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 교실/스마트폰

매달 적자지만 회사가치 1000억 넘어…카카오톡

풍월 사선암 2011. 3. 30. 16:43

매달 적자지만 회사가치 1000억 넘어"회사 팔아라" 전화 하루 30통씩 받죠

 

1년 만에 사용자 1000만명 눈앞메신저 '카카오톡' 이제범 사장

작년 1월 무료 메신저 구상, 두달만에 아이폰용 앱 완성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 90%가 앱 다운 받아대기업·금융회사 등서 "만나자" 요청 줄이어

한달 매출 20억 정도지만 월급 등 빼면 수억원 적자김범수 이사회 의장이 지원

 

요즘 대한민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벤처기업은 '카카오'란 회사다. 스마트폰에서 무료로 문자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카카오톡(Kakao Talk)' 서비스를 개발해 운영하는 회사다.

 

서비스 1년 만에 980만명의 가입자를 모았다. 지금 추세라면 31일쯤 1000만명을 돌파한다.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 1000만명 중 90%가 카카오톡을 사용하니 가히 '국민 프로그램'이라고 부를 만하다. '카카오톡'이란 이름을 가진 술집까지 생겨났다.

 

29일 오후 경기도 성남 판교 테크노밸리에 있는 카카오 사무실에서 이제범(33) 사장과 김범수(45) 이사회 의장을 만났다. 김 의장은 회사를 만든 사람이고, 이 사장은 회사를 이끌고 운영한다. 이 사장은 체크무늬 셔츠에 곱게 빗은 머리카락이 한눈에 봐도 딱 '모범생' 스타일이었다. 김 의장은 코밑에 짧은 수염을 길렀다.

 

이제범 사장은 대학을 졸업하고 인터넷 회사를 창업해 3년 정도 운영했지만 '대박'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던 2006년 말 서울대 산업공학과 선배인 김범수 의장의 연락을 받았다.

 

"제범아, 내가 새 회사를 만드는데 네가 와서 좀 도와줘라."

 

띠동갑 사이인 두 사람은 학교에서 만난 적은 없지만 IT업계에서 일하며 알게 됐다. 김 의장은 1990년대 말 온라인게임 사이트 '한게임'을 창업한 벤처기업인이다. 검색포털 네이버를 만든 삼성SDS 입사 동기인 이해진 현 NHN 이사회 의장과 의기투합해 두 회사를 합병, 국내 최대 인터넷회사 NHN을 키워냈다. NHN에서 10여년을 일한 김범수 의장은 2007NHN에서 나왔다.

 

김 의장은 "업무가 정체된 것 같은 느낌을 받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싶었다"고 했지만, 주변에선 "이해진 의장과 파워게임에서 밀렸다"고 말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이제범 사장을 파트너로 영입했다.

 

 공동창업자 김범수 이사회 의장과 함께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오른쪽)과 대학 후배인 이제범 사장이 사무실 앞에서 코믹한 포즈를 취했다. 김 의장이 커다란 전략적 방향을 정하면, 이 사장이 서비스 개발과 회사 운영을 담당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 허영한 기자

 

초기 설립 멤버는 두 사람과 개발자 1, 업무직 1명 등 4명이 전부였다. 성과도 별로였다. 몇 가지 인터넷 서비스를 개발해봤지만 네이버·구글 등 기존 강자에 밀려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러다 갓 싹을 틔우기 시작한 스마트폰에 마지막 승부를 걸기로 했다.

 

작년 1월 초 김 의장과 이 사장은 직원들과 회의 도중 "휴대폰에서도 무료로 문자메시지를 보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란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한 건당 20원꼴인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PC의 메신저 프로그램처럼 공짜로 보낼 수 있게 하자는 것. 당장 직원 4명을 투입해 개발에 들어갔다.

 

개발목표는 명확했다. 최대한 빨리, 가장 쉽게 이용할 수 있게 하고, '문자메시지'라는 한 가지 목적만 달성하기로 했다.

 

두 달 만인 작년 3월에 나온 것이 아이폰용 '카카오톡(Kakao Talk)' 프로그램이다. 이 서비스는 복잡한 개인정보를 넣고 회원으로 가입할 필요가 없다. 프로그램을 내려받으면 자신의 전화번호로 자동 가입된다. 전화번호부에 저장한 사람도 저절로 친구로 등록된다. 휴대폰 문자메시지가 딱딱한 사무적 분위기가 나는 반면 카카오톡은 노란색 바탕에 말풍선이 떠서 만화 같은 느낌을 준다.

 

작년 8월부터 아이폰 외에 갤럭시·옵티머스 등 스마트폰 보급이 늘면서 카카오톡 가입자도 한 달에 100~150만명씩 급증했다. 미국과 일본뿐 아니라 쿠웨이트·사우디·카타르·UAE 등 중동의 이용자도 수십만명이다. 해외 이용자가 100만명. 전화번호를 분석해볼 때 현재 216개국에서 카카오톡을 쓴다. 하루에 오가는 메시지가 2억건이다. 매일 40억원 분량이 무료로 전달되는 것이다.

 

이 사장은 "이렇게 빨리 가입자가 늘 줄은 우리도 몰랐다"면서 "서버컴퓨터 50대를 주문했는데 물건이 도착하기도 전에 추가로 주문해야 했다"고 말했다. 직원은 40명으로 불어났다. 절반이 개발자다. 지금도 20명을 더 뽑기 위해 면접을 보고 있다.

 

성과는 화려하지만 돈은 아직 안 된다. 작년 12월 크리스마스 이브에 도입한 '선물하기' 서비스가 유일한 수익모델이다. 모바일 주문을 통해 친구에게 커피·케이크 같은 간단한 상품을 보낼 수 있는 이 서비스는 매일 1만건 정도의 결제가 이뤄진다. 월 매출은 20억원 정도다. 운영비와 직원 월급을 주고 나면 매달 수억원의 적자를 낸다.

 

이 사장은 "당장 수익모델을 걱정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김범수 의장도 "가입자를 많이 확보하면 수익모델은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고 자신했다. NHN에서 수천억원을 번 김 의장은 지금까지 카카오에 들어간 100억원의 운영비를 모두 개인 자금으로 댔다.

 

매일 제휴·투자·인수 제안을 하는 전화가 20~30여통이 걸려와 회사 업무를 제대로 보지 못할 정도다.

 

이 사장은 "대기업·금융회사·엔터테인먼트 회사 등 이름만 대면 알 만한 회사들은 거의 다 만나봤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의 회사 가치가 1000억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입력 : 2011.03.30 03:46 / 김희섭 기자

 

 

"이통사들 카카오톡 죽이기에 나섰나?" 네티즌 '시끌'

 

이동통신사들이 무료 문자메시지 애플리케이션 ‘카카오톡’의 서비스 제한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네티즌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카카오톡과 같은 서비스 업체들이 망에 대해 투자는 하지 않고, 망에 부담만 주고 있다면서 이통사들이 카카오톡과 같은 서비스에 대해 어떤 조치를 할 것이냐를 두고 내부적인 검토를 벌이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료문자 앱을 이용하는 사용자들로 인해 과부하가 벌어지는 등 통화품질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이통사들이 한 건당 20원꼴인 문자메시지 수익이 아쉬워 카카오톡 죽이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다. 커뮤니티 사이트인 디시인사이드스마트폰 갤러리에는 이통사들이 카카오톡을 막으면 고소해야 하지 않느냐”, “카카오톡 때문에 망에 과부하가 걸린다는 것은 무슨 근거로 하는 말이냐등 격한 반응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데이터 요금 다 내고 (카카오톡을) 쓰는데, 이를 제한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과부하가 원인이라는 주장은 표면적인 이유일 뿐이며 사실은 문자메시지 서비스를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이 줄어서 그런 것 아니냐고 썼다. 다른 네티즌도 아무리 사용자가 많고, 사용량이 많다고 해도 고작 문자로 3G 망이 과부하에 걸린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 지난해부터 문자메시지 대신 카카오톡을 이용하고 있다는 대학생 김영진(27)씨는 이동통신사가 소비자를 바보로 아는 것 같다면서 이통사가 문자메시지에 요금을 받는 것도 문제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톡에는 현재 216개국 980만명이 가입되어 있다. 하루에 오가는 메시지만 2억건이다. 한 건당 20원꼴인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요금을 감안하면, 매일 40억원 분량이 무료로 전달되는 셈이다.

 

이에 SK텔레콤 관계자는 카카오톡의 서비스를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카카오톡으로 인해 망 과부하가 일어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면서 카카오톡은 서비스 가입자가 많을뿐더러 메시지를 보내는 것 이외에도 카카오톡의 친구목록 불러오기 기능 등이 과부하를 불러 일으키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무료 앱 서비스가 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과거부터 조사하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대응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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