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경순 - 다시 만납시다 / 동영상을 보실땐 음악을 정지 시킨 후...>
한때는 귀순용사라 불렸던 사람들. 공항에서부터 카메라 세례를 받으며 남한의 품에 안겼던 탈북자. 그들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처럼 세상의 관심은 줄었지만, 그 사이 남한에 들어온 탈북자의 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미 1만 명을 훌쩍 넘었다.
‘천국의 국경을 넘다’는 탈북자의 인권문제를 총정리하는 크로스미디어 기획이다. 취재팀은 10개월 동안 한국, 북한, 중국, 러시아, 라오스, 태국, 일본, 영국, 미국 등 세계 9개국을 돌아다니며 탈북자를 만났다. 이 과정에서 소문으로만 떠돌던 중국-북한 국경의 여성 인신매매 현장, 군인이 개입된 마약 밀매 현장을 포착했다. 또 세계 최초로 러시아의 북한 자치구인 시베리아 벌목소를 영상에 담았다. 탈북자 신분으로 가장한 취재진은 총 6번의 밀입국을 하며 자유를 찾는 과정에 동참하기도 했다.
이번 기획을 진행하면서 만난 탈북자의 수는 300명을 넘는다. 그들은 제각각 서글픈 개인사를 들려주었다. 모두 조국을 등졌다는 과거를 평생의 짐처럼 들고 다녔다. 하지만 탈북을 후회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북한에서 겪은 믿기 힘들 정도의 처참한 생활상도 전해주었다. 우리는 그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탈북자의 삶이 어떤 것인지 이해하려고 애태웠다. 하지만 조국을 잃고 국제 미아가 된 사람들. 그들이 몸과 마음으로 겪고 있는 비극을 고스란히 전달한다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이었는지 모른다. 그만큼 탈북자의 삶은 애닯고 지난했다.
우리는 같은 동포의 문제를 우리의 시각에서 종합 정리하고자 ‘천국의 국경을 넘다’를 기획했다. ‘천국의 국경을 넘다’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북한의 체제 문제가 아니다. 햇볕정책의 공과를 논하고 싶은 것도 아니다. 다만 지금 이 시간에도 벌어지고 있는 탈북자 인권유린에 관해 한번쯤 되돌아보는 계기를 갖기를 호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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