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테(Lethe)의 강은 망각의 강
인간은 누구나 이승을 하직하면 저승에 오르게 되어 있다고 한다.
그런 이승과 저승을 구분 짓는 것 중의 하나가 그 사이를 흐르는 5개의 강이다.
그 5개의 강을 모두 건넌 후에 인간은 완전히 저승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라는 이야기.
불교에서 말하는, 1주일에 한 번씩 7번 부처님과 면접을 끝내야만 저승에 이른다는...49제라는 의식과 거의 비슷한 경우인데, <그리스 신화>에 보면 그런 5개의 강을 이렇게 구분지어 놨지.
그 5개의 강은 다음과 같다.
인간이 죽어서 저승길에 오르면 네비게이션의 안내에 따라 첫 번째 강에 이르게 되는데,
그 첫 번째 강이 "비통의 강", 또는 "슬픔의 강"이라고 말하는 "아케론"이라는 이름의 강이지.
혼령이 도착하면 이 강을 건너기 위해 카론이란 늙은 뱃사공이 모는, 밑바닥이 없는 소 가죽배를 얻어 타야 하는데, 이 노인네가 인정이란 건 눈꼽만큼도 없어서 엽전이라도 한 닢 찔러 주지 않으면 절대로 배에 혼령을 태워 주지 않거든.
그래서 그 때 뱃삯을 지불하라고 사람이 죽으면 죽은 이의 입 속에 동전을 넣어 주는 의식을 치르는 것이지.
어렵게 가죽배를 타고 피안에 이르면 또 다른 강이 혼령을 가로막는데, 그것은 "시름의 강"이라고 하는 "코키토스"야.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 자체를 비탄하게 생각하고 울면서 건넜던 "비통의 강"을 지난 후 만나게 되는 강. 혼령은 이 강에 비친 자신의 그림자를 보게 되지.
그 순간, 자신의 비통했던 과거가 모조리 보이는 거야... 그 비통함을 보면서 혼령은 다시 슬퍼하고 시름하면서 그 강을 건너게 돼.
강을 건너니 이번에는 커다란 불길이 혼령 앞에 나타나게 돼. 그 이름은 "플레게톤"이지.
세 개의 강을 건넌 혼령은 "증오의 강", 또는 "영원 불사의강"이라 불리는 네 번째 강인 "스틱스" 앞에 이르게 돼.
스틱스에 몸을 담궈야만 영원히 죽지 않는 혼령이 되는 것이지. 우리들이 몇백 년 전에 죽은 조상들의 제사를 지내는 것도 망자들은 이미 이 영원 불사의 힘을 얻었다고 믿기 때문인 것이야.
트로이 전쟁에서 화살을 맞고 죽은 브래드 피트, 즉 아킬레우스도 스틱스에 몸을 담근 적이 있었지.
당시의 법전을 살펴보면, "신과 신 사이에서 태어나지 않으면 언젠가는 죽게 되는 고통을 겪게 된다."고 써 있다고 하지만, 아킬레우스의 엄마 테티스는 인간의 몸이었던 남편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놈을 신들처럼 영원히 곁에 두고 싶었지.
그러던 어느 날 밤... 테티스는 아들놈을 업고 스틱스 강으로 캠핑을 가게 되고, 몸을 담그면 영원 불사한다는 강물에 아들 아킬레우스의 발목을 잡고 담갔어.
하지만... 아킬레우스는 트로이 전쟁에서 하필이면, 강물에 닿지 않은 발목--테티스가 아킬레우스를 담글 때 잡았던 발목 부분에 화살을 맞고 목숨을 잃게 되잖아.
그래서... 인간들이 말하기를, 치명적인 약점을 "아킬레스 건"이라고 말하는 이유가 된 거야.
이렇게 스틱스를 건너면서 혼령은 영원 불사의 능력을 부여받게 되고, 이승에서의 마지막 코스라고 할 수 있는 다섯 번째 강에 이르게 되는데,
그 다섯 번째 강이 그 유명한 "망각의 강"이라고 말하는 "레테의 강"인 것이다.
이렇게 마지막 레테의 강을 건너면 혼령들은 강 건너 T자형의 갈림길을 만나게 되는데, 그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면 낙원의 들판이라 말하는 "엘리시온"으로 가는 길이 되고, 왼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무한 지옥인 "타르타로스"라는 불구덩이로 인도되는 거지만, 어느 쪽으로 가든 간에 혼령들은 저승 사람으로서의 새 인생을 살게 되는 것이지.
인간들은 죽지 않고서는 결단코 영원 불사의 능력을 얻을 수 없을 뿐 아니라, 지워 버리고 싶은 기억을 단 한 가지도 지워 낼 수 없는 거야.
죽지 않고서는 스틱스를 건널 수 없고, 레테의 강을 건널 수 없는 것이 그 이유인 게지.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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