離別(이별) - 황장엽
지루한 밤은 가고
새 아침은 밝아온듯 하건만
지평선에 보이는 검은 구름이
다가오는구나.
영원한 밤의 시절이
찾아 오는구나.
벌써 떠나야 할 시간 이라고
이세상 하직할 영이별 시간이라고
값없는 시절과 혜어짐은
아까울 것 없건만
밝은 앞날 보려는 미련
달랠길 없어
사랑하는 사람은 어떻게 하고 가나.
걸머지고 걸어온 보따리는 누구에게 맡기고 가나.
정든 산천과 갈라진 겨례는
또 어떻게 하고,
때는 늦었고 남은 건
마지막 순간 뿐
여한없이 최선 다해 받들고 가자.
삶을 안겨준 조국의 거룩한 뜻 되새기며......
2008.1.1. 황장엽
▲ 故황장엽 전 북한민주화 위원장이 14일 대전현충원 사회공헌자묘역에 안장됐다.
"한밤중 여윈 몸 촛불처럼 태우며..."
黃長燁 선생님 靈前에 이 詩를 바칩니다.
장진성(탈북詩人)
追慕詩
-黃長燁 선생님 靈前에 이 시를 바칩니다.-
당신은
참으로 살 줄 모르셨습니다.
일흔이 넘은 여생에
무슨 미련이 더 남아 있다고
그 모든 樂을 뒤에 두고
낯 설은 이 땅에 오신 겁니까
아니 당신은
살기를 원치 않으셨던 분입니다
쪼개진 이 조국이 뭐라고
반 백년이 넘도록
하나를 하나라고 말 못하는 이 자유가 뭐라고
남들은 절대로 버릴 수 없는 것을
버리고도 어쩌면 그리도 떳떳하셨습니까
당신은
목숨이 하나인 줄도 모르셨습니다
아셨다면
그 목숨을 노리는 끈질긴 협박에도
그처럼 태연하실 수가 없었습니다
하여 독재보다 강한 자유를
그처럼 자신 있게 보여주실 수가 없었습니다
어둠이 지나면
새날이 오는 줄 누구나 다 아는데
그것조차 모르신 듯 순진했던 당신이었습니다
잠들어선 아니 될 애국의 양심으로
한 밤 중 여윈 몸 촛불처럼 기껏 태우며
해 뜨기를 순간순간 기다리던 당신이었습니다
그래서 횃불이었습니다
分斷의 가운데 서시여
거짓이 숨어있는 곳과
진리가 가능한 곳을
우리 눈에 보이게 해주셨던 빛이었습니다
가슴으로도 들리게 해주셨던 깨우치는 음성이었습니다
그래서 당신은
이 나라의 어르신이셨습니다
뜻보다 옳은 生은 없고
진리보다 긴 세월은 없다고
사람이 사는 법을 알려주신 87세였습니다
이 시대에 사는 人生이라면
조국의 상처보다 더 큰 곡절 없고
자유의 통일보다 더 큰 성취 없음을
몸소 희생으로 보여주신 애국의 열정이었습니다
아 그런 당신
우리들의 기억 속에 살
당신의 이름은 黃長燁입니다!
*시집 '내 딸을 백원에 팝니다'의 著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