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승부는 이제부터다 - 삼성 애니콜 갤럭시S 스마트폰 (1일차)
갤럭시S, 왜들 그리 난리인가?
누군가가 그랬다.
성급하게 질렀다가 분명히 한 달 뒤에 후회한다고. 그러니 한 달 만 딱 눈감고 기다려 보라고(7월 말경 아이폰 4 출시 예정). 휴대폰 노예 계약(약정)이 만료되어 이참에 스마트폰으로 바꾸려 하는 본 리뷰어에게 주변 지인들은 사전에 입이라도 맞춘 듯한 목소리를 냈다. 현재 우리나라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삼성과 애플의 최신 스마트폰을 놓고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장면이다. 그동안 삼성이 내놓았던 스마트폰을 사용한 사람들이 더욱 강력하게 만류하고 나선다. 그들의 주장에 다분히 동의하는 바다. 삼성의 이전 스마트폰 제품은 스마트폰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용자라도 쓸만한 제품이라 여길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작년 말부터 발발된 ‘스마트폰 1차 대전’에서는 애플 진영이 압승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삼성은 절치부심하고 그들의 30년 휴대폰 제조 노하우를 몽땅 쏟아 낸 새로운 스마트폰을 출시하기에 이른다. 출시 열흘 만에 20만 대 판매를 기록하면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갤럭시S’가 그것이다. 본 리뷰어는 지금부터 리뷰어의 입장과 시선이 아닌 한 명의 스마트폰 사용자로 이 제품을 평가하려 한다. 앞서 말했듯이 갤럭시S를 실제로 구매해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떠한 언론적 입장과 편견, 내지는 분위기에 편승하지 않고 철저히 사용자적인 시선을 고수할 것을 다짐한다.
스마트폰은 무엇인가
IT 정보나 지식에 밝지 않은 사람들이 가장 흔하게 묻는 말이다. 도대체 스마트폰이 무엇이고, 일반 휴대폰과 어떤 점이 다른 건지. 어차피 ‘폰(phone)’이니 둘 다 전화를 걸고 받는 기본 용도는 동일하다. 두 제품군이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바로 ‘사용자의 접근성’이다. 무슨 소리냐 하면, 일반 휴대폰(피처폰-feature phone)은 각 제조사가 일률적으로 제조한 기능과 방식 그대로를 사용해야 하지만, 스마트폰은 사용자의 입맛에 따라 여러 가지 기능(애플리케이션, 이하 앱)을 추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흡사, 누구에게나 똑같은 밥상을 차려주는 백반 식당과 여러 가지 음식을 원하는 대로 갖다 먹는 뷔페의 차이와 같다.
스마트폰은 이처럼 기능과 용도가 다양하지만, 일반 휴대폰에 비해 사용하기가 까다롭고 가격도 훨씬 비싸다. 그럼에도 많은 사용자들이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컴퓨터처럼 각종 프로그램을 설치해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그렇다고 반드시 스마트폰을 써야 할 것인가
. 물론 쓰면 좋겠지만 쓰지 않는다고 나쁠 건 없다. 앞선 식당의 예를 다시 빌자면, 배고픔을 해소하기 위함이라면 백반이나 뷔페나 어차피 배부른 건 똑같다. ‘폰’의 근본적인 기능만 필요하다면 피처폰이나 스마트폰이나 다를 바 없다.
스마트폰이라는 이름은 ‘스마트(smart)’한 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보다는, 사용자를 ‘스마트’하게 만들어 줄 수 있어서 붙은 것이라 생각한다.
얼마나 달라졌나
솔직히 본 리뷰어도 놀랐다. 이 정도로 발전했을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변 사람들의 반응도 마찬가지다. 특히 현재 애플의 아이폰 3Gs를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이 더욱 놀라는 눈치다. 그동안 저만치 멀리 뒤처져 있었던 경쟁사 제품이 이제 턱밑까지 추격했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사용자에 따라 이견이 분분하지만 이전 제품에 비해서는 대단한 발전을 이뤘다는 점은 부인하지 않는다.
가장 놀란 부분이 역시 터치감이다. 갤럭시S는 기존의 딱딱하고 흐리멍덩한 터치를 완전히 개선하기 위해 스무드(smooth)한 정전식 터치스크린을 채택했다. 애플의 아이폰과 같은 방식이다. 아이폰의 교과서적인 터치감에 길든 사용자들은 이전 방식인 감압식 터치를 더 이상 용납하지 않는다. 갤럭시S는 그러한 사용자에게도 호평을 들을 만큼(물론 아이폰을 능가한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탁월한 터치감을 보여주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번에는 마음먹고 만들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 정도다.
또한 구글의 안드로이드(버전 2.1)를 운영체계로 채택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운영체계는 제품별로 장단점이 있지만, 실행 속도나 개발 환경, 개방적 호환성 등을 놓고 보면 안드로이드는 분명히 우수한 운영체계다.
스마트폰용 운영체계
뒤져보면 여러 종류가 있겠지만, 가장 일반적인 것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모바일(향후 윈도우 폰), 구글의 안드로이드, 애플의 아이폰 OS이다. 현재 우리나라에 출시된 스마트폰에도 이 3개 운영체계가 골고루 분포돼 있다. 이 중 가장 인기가 많은 건 역시 애플의 아이폰 OS다. 뛰어나기 때문이라기보다는 많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폰 OS는 애플의 아이폰에만 사용되지만, 윈도우 모바일이나 안드로이드는 삼성, LG, HTC 등 국내외 유수의 스마트폰 제조사에서 채택할 수 있다. 그만큼 다양한 제품으로 접할 수 있는 것이다.
외형과 디자인도 빼놓을 수 없다. 이전 제품보다 얇고 가벼워졌지만 디스플레이 창은 4인치로 커졌다. 또한 조작 버튼도 직관적으로 간소화했다. 이어폰 단자도 일반 스테레오 단자(3.5극/파이)로 교체했다. 즉 어떤 이어폰이라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전반적으로 매끄러운 곡선을 유지했으며, 하단(음성 수신부)만 약간 볼록한 형태다(그 안에 뭐가 들었을까). 뒷면 커버는 배터리 교체를 위해 분리할 수 있으며, 손톱을 넣어 앞으로 잡아당기면 쉽게 빠진다. 커버를 빼면 배터리, USIM(개인정보가 담긴 칩) 카드, 미니 SD 메모리 슬롯 등이 보인다. SD 메모리는 최대 32GB까지 지원하며, 본 리뷰에는 8GB 제품(샌디스크)이 사용됐다. 뒷면 오른쪽에는 휴대폰 고리를 달 수 있는 홈도 마련해 뒀다(아이폰에는 줄 못 단다).
이외에 뒷면에는 500만 화소 카메라와 스피커를 배치해 뒀고, 한쪽 모서리에는 DMB 안테나가 내장돼 있다. 까딱하다간 휘어지거나 부러지지 않을까 싶을 만큼 얇고 길다. 충전과 데이터 전송을 위한 USB 포트도 있다. 제품 패키지에 함께 들어 있는 컴퓨터 연결 USB 케이블은 충전도 되고 데이터 전송도 된다(전원 어댑터도 당연히 들어 있다).
현재까지 갤럭시S는 검은색 제품밖에 없다. 검은색도 괜찮지만, 아이보리나 흰색 계통으로 출시되어도 나름대로 괜찮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상과 같이 전반적인 외형과 디자인은 그다지 자랑할 것도, 그렇다고 흠 잡을 것도 없이 무난하다. 그러나 구석구석 살펴봐도 막 만든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다만, 액정도 그렇고 제품 전체가 하이그로시 투명 코팅이라 지문은 엄청나게 묻긴 한다(대신 옷에 쓱쓱 문지르면 잘 닦인다. 사용한 지 일주일 넘어가니 이젠 닦기도 귀찮아 진다).
기본 사양은 어떠한가
삼성 측에서 갤럭시S를 내놓으면서 가장 자신 있게 강조한 부분이 하드웨어 사양이다. 스마트폰에 일가견이 없는 사람도 들어보면 좋은가보다 할 정도다. 결론적으로 갤럭시S는 현재 삼성에서 보유하고 있는 휴대폰/스마트폰용 기능, 기술, 옵션 등을 모두 집대성한 집합체다. 어려운 사양 얘기는 걷어 내고(본 리뷰어 역시 스마트폰에 그리 밝지 못하다) 쉽게 쉽게 하나씩 짚어 보자.
휴대폰도 마찬가지지만, 스마트폰에도 컴퓨터처럼 CPU가 들어간다. 그래야 각종 앱을 원활히 돌릴 수 있을 테니까…. 갤럭시S는 현재, 즉 2010년 7월 초, 우리나라에 출시된 스마트폰 제품 중 최고 사양의 CPU를 달고 있다. 7월 말 출시될 애플의 아이폰4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스마트폰 CPU도 컴퓨터 CPU처럼 동작 클럭을 측정하는데, 갤럭시S에 장착된 CPU는 1GHz다. 프로그램 실행은 물론 동영상 재생도 문제없다.
실제로 1.5GB 용량의 영화 파일(해상도 720p)을 그대로 재생해 봐도 조금의 끊김 현상도 없었다. 인터넷 창을 몇 개 띄워 놔도 동영상 감상에는 크게 지장 없을 정도였다(물론 약간 움찔하지만). 아래 사진은 1.5GB 용량, 720p 해상도의 영화를 재생하는 모습이다. 사전 작업 없이 컴퓨터에서 곧바로 갤럭시S의 SD 메모리로 복사 후 재생했다.
디스플레이 부분도 업계 선두 주자답게 삼성 고유의 ‘슈퍼 아몰레드(Super AMOLED)’를 적용했다. 해상도는 800 x 480. 기본 화면, 사진, 동영상 등 불만 없이 깔끔하게 출력된다. 솔직히 기존의 아몰레드와 슈퍼 아몰레드의 차이를 잘 못 느끼겠지만, 이 정도면 어느 누구에게라도 혹평은 받지 않으리라.
앞서 잠깐 언급한 대로, 뒷면에 달린 내장 카메라는 500만 화소다. 스마트폰에 내장된 카메라치고는 자동 포커스(AF)도 지원되며 비교적 깨끗하게 잘 나오는데, 500만 화소라는 기대에는 살짝 미치지 못한다. 물론 렌즈도 작고 촬영 기능도 제한적이라 어쩔 수 없겠지만…. 내장 카메라는 뒷면에 하나, 앞면에 하나가 각각 달려 있다(앞면 카메라는 영상통화 및 셀프 촬영용이라 화소가 좀 낮은 편이다). 최대 2,560 x 1,920 해상도를 지원하며, 아래 사진은 최대 해상도로 촬영한 뒤 사이즈만 조절한 결과다.
네트워크 및 통신에서는 최신 무선랜 규격인 802.11n을 지원한다. 최대 150Mbps로 연결될 수 있으며, 리뷰하는 동안 70Mbps 내외의 안정적인 접속률을 보였다. 이런 경우 인터넷 페이지 하나는 정말이지 시원시원하게 열린다(주변 아이폰 3Gs 사용자가 극찬한 부분이다). 포털 사이트의 경우 웹 페이지를 간소화한 모바일 페이지는 물론이고, PC용 풀 페이지도 거리낌 없이 출력해 낸다. 이외에 블루투스도 지원하므로 이를 지원하는 무선 헤드셋이나 이어폰 등을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제품 패키지에 삼성 순정 유선 이어폰이 들어 있다).
삼성 스마트폰의 특징인 지상파 DMB도 내장됐다. 2010년 7월 현재 DMB는 위성 DMB와 지상파 DMB로 나뉘는데, 위성 DMB는 전국에서 시청할 수 있지만 (부분) 유료이고, 지상파 DMB는 무료지만 지역에 따라 수신할 수 있는 채널이 다르다. 야외에서는 굳이 안테나를 뽑지 않아도 비교적 잘 수신됐다. 실내에서는 건물에 따라 시청 여부가 달랐다. DMB 시청은 애플의 아이폰이 절대 넘볼 수 없는 기본 기능이다.
전작(옴니아 시리즈 등)에도 있는 GPS 수신기도 잊지 않고 넣어 뒀다. 이를 통해 네이버 지도나 다음 지도, 구글 맵 등을 자유로이 사용할 수 있다. 야외에서는 최장 5분 이내(내비게이션 전용 제품에 비해서는 다소 늦다)에 현재 위치를 감지했고, 위치 측정도 ‘큰’ 오차 없이 비교적 정확했다. 갤럭시S는 현재 SK텔레콤을 통해 판매되는데, 그 덕에 SK텔레콤의 T-맵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완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이에 대해서는 따로 다루겠다).
갤럭시S에는 3가지 형태의 메모리를 사용할 수 있다. 하나는 컴퓨터의 메모리와 같이, 각종 프로그램이 실행되는 공간(RAM)이며, 또 하나는 앱을 설치하거나 데이터를 저장하는 내장 메모리, 마지막으로 데이터만 저장할 수 있는 외장 미니 SD 메모리다. RAM은 512MB, 내장 메모리는 16GB, 외장 SD 메모리는 최대 32GB까지 지원한다.
흠내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갤럭시S의 치명적 단점이라 지적하는 부분이 여기다. (실제 사용자인 본 리뷰어는 정작 별 관심 없지만) 삼성 측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한 RAM 용량은 512MB다. 하지만 실제로 기기에서 확인할 수 있는 용량은 326MB이다. 단 1MB가 아쉬운 상황에서 약 200MB에 달하는 메모리가 줄어든 것이다. 삼성에 따르면 이 200MB의 공간은 내부 필수 프로그램이나 서비스 등에 고정 할당됐기 때문에 사용자가 활용할 수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326MB라 표기했어야지, 512MB로 발표하는 건 사양 과장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실제로 갤럭시S의 RAM 사용 내역도 326MB로 표기된다. 그동안 사용해 보니 대략 200MB~250MB의 용량이 점유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용자마다 다르겠지만, 본 리뷰어의 경우 앱을 3개 이상 동시 실행하지 않은 패턴이라 326MB 메모리가 부족해서 불편한 점은 없었다(물론 때에 따라 약간 느려지긴 했지만).
갤럭시S의 메모리와 관련된 이슈는 한가지 더 있다.
앱 설치가 가능한 내장 메모리 공간이 (총 16GB 중) 1.8GB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애플 아이폰은 내장 메모리 전체에 앱을 설치할 수 있기 때문에 비교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갤럭시S의 사용자로서 옹호의 변을 내자면, (이 역시 사용자마다 다르겠지만) 아이폰이든 갤럭시S든 스마트폰 사용자가 평균적으로 사용하는 앱의 개수는 대략 100개 정도다. 좋다. 최대로 200개라 하자. 일반적인 앱 당 평균 용량이 약 2~4MB 정도다. 4MB라 해도 200개면 1GB(1,000MB)가 넘지 않는다.
본 리뷰어의 경우에도 필요한 주요 앱을 다 설치해도(게임은 하나도 없다) 70여 개, 용량도 200MB가 채 되지 않는다. 즉 600여 개 이상의 앱을 설치해야 1.8GB를 초과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럴 생각도 의지도 없고, 상상도 하지 않는다. 때문에 적어도 본 리뷰어에게는 설치 공간 1.8GB의 제약이라는 게 애초에 무의미하다. 대부분의 갤럭시S 사용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 (조심스레) 예상해 본다.
다만 한가지, 앱을 SD 메모리에 설치할 수 없다는 점은 아쉽긴 하다. 이는 갤럭시S에 적용된 운영체계인 안드로이드 2.1의 제약 사항이다. 이후 버전에서는 수정될 것으로 발표됐기에 업그레이드될 날을 기다리면 되겠다. 참고로 안드로이드는 2.2 버전(프로요)이 이미 출시됐고, 내년에는 3.0 버전(진저브레드)이 공개될 예정이다(갤럭시S는 2.2로 언제 패치해주려나).
이왕 메모리와 앱 얘기가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 갤럭시S에는 기본적으로 설치돼 있는 앱이 몇 개 된다. 이 중에는 필요한 것도, 불필요한 것도 있다. 이 불필요한 앱을 정리할 수 없다는 것이 사용자로써 약간 불만이다. 물론 이들 불필요 앱이 갤럭시S를 사용하는 데 어떠한 불편과 장애를 유발하는 건 아니지만, 바탕화면에 필요한 앱 단축아이콘만 놓고 싶어하는 마음, 본 리뷰어만 갖고 있는 생각은 아닐 것이다.
자, 배터리를 끝으로 사양 이야기를 마무리하자. 배터리는 1,500mAh 용량이며 교체 가능한 형태다. 기본적으로 2개가 들어 있다. 배터리 교체가 불가능한 아이폰과 이전부터 비교되는 부분이다. 배터리 교체의 필요 여부 역시 사용자마다 다를 것이지만, 갤럭시S는 사용해 보니 배터리 교체가 필수라 판단된다. 전원 소비가 심하기 때문이다. 마치 고급 승용차의 휘발유 소비되듯 배터리 소비율이 다소 높다. 완전 충전 상태라도 이것 저것 사용하다 보면 배터리 표시 아이콘이 금새 한 칸 줄어든다. 이런 정도라면 외근이나 출장이 잦은 사용자의 경우 여분 배터리(또는 충전 케이블)를 항상 소지해야 할 것이다. 갤럭시S에서 배터리 소비의 원흉(?)은 역시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다. 밝고 깨끗하고 선명한 만큼 다른 부품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전원이 사용된다.
참고로 갤럭시S는 화면 스크린샷 기능이 빠져 있다. 바로 이전 제품인 갤럭시A에도 들어 있고, 아이폰에도 들어 있는데, 무슨 이유인지 갤럭시S에는 ‘스샷’ 기능을 뺐다. 그 덕에 매번 이렇게 한 손으로 들고 한 손으로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있다.
갤럭시S, 사용해 보니 어떤가
2주 넘게 갤럭시S를 사용하면서 느낀 특징으로 주저 없이 ‘유연한 호환성’을 꼽을 수 있다. 정확히는 갤럭시S의 호환성이라기보다는, 안드로이드의 호환성이라 해야겠다(아이폰은 애플이 폐쇄적인 정책을 유지하는 이상, 안드로이드의 호환성을 따라잡기 어렵다). 즉 별도의 연결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아도 언제 어느 컴퓨터와 연결(USB)해 데이터 이동이 가능하다. 싫든 좋든 ‘아이튠즈’라는 프로그램을 반드시 설치해야 하는 ‘폐쇄적’인 아이폰에 비한다면 정말이지 유연한 기능이 아닐 수 없다.
갤럭시S를 USB 케이블로 컴퓨터에 연결하면, 프로그램이나 드라이버가 없어도 자동으로 이동식 디스크로 인식된다(MS 윈도우XP 이상). 각 앱이 설치되어 있는 드라이브 하나(컴퓨터로 치면 C드라이브), 미니 SD 메모리 드라이브 하나가 윈도우 탐색기에 등록되며, 늘 하던 대로 파일이나 폴더를 끌어다 놓으면 복사/이동이 가능하다.
동영상 재생도 마찬가지다. 기기에 맞게 일일이 변환(인코딩)하지 않아도 그대로 재생할 수 있다. 또한 mp4 형식만 재생할 수 있는 아이폰과 달리, avi, asf, wmv, mkv 등 컴퓨터에서 사용하는 주요 동영상 파일 형식을 원본 그대로 재생할 수 있다(단 1,080p급 고화질 동영상인 tp 파일을 재생 불가능하다). 이러한 유연한 호환성이 주는 편리함은 폐쇄적인 기기를 사용해 본 사람이라면 더욱 절실하게 느낄 것이다(본 리뷰어도 그중 하나다).
그리고 구글 앱스를 통한 메일, 문서, 일정, 연락처 동기화도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다. 특히 본 리뷰어의 경우 구글의 Gmail을 사용하는데, 안드로이드가 이와 완벽하게 동기화되어 갤럭시S만으로 대부분의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더군다나 MS 오피스의 아웃룩과도 동기화가 가능하여, 아웃룩 일정과 연락처를 모두 갤럭시S와 ‘양방향’으로 맞출 수 있다(구글의 아웃룩 싱크 프로그램을 사용해야 한다). 본 리뷰어의 경우 오피스 최신 제품인 아웃룩 2010과도 일정 동기화가 가능했다(연락처 동기화는 수작업 처리가 한 단계 필요하다).
반면에 아무리 내가 선택한 제품이라도 아쉬운 점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우선, 터치 인터페이스가 눈부시게 개선/보완됐긴 하지만, 사용 중간중간 어색함과 부자연스러움은 아직 남아 있다. 애플의 아이폰과 같은 완벽한 만족감을 주기에는 5% 정도가 부족하다. 이에 대해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부류와 ‘역시 아이폰에는 못 미친다’라는 부류로 나뉘겠지만, 본 리뷰어는 전자 쪽이 아닐까 애써 생각한다.
또한 사용 중 전반적으로 느려지는 현상도 옥의 티로 남는다. 컴퓨터처럼 부팅 직후에는 각 앱이 일사천리로 실행되지만, 사용하다 보면 간혹 터치가 인식되지 않을 정도로 느려지곤 했다. 각 앱을 종료하면 완전히 끝나는 게 아니고 메모리(RAM)에 남아 백그라운드로 계속 돌아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갤럭시S는 주기적으로 작업 관리자를 통해 이런 앱을 따로 종료해 주어야 한다. ‘Task killer(작업 종료기)’류의 앱이 갤럭시S의 필수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한 앞서 지적한 대로 배터리 소모가 심한 것도 아쉽다면 아쉬운 점이다.
갤럭시S 구입을 말렸던 대부분의 지인들도 정작 제품을 접해 보고는, ‘괜찮네…’, ‘삼성 많이 발전했네…’라는 등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본 리뷰어 역시 구입 당시 은근한 기대와 왠지 모를 불안감이 교차했지만, 2주를 사용해본 지금은 나름대로 만족하며 지내고 있다. 최대 경쟁 제품인 아이폰4가 어떤 모습으로 출시될 지 모르겠지만, 갤럭시S도 이 정도면 그에 견주어 전혀 손색 없을 것이라 예상한다. 어차피 무엇이 더 좋은지는 사용자에 따라 다를 것이다. 갤럭시S는 갤럭시S만의 특징이, 아이폰은 아이폰만의 특징이 선명하기 때문이다. 어느 것을 선택하든 상대적으로 비교/평가될 뿐이지, 제품 자체의 품질 때문에 후회할 일은 없을 것이다.
갤럭시S에 대해서 앞으로 총 4부에 걸쳐 이런저런 이야기를 더 다뤄보고자 한다. 다만 본 리뷰어의 초점은 ‘갤럭시S가 얼마나 좋은가’보다는 ‘갤럭시S로 일상이 어떻게 달라지는가’에 맞출 것이다. 거듭 말하지만, 무엇이 좋은지, 더 좋은지는 사용자마다 분명히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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