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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층 직장인 성인병 30%는 '인슐린 저항성' 때문

풍월 사선암 2011. 5. 10. 10:37

·장년층 직장인 성인병 30%'인슐린 저항성' 때문

   

[강북삼성병원 30~50대 직장인 10만명 검진 결과]

스트레스·운동 부족 등으로 세포에 혈당을 공급해주는 인슐린이 제 역할 못하는 것

당뇨·지방간·심장병 등 모든 성인병 원인으로 작용방치하면 동시다발적 發病

 

대기업 인사팀 송모(48) 부장은 최근 직장에서 시행한 종합건강검진에서 거의 모든 건강 수치가 줄줄이 악화된 것이 확인됐다. 지방간이 있고, 혈압은 고혈압 전() 단계이고, 콜레스테롤 수치가 상승했다. 공복 혈당도 작년보다 올라갔고, 복부 비만 판정도 받았다. 딱히 당장 약물치료를 해야 하는 상태는 아니지만 각종 성인병이 일시에 준동할 태세다. 송 부장에게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강북삼성병원이 직장인들의 건강검진 데이터를 종합 분석한 결과 이 같은 '멀티(multi) 성인병'의 몸통이자 배후세력은 '인슐린 저항성'이라는 결과를 내놓았다.

 

운동 부족으로 근육은 점점 가늘어지고, 배는 나오고, 잦은 회식에 따른 과음, 생존 스트레스 압박 등에 시달린 후유증이라는 것이다.

 

강북삼성병원은 한 해 30~50대 직장인 10만명을 검진하는 의료기관으로 이는 국내 최대 규모다. 검진자의 60~70%가 삼성 계열 회사원들이다. 강북삼성병원 건강검진센터는 지금까지 72편의 학술 논문을 발표했으며, 대개 서로 다른 질병이 어떻게 연관됐는지를 알아보는 건강 위험 요인 '짝짓기 연구'들이다.

 

인슐린 저항성, 성인병의 뿌리

 

인슐린 저항성이 높으면 음식으로 섭취한 혈당 활용도를 떨어뜨려 에너지 효율을 낮추고, 동맥경화를 일으키고, 체내 지방 축적을 일으킨다. 건강검진 데이터에 따르면 이로 인해 '인슐린 저항성'당뇨병 지방간 심장병 고혈압 통풍 폐 기능 감소 식도염 담석증 등 각종 성인병에 씨줄 날줄 얽히듯 상호 관여한다.

 

5년 동안 매년 건강검진을 받는 7849명을 관찰해보니 지방간이 있던 사람은 나중에 당뇨병이 발생한 경우가 2.7배 높았다. 애초에 당뇨병과 지방간 둘 다 없던 4954명을 5년간 지켜본 연구에서는 인슐린 저항성이 높은 사람에게서 새로 지방간이 발생한 위험이 2.5배 높았다.

 

특별한 질병이 없던 15000여명을 5년간 추적 조사한 연구에서는 통풍을 일으키는 요산 수치가 높을수록 지방간이 많이 생겼다. 통풍과 지방간, 당뇨병 등이 인슐린 저항성으로 얽히고설킨 것이다. 인슐린 저항성은 담석증 발생을 높이는 데도, 역류성 식도염 위험을 증가시키는 데도 관여했다.

 

동맥경화 일으켜 심혈관 질환 유발

 

인슐린 저항성은 혈관 내피세포층 두께를 증가시켜 동맥을 딱딱하게 만들고 내경을 좁게 만든다. 이로 인해 종국에는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커진다. 평소에 건강했던 4067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인슐린 저항성이 높은 사람은 혈관에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저밀도(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았고 중성지방 수치도 높았다.

 

이런 현상은 체중이 정상인 사람에게도 일어났다. 같은 맥락으로 인슐린 저항성은 비만도와 상관없이 별도로 고혈압 발생 위험을 최대 60% 증가시켰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 9581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인슐린 저항성이 높은 사람들이 폐활량도 감소했다.

 

강북삼성병원 신호철 건강의학본부장(가정의학과 교수)"건강검진 데이터로 보면 중·장년층 성인병의 30%는 인슐린 저항성과 관련이 있었다""이를 교정할 여력을 갖지 못하고 십수 년간 방치한 직장인들은 40대 중·후반부터 동시 다발로 성인병에 걸릴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인슐린 저항성

 

우리 몸의 세포는 혈당(血糖)으로 먹고산다. 이 혈당을 세포 안으로 넣어주는 기능을 하는 것이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이다. 하지만 인슐린 효율성이 떨어지면 인슐린 양이 충분해도 세포는 혈당을 받아먹지 못하는 상태가 되는데 이를 인슐린 저항성이라고 한다. 그렇게 되면 세포는 세포대로 혈당에 굶주리고 뇌()는 인슐린이 부족해서 이런 일이 생긴다고 판단해 인슐린 생산을 더 늘린다. 이렇게 효율성이 감소한 인슐린이 계속 늘어나면 동맥경화와 대사(代謝) 장애를 일으키고 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 / 김철중 2011.05.10.

 

 

[인슐린 저항성 줄이려면] 복부 비만 줄이고 근육 키우고결론은 꾸준한 운동뿐

 

근육이 많아질수록 인슐린 효율성 좋아져지수 낮은 음식이 좋아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이 잘 기능하게 만들려면 우리 몸을 바꿔야 한다. 즉 질 좋은 최소량의 인슐린으로 혈당을 적절히 분해해서 세포의 에너지원()으로 효과적으로 써야 한다.

 

방법은 세 가지다. 복부 비만을 줄이고 근육량을 키우고 인슐린 분비를 적게 하는 음식 섭취를 늘리는 것이다.

 

배 안의 소장과 대장 사이사이에 낀 내장 지방이 많으면 많을수록 양질의 인슐린은 잡아먹히고 효율성은 떨어진다. 반대로 골격근의 양이 많으면 많을수록 인슐린 저항성은 준다. 인슐린의 약 70%는 근육에서 흡수돼 효율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최악의 조합은 배는 나오고 팔다리는 가는 '거미형 인간'이다. 따라서 달리기, 수영 등 내장 지방을 태울 수 있는 유산소운동을 일주일에 3회 이상 정기적으로 해야 하며,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근육량을 늘려야 한다. 배가 들어가고 다리가 굵을수록 '저항성'과 멀어진다.

 

음식은 '당 지수(糖 指數·Glyce mic Index)'가 낮은 것을 먹는 게 좋다. '당 지수'가 높을수록 소화되는 과정에서 빠른 속도로 포도당으로 전환돼 인슐린 분비를 지나치게 높인다. 인슐린 농도가 올라가면 지방을 신체에 골고루 퍼뜨리는 성장호르몬 기능이 위축돼 잉여 지방이 배 안으로 더 몰린다.

 

일반적으로 설탕, 과자, 사탕, 케이크 등 혀에서 단맛을 바로 느끼게 하는 식품은 '당 지수'70 이상으로 매우 높은 편에 속한다. 구운 감자, , 도넛, , 팝콘 등도 70이 넘는다. 흰 쌀밥··국수 등은 50~60사이다.

 

반대로 '당 지수'가 낮은 대표 식품은 콩이다. 백미보다 잡곡이 더 낮다. 보리, 요구르트, 토마토, 탈지유 등도 당지수가 낮은 식품이다. / 김철중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