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명상글

입을 다물고 혀를 깊이 감추라.

풍월 사선암 2010. 8. 19. 18:16

 

입을 다물고 혀를 깊이 감추라.

 

입은 사람을 상하게 하는 도끼이며 말은 혀를 베는 칼이다.

입을 다물고 혀를 깊이 감추면 몸은 어디에 있던 편안하다.

 

口是傷人斧(구시상인부) 言是割舌刀(언시할설도)

廢口深藏舌(폐구심장설) 安身處處牢(안신처처뢰)

 

말을 돈처럼 사용하라는 말은 아껴 쓰라는 말이 있다.

아껴 쓰고 꼭 필요할 때 쓰라는 뜻일 게다.

앞뒤 생각 없이 나오는 대로 지껄인다면 그것은 말이 아니라 푸념이며 헛소리다.

또 남을 비방하거나 모함하거나 시기하거나 질투하는 말들은 말이 아니다.

그것은 남을 해치는 행위와도 같은 것이다.

말이 말의 한계를 벗어날 때, 그것은 폭력이고 협박인 것이다.

그럴 바엔 차라리 침묵이 낫다. 침묵은 만병의 약이라고 하지 않던가?

침묵은 너절하게 늘어놓는 백 마디의 말보다 뛰어난 웅변이 될 수도 있다.

 

어떤 경우에도 남의 단점을 말하지 않는 사람이 친구와 길을 가다가

소 두 마리를 데리고 밭갈이를 하는 농부를 만나 물었다.

 

“어느 놈이 일을 더 잘합니까?”

그러자 농부는 일손을 잠시 멈추고 그에게 가까이 다가와 귓속말로 말했다.

“예, 어린놈이 조금 낫습니다.”

그까짓 것을 왜 귓속말로 하느냐고 묻자 농부가 대답했다.

아무리 말 못하는 하찮은 짐승이지만 제 흉을 보면 좋아할 턱이 없지요.

 

이런 사람이 많을수록 세상은 밝아진다.

침묵 속에는 평화가 있고 애정이 있고 말없는 말이 있다.

그래서 침묵은 아름답다.

무언의 시간 속에 넘치도록 흐르는 침묵의 대화는 그래서 더욱 아름답다.

 

침묵에도 세 가지의 침묵이 있다.

첫째는 말의 침묵, 둘째는 욕망의 침묵, 셋째는 생각의 침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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