 수혜자는 임재범이다. 그는 대기업들로부터 CF를 제의받은 것은 물론, 국내뿐 아니라 일본과 중국동남아 등에서 음반 발매 요청도 쏟아졌다. 오는 25~26일 열리는 콘서트 티켓은 일찌감치 동났다. 임재범이 부른 방송드라마 '시티헌터' OST '사랑'도 음원이 공개되자마자 각종 음원 차트에서 상위권에 올랐다.

 

'나가수'에서 일찌감치 탈락했던 정엽은 생애 첫 CF를 찍었다. 해태제과의 아이스크림 제품 '부라보콘' 광고에서 마이크 대신 아이스크림을 들고 직접 카메라 앞에 섰다. CM송도 정엽 특유의 R&B 스타일로 녹음했다.

 

탈락자인 김연우의 몸값도 폭등했다. 오는 24~25일 서울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3600석 규모의 공연을 펼칠 예정인 그는 추가 공연 요구가 쏟아지며 262회분 2400석을 추가해 서울 공연만 6000여석 규모로 커졌다.

 

지난달 LG 아트센터에서 콘서트를 개최했던 박정현 측도 "모든 표가 매진돼 티켓을 구해달라는 문의가 소속사로 쇄도했다"고 말했다. 김범수 측도 "공연과 각종 행사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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