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명상글

성철 스님의 법어 - 붉은 해가 높이 뜨니

풍월 사선암 2008. 10. 2. 00:29




       성철스님 법어

        


    ▣ 붉은 해가 높이 뜨니

      캄캄한 밤중에 붉은 해가 높이 떠서 우주를 밝게 비치니

      서있는 바위 좋아라고 덩실덩실 춤을 춥니다.

      펄펄 끓는 용광로에 차디찬 맑은 물이

      넘쳐 흘러서 천지에 가득차니

      마른나무 꽃이 피어 울긋 불긋 자랑합니다.


      노담과 공자는 손을 잡고

      석가와 예수 발을 맞추어

      뒷동산과 앞뜰에서 태평가를 합창하니

      성인 악마 사라지고 천당 지옥 흔적조차 없습니다.


      장엄한 법당에는 아멘소리 진동하고

      화려한 교회에는 염불소리 요란하니

      검다 희다 시비싸움 꿈속의 꿈입니다.


      길게 뻣친 만리장성은 거품위의 장난이요,

      웅대한 천하통일은 어린이의 희롱이니

      나 잘났다고 정신없이 날뛰는 사람들이여,

      칼날위의 춤을 멈추소서.


      일체의 본 모습은 유무를 초월하고

      유무를 포함하여 물심이 융화하며 피아가 상통합니다.

      설사 허공이 무너지고 대해가 다 말라도

      항상 변함없이 안전하고 자유롭습니다.


      끊임 없는 욕심에 눈이 가리워

      항상 빛나는 본모습을 보지 못하고

      암흑세계를 헤메며 엎치락 뒷치락

      참담한 비극이 계속되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노릇입니다.


      욕심에 가려져 있는 본 모습은

      먼지가 덮여 있는 구슬과 같아서

      먼지가 아무리 쌓여도 구슬은 변함없으니

      먼지만 닦아내면 본래 깨끗하고

      아름다운 구슬은 천추만고에 찬란하게 빛이납니다.

       

      허망한 꿈속의 욕심을 용감하게 버리고

      영원한 진리인 본 모습을 빨리 봅시다.


      눈부신 광명과 끊임없는 환호소리는

      산천을 뒤 흔들고 있습니다.


      높은 하늘에 반짝이는 별들을 벗 삼아서

      항금병의 감로수를

      백옥잔에 가득부어 마시고 또 마시며

      함께 같이 찬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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