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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론 멀쩡한 사람이 왜 돌연사할까?

풍월 사선암 2009. 8. 17. 08:23

겉으론 멀쩡한 사람이 왜 돌연사할까?


조오련 사망원인은 심근경색…여름철 무리한 운동 피해야

 

`아시아의 물개`로 불리며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건강을 과시했던 조오련 씨(57)가 지난 4일 갑작스럽게 사망하면서 `돌연사`에 대한 궁금증이 높아졌다. 우리 주위에서도 불과 몇 시간 전에 술과 식사를 함께했던 동료가 돌연사로 목숨을 잃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심심찮게 접하곤 한다.


조씨의 사망 원인은 전형적인 돌연사 주범으로 꼽히는 심근경색(허혈성 심장질환)과 심장동맥 경화 및 석회화, 심비대증으로 밝혀졌다.


심장은 크게 3개의 관상동맥(심장혈관)에서 산소와 영양분을 받고 활동한다. 이들 관상동맥 중 어느 하나라도 혈전증(혈액 일부가 혈관 속에서 굳어 생긴 혈액 응괴)이나 혈관의 빠른 수축(연축) 등으로 갑자기 막히면 심장 전체 또는 일부분에 산소와 영양 공급이 급감하게 된다. 이로 인해 심장근육 조직이나 세포가 죽는 상황을 심근경색증이라 한다.


석회화는 칼슘이 침전돼 세포 덩어리가 굳는 것으로 육식을 많이 하면 몸 안에 산성물질이 많이 발생하고 혈중 pH 산도가 증가해 생긴다.


◆ 자신의 몸 상태 과신하다간 사고


= 돌연사 또는 급사는 증상이 나타난 후 1시간 안에 목숨을 잃는 것을 말한다. 돌연사의 대부분은 심장질환으로 생긴다.


따라서 돌연사는 대부분 심장마비를 의미하며 심장사의 80~90%는 심혈관질환이 그 원인이 된다.


심혈관질환은 고혈압, 동맥경화증 및 고지혈증과 같은 증상을 갖고 있으며 어느 순간 급격한 운동과 산행, 심한 스트레스가 뇌관이 돼 돌연사로 이어진다.


박정의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40대 후반 이후에 발생하는 돌연사의 대부분은 관상동맥이 좁아져 있거나 수축돼 있는 상태에서 심장근육에 피가 잘 통하지 않아 부정맥이 유발되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부정맥은 심장박동이 불규칙적으로 빨라지거나 늦어지는 것을 말한다.


심혈관질환에 따른 돌연사는 평소 활동량이 다른 이들처럼 정상적인 모습을 보여 잠재적인 위험성을 망각하고 자신의 몸 상태를 과신하는 부주의에서 발생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강석민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평소 생활습관이 중요하지만 과격한 운동이나 스트레스로 갑자기 치명적인 부정맥이 생겨 돌연사로 이어지는 `비후성 심근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비후성 심근증은 뚜렷한 원인 없이 심장근육에 비후(두꺼워짐)가 나타나는 것으로 심장에 부담을 줘 운동이나 흥분을 하게 되면 혈압이 갑자기 떨어지거나 협심증으로 급사할 수 있다.


◆ 운동ㆍ등산하다가 왜 쓰러지나

 

= 돌연사는 지나치게 힘든 운동이나 성행위를 할 때 종종 발생한다. 과격한 운동과 성행위는 교감신경 흥분과 스트레스 호르몬 증가에 따른 혈관 수축, 혈소판 활성화에 따른 혈전 형성 증가, 콜레스테롤 종기 파열 가능성을 높여 돌연사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능력 이상으로 심한 운동을 하거나 등산을 하는 것은 탈수를 부추겨 혈액 중 나트륨이나 칼륨 등과 같은 전해질의 균형을 깨뜨리며 평소 심장질환이 없어도 부정맥을 유발시켜 사망할 수 있다. 특히 요즘과 같이 무더운 여름날씨에 운동을 하면 심장에 더 많은 부담을 줄 수 있다.


우리 몸은 체온이 높아지면 열을 떨어뜨리기 위해 땀을 흘린다. 땀을 배출하기 위해서는 피부 혈관이 넓어지게 되고 이는 혈압을 떨어뜨린다. 이때 반사작용으로 넓어진 혈관에 피가 몰리고 심장은 더 많은 혈액을 보낸다. 이는 심장박동수를 더욱 빠르게 하고 심장의 부담을 극도로 증가시킨다.


따라서 달리기나 마라톤을 하고 난 뒤 천천히 속도를 줄이며 몸을 심장에 적응시켜 쿨링다운을 해줘야 한다.


최진호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평소 협심증, 허혈성 심장병, 고혈압 등 심장에 문제가 있거나 지병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전문의의 운동 처방에 따라 달리는 것이 돌연사를 예방하는 지름길"이라고 조언한다.


◆ 돌연사 증상 때 응급조치 어떻게


= 치사 부정맥이 생긴 지 1분 안에 치료하면 성공률이 80% 이상인 데 반해 10분이 지나면 성공률은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따라서 돌연사 치료는 응급조치로 생명을 유지시켜 환자를 병원에 이송하는 것이 급선무다.


돌연사 증상이 발생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급히 알려 구조를 청하고 돌연사가 확인되는 즉시 규정된 방법에 따라 심장 마사지와 인공호흡 등 심폐소생술을 시작해야 한다.


전문의들은 돌연사가 발생한 후 제세동기(치사 부정맥을 전기 자극으로 제거해 정상화시키는 기계) 사용과 심폐소생술을 빨리 할수록 생명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지적한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