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생활글

나는 이렇게 늙고 싶다

풍월 사선암 2010. 12. 7. 08:44

 

나는 이렇게 늙고 싶다

 

나는 늙은 것이 두렵지 않다.

늙는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내 힘으로 어쩔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추하게 늙는 것은 두렵다.

 

세상을 원망하고,

나를 알아주지 않는 다고 불평하고,

누군가를 용서하지 못하고 미워하며,

욕심을 버리기는커녕

더욱 큰 욕심에 힘들어하며 자신을 학대하고

또 주변 사람까지 힘들게 하는

그런 노인이 될까 정말 두렵다.

 

나는 정말 멋지게 늙고 싶다.

육체적으론 늙었지만 정신적으론

복학한 대학생 정도로 살고 싶다.

 

늘 호기심으로 눈을 반짝이면서

사랑으로 넘치는

그런 노인이 되고 싶다.

 

주변 사람들에게 늘 관대하고

부지런한 그런 노인이 되고 싶다.

 

경제적으로 정신적으로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어

늘 어떤 도움을 어떤 방식으로 줄까 고민하고 싶다.

 

어른대접 안한다고 불평하기보다는

대접받을만한 행동을 하는

그런 근사한 노인이 되고 싶다.

 

할 일이 너무 많아 눈감을 시간도 없다는 불평을 하면서,

하도 오라는 데가 많아 집사람과 수시로 행방불명이 되는

정말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그런 노인이 되고 싶다.

 

그래서 젊은 사람들이 나도 저렇게 늙고 싶다고

부러워할 수 있게 멋지게 늙고 싶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슬퍼하는 가운데

나 자신은 미소를 지으며 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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