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생활/건강,의학

운동화 출근 ‘생활 속 운동 캠페인’

풍월 사선암 2011. 2. 20. 00:06

[만물상] 운동화 출근

1990년 뉴욕마라톤에서 한 남자가 마라톤용 운동화가 아닌 구두를 신고 출발선에 섰다. 사울 캐츠 부자(父子)"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캐주얼 구두를 만들겠다"71년 세운 락포트의 부사장 토니 포스트였다. 그는 구두를 신고 42.195풀코스를 완주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이 회사는 이후에도 자기네 구두를 신고 킬리만자로를 오르거나 마라톤에 출전하는 이벤트를 벌여 소비자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 청계천이나 여의도공원 근처에선 점심시간이면 '꼴불견 1'라는 '양복바지에 흰 운동화' 차림으로 부지런히 걷는 직장인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들은 직장의 표준 옷차림인 '드레스 코드(dress code)' 때문에 굽 높은 구두를 신고 출근했다가 미리 사무실에 갖다 둔 운동화로 갈아 신고 거리로 나선다. 딱딱한 구두는 빨리 걸을 때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세계암연구기금(WCRF)은 최근 "걷기만 제대로 하면매년 5000여건의 유방암과 4600여건의 대장암을 막을수 있다"고 발표했다. 매일 헬스클럽을 가지 않더라도 하루 30분쯤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정도로 걸어다니는것만으로도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일주일에 닷새, 하루 30분 이상 걸으면 웬만한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며 걷기를 권장하고 있다.

 

국립중앙의료원의 의사, 간호사, 청소용역직원까지 전 직원 1200여명이 그제 '운동화 신고 출퇴근하기 운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금연운동가로 소문난 박재갑 원장이 "출근 때부터 운동화를 신으면 운동량도 많아지고 건강해진다"며 양복에도 어울릴 수 있게 검은색 운동화를 나눠줬다. 운동화를 신고 출근하고 생활 속에서 운동을 하자는 '운출생운(運出生運)'을 널리 퍼뜨리는 게 박 원장의 소망이다.

 

걸을 때 우리 몸속에 있는 200여개의 뼈와 600개가 넘는 근육이 일제히 움직이고 장기들도 활발하게 활동한다. 대신 체중 1.2배의 무게를 견뎌야 하는 발은 고역이다. 하루에 보통 500~1000t에 이르는 무게를 견뎌내야 한다. 딱딱한 통굽 구두 대신 편안한 운동화를 신고 다니면 발은 그만큼 편해진다. 요즘은 구두 모양 운동화도 잇따라 개발되고 있다. '운동화 출근' 바람이 더 많이 번져 사람들의 몸과 마음이 함께 건강해지는 데 한몫하기를 기대한다.

 


올바른 신발 선택이 건강 지켜 하이힐은 발·발목·척추 질병 유발

체중감량에 효과적인 ‘30분 걷기

 

조깅.발에 맞는 신발을 신고 올바른 자세로 하루 30분씩 느린 속도의 조깅은 체중감량에 매우 효과적이다.

 

건강을 위해서는 올바른 신발의 선택과 함께 바른 자세로 걷는 것이 중요하다. 발은 26개의 뼈와 100개의 인대, 힘줄, 근육, 신경 등이 연관돼 몸에서 중요한 기능을 지닌다. 또한 걷기는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으로 많은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지만 부적절한 자세로 보행하거나 잘못된 신발을 신는 것은 사고의 위험성을 높이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이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국립중앙의료원(원장 박재갑, 이하 NMC)8NMC 대강당에서 신발과 건강을 주제로 개최한 심포지엄에서 양윤준 인제의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적고 체중감량에 효과적인 중등도 강도 운동(3~5.9 METs)을 매일 30분 이상씩 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며 대표적인 예로 속보나 보통 속도로 걷는 것을 추천했다. 그러나 잘못된 자세로 걷기를 오래 하다보면 만성 근골격계 이상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올바른 자세로 걷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 역시 강조했다.

 

METs안정시 산소 이용률’(1 METs: 3.5//)을 말하는 것으로, 가령 2 METs는 시속 3의 보통 걸음 수준, 8 METs는 시속 9의 조깅을 할 수 있는 운동능력이다.

 

양 교수가 제시하는 올바른 걷기 자세는 다음과 같다. 전신은 키가 더 커 보이게 할 때처럼 바르게 펴고 머리는 바로 들며 전방 5~6미터를 자연스럽게 쳐다볼 정도의 시선을 유지한다. 어깨는 약간 뒤로 젖히듯이 바로 펴고 팔을 자연스럽게 앞뒤로 움직여야 한다. 배는 가볍게 등쪽으로 집어넣고 편다는 느낌을 유지한다. 발은 불편하지 않다면 평행하게 즉 ‘11’자 형태가 유지되는 것이 좋으며, 발뒤꿈치 바깥쪽부터 바닥에 닿고 발바닥 전체로 딛은 후 앞꿈치 안쪽으로 체중이 이동하게 해야 한다.

 

또한 이동연 서울의대 정형외과 교수는 유행신발과 질병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하이힐의 경사진 구조와 경사를 이기기 위한 발가락 압박 구조형태, 발등을 지지하는 구조물의 부재 등으로 인해 에는 과각화증, 무지외반증, 족저근막염, 망치족지, 지간신경종 등을, ‘발목에는 발목염좌, 인대손상, 아킬레스건염 등을, ‘무릎에는 퇴행성 관절염 등을, ‘척추에는 척추전만증, 허리통증 등을 일으킬 수 있다아름다움도 중요하지만 발과 신체의 건강을 위해서 신발에 발을 맞추기보다 발에 신발을 맞추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정확한 발 사이즈 측정 필요

 

하이힐.이동연 교수는 아름다움도 중요하지만 발과 신체의 건강을 위해서 신발에 발을 맞추기보다 발에 신발을 맞추는 지혜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태임 분당재생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신발과 노인 건강이라는 발표에서 “65세 이상의 인구 중 1/3이 연 1회 이상의 낙상을 경험하는 만큼, 균형감각이 좋지 않은 노인층은 신발을 선택할 때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뒷굽이 약 10도 정도 경사져 있고 신발의 바깥창이 미끄럽지 않도록 마찰력이 좋은 폴리우레탄 소재로 제작된 신발을 권장하며, 너무 오래 신어 창이 많이 닳은 신발은 신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건강에 좋은 신발을 고르는 법에 대해 김동엽 ()하나메디텍 대표는 신발 전문가인 슈피터(Shoe Fitter)가 있는 신발 매장에 가서 정확한 양발의 사이즈를 측정하고 사이즈가 큰 발을 기준으로 구매하는 것이 좋다보행 시 체중 부하로 인해 발의 볼, 길이, 발뒤꿈치의 넓이 등이 변화하기 때문에 매장 내에서 약간의 보행을 해보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권고했다. 또한 보호기능, 통기성, 적당한 쿠션 등을 갖추고 있으며 발 앞꿈치가 둥글고 볼이 넓고 발의 중족골두부와 신발의 볼 부위가 동일하게 꺾이는 신발을 신어야 한다고 말했다.

 

심포지엄을 주관한 박재갑 원장은 다양한 연령과 건강상태를 가진 사람들 모두에게 가장 쉽고 안전하게 신체활동을 증진시키는 방안은 바로 걷기 운동이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걷기 운동이라도 올바르지 않은 자세와 부적절한 신발을 신고 한다면 오히려 신체 건강에 해가 될 수 있다국립중앙의료원은 운동화출근 생활속운동(운출생운 ; 運出生運)을 전국민운동으로 확산시킴과 동시에 올바로 걷는 법과 적절한 신발 선택법 등 걷기운동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다양하게 연구하고 널리 알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