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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압약에 관한 오해와 진실

풍월 사선암 2009. 5. 5. 14:06

혈압약에 관한 오해와 진실

 

혈압약은 한 번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하나요?”

 

고혈압은 완치가 아니라 꾸준한 혈압 조절이 중요한 질환이다.


고혈압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라면 누구나 한 번쯤 받게 되는 질문이다. 이는 혈압약을 계속 먹으면 콩팥이 나빠진다고 하는 오해만큼이나 흔한 오해 중 하나다.


우리나라의 고혈압 유병률은 30% 정도에 이르러 2010년이면 83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암 사망률만큼 심혈관계 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증가하는 현실에서 이러한 오해에 따른 환자들의 치료 기피는 뇌중풍(뇌졸중), 협심증, 심근경색증, 신부전증 같은 고혈압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다.

 

고혈압 합병증은 본인뿐 아니라 가족과 국민보건 전체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혈압약에 대한 그릇된 정보 때문에 치료를 기피하는 현상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고혈압의 가장 큰 원인은 다른 기저 질환이 있는 이차성 고혈압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노화에 따른 현상으로 볼 수 있다. 다시 젊어지지 않는 한 없어지지 않는 질환이다. 따라서 완치는 어렵지만 적절한 치료를 통해 혈압을 꾸준히 조절하면 정상인과 다름없는 생활을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혈압 조절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나라 고혈압 환자들 중에는 혈압을 조절해서 합병증 발생을 줄여야 한다는 의사의 조언에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 일부 환자들은 완치가 안 된다고 하면 혈액개선제로 알려진 건강기능식품을 먹거나 주위 사람들이 권하는 민간요법을 찾기도 한다. 이는 평생 혈압약을 먹어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유사 의료시장에는 관심을 기울이면서도 정식 치료를 망설이거나 도중에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실제 혈압약을 처방받아 복용하지만 혈압이 정상범위에서 조절되는 환자는 전체 투약 환자의 절반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는 약을 먹으니까 잘 조절되겠지하고 혈압 조절과는 상관없이 같은 약을 동일한 용량으로 반복해 복용하거나, 약을 먹고 있다는 이유로 식이요법이나 운동요법, 체중조절 같은 노력을 등한시하기 때문이다.

 

고혈압으로 진단받으면 먼저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을 시행하고 혈압약을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시력이 나빠져 한 번 안경을 쓰면 계속 착용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생활습관 개선을 소홀히 하고 불규칙하게 약을 복용하면 고혈압은 어느새 합병증 발생이라는 무서운 상황을 맞게 된다.

 

혈압약은 한 번 먹으면 중독되는 마약이 아니다. 고혈압을 완치해주는 만병통치약도 아니다. 정상적인 생활을 위한 차선의 선택이다. 고혈압과 혈압약에 대한 여러 가지 오해를 털어버리고 건강한 생활을 위한 발걸음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고우석 좋은삼선병원 순환기내과 과장>

 

혈압약 오해와 진실

 

한번 혈압약을 복용하기 시작하면 평생 먹어야 할까. 혈압약은 정말 남자구실을 못하게 할까. 고혈압 환자의 복약 순응도(의사의 처방대로 약을 복용하는 비율)’3050%에 불과하다. 혈압약에 관한 잘못된 상식으로 약을 제대로 복용하지 않아 불씨를 키우는 것이다. 보건복지가족부 지정 국민고혈압사업단(단장 박창일 연세의료원장)이 제공하는 혈압을 알면 혈관이 편하다의 이번 주 주제는 고혈압약에 관한 오해와 진실이다. 

 

1. 혈압약은 평생 먹어야 한다?

그렇지는 않다. 이런 오해 때문에 혈압약 먹는 것을 미루는 사람이 많다. 또 혈압이 낮아졌다고 임의로 약 복용을 중단하기도 하는데 이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혈압약은 장기 복용해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치료 전 고혈압이 경증(수축기 140~159/확장기90~99mmHg)이고 1년 이상 혈압이 양호하며 고혈압으로 심장·신장 등 장기 손상이 없는 상태, 고혈압 외 위험인자가 없고 적절한 생활습관(염분 제한·비만 개선·규칙적 운동·음주제한·금연 등)이 이뤄지고 있다면 약을 끊거나 줄일 수 있다. 하지만 혈압약은 단순히 혈압뿐 아니라 장기 손상 여부 등이 고려되므로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의해 단계적으로 감량해야 한다. 

 

2. 혈압약은 부작용이 많다?

혈압약이 정력을 감퇴시키고, 발기부전을 일으킨다고 생각하는 남성이 있지만, 이런 현상은 흔치 않다. 이보다는 고혈압으로 성관계 시 잘못되면 어쩌나하는 심리적 불안감이 더 크게 작용한다.

 

위장장애가 생긴다는 오해도 마찬가지다. 역시 흔치 않은 증상으로 속이 좋지 않으면 혹시 다른 문제가 아닌지 의심해야 한다. 일부 이뇨제가 콩팥을 나쁘게 한다는 말도 있다. 하지만 혈압약에 비해 고혈압이 콩팥에 미치는 악영향이 훨씬 크다. 고혈압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콩팥의 여과장치인 사구체 혈관벽이 손상돼 노폐물을 여과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 

 

3. 혈압약은 아무 때나 먹어도 된다?

혈압은 주로 아침에 높아지기 때문에 조식 후 복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저녁 늦게 복용하면 일부 약에선 이뇨작용이 있어 잠잘 때 자주 깨서 화장실을 가야 한다. 약은 잊지 않고 꼬박꼬박 복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복용 방법도 지켜야 한다. 분명 물과 함께 삼키라는 복약방법이 있는데, 임의로 씹어먹기도 한다. 일례로 혈압약의 혈중 농도를 오래 유지하도록 서서히 흡수되는 서방형 제제가 있다. 이런 약을 부수거나 씹어 복용하면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 

 

4. 혈압약과 자몽은 맞지 않는다?

혈압약은 자몽주스와 함께 먹지 말라는 속설이 있는데 무조건 그렇지는 않다. 혈관을 넓혀 혈압을 낮추는 칼슘채널 차단제에만 해당하는 말이다. 자몽주스를 함께 먹으면 약효가 예상보다 강해지는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혈관 수축을 막아 혈압을 조절하는 ‘ACE 저해제’ ‘칼륨보충 이뇨제는 신장에서 칼륨 배설을 억제해 체내 칼륨이 높아지므로 바나나·오렌지·푸른 잎 채소 등 칼륨이 풍부한 음식은 덜 먹는 게 좋다. 체내 칼륨이 지나치게 높아지면 고칼륨혈증이 유발될 수 있다.

 

<정리=고종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