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애송시

어느 날의 커피 / 이해인

풍월 사선암 2009. 10. 25. 08:57

 

어느 날의 커피 / 이해인

(낭송 고은하)


어느 날

혼자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허무해 지고

아무 말도 할 수 없고

가슴이 터질 것만 같고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아

누군가를 만나고 싶은데

만날 사람이 없다.

 

주위에는 항상

친구들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날 이런 마음을

들어 줄 사람을 생각하니

수첩에 적힌 이름과 전화번호를

읽어 내려가 보아도

모두가 아니었다.

 

혼자 바람맞고 사는 세상

거리를 걷다 가슴을 삭이고

마시는 뜨거운 한 잔의 커피

아! 삶이란 때론 이렇게 외롭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