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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그것이 궁금하다

풍월 사선암 2008. 9. 3. 10:19

물만 마셔도 살이 찌나? 생수와 끓인 물 차이는?

물, 그것이 궁금하다

 

물만 마셔도 살 찐다?

아니다. 물은 열량이 0㎉로 살이 찌는 것과 상관이 없다. 물을 많이 마시면 일시적으로 체중이 늘 수는 있지만, 이뇨 작용이 함께 일어나 금방 정상으로 회복된다. 짜게 먹으면 물을 많이 마시게 되는데, 이렇게 마신 물은 소변으로 배설되지 않고 한동안 몸에 남아 있으므로 부종이 생긴다. 그러면 살이 쪄 보일 수 있으나, 이것이 살로 변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예외적인 경우로 심장이나 신장에 이상이 있는 사람은 체내 수분이 축적돼 체중이 증가할 수 있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도 스트레스 호르몬의 증가로 인해 수분 배설이 잘 안될 수 있다.


수돗물, 생수, 끓인 물은 차이가 있나?

찬물과 끓인 물의 차이는 물 분자의 활동성과 용존 산소량. 끓인 물은 분자의 활동이 활발해지는 반면 용존 산소량은 감소한다. 끓인 물은 분자의 활동성이 높아 흡수가 잘 되지만 산소는 찬물보다 적다. 강남베스트클리닉 이승남 원장은 "자연 상태의 찬물을 먹는 게 가장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생수와 끓였다가 식힌 물의 성분은 큰 차이가 없다. 물을 끓일 때 산소가 줄어들지만 물을 식히는 과정에서 산소가 일부 흡수된다. 또 미네랄 함량은 끓이기 전후에 차이가 없다. 수돗물을 끓이면 염소와 기타 오염 물질 등이 제거된다. 끓일 때 보리차를 넣으면 보리의 흡착성 때문에 오염물질 제거 효율이 10~20% 증가한다. 전문가들은 11~15℃의 물이 몸에 잘 흡수되고 맛도 좋다고 말한다. 이승남 원장은 "너무 차거나 따뜻한 물은 오히려 흡수를 더디게 하므로 약간 시원한 물이 흡수가 가장 빠르다"고 말했다. 

 

물, 언제 어떻게 마셔야 하나?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송미연 교수는 "벌컥벌컥 한번에 물을 많이 마시기보다 홀짝홀짝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한꺼번에 많이 마시면 흡수율이 떨어지므로 씹어먹듯이 천천히 마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것이 습관이 되면 더 많은 물을 마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침에 일어난 뒤 마시는 물 한 잔이 보약이라는 말도 있다. 아침에 물을 마시면 밤새 몸에 쌓인 노폐물 배설이 촉진되고, 혈액순환이 좋아지고 신장의 부담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변비 예방효과도 기대된다.


잠들기 30분 전 물을 마시면 숙면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도 있다. 잠자기 전에 물을 마시면 수면 중에 땀 등으로 생기는 수분 손실에 대비할 수 있다. 다만 너무 많이 마시면 오히려 잦은 소변 때문에 수면에 지장을 받을 수 있다.

 

산소가 많은 물이 좋은가?

물에도 산소가 많이 든 것이 좋다는 속설을 배경으로 산소를 고농도로 주입한 물(산소수)까지 팔리고 있다. 산소가 많이 든 물이 건강에도 정말 좋을까? 용존 산소량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송미연 교수는 "마시는 물의 용존산소량은 10ppm 이상이 좋다"고 말했다. 일반적인 물의 용존 산소량은 5ppm이지만 그 이상 산소가 녹아 있는 물이 더 좋다는 것이다. 하지만 서울아산병원 내과 이은주 교수는 "물병 뚜껑을 여는 순간 산소는 대부분 날아간다. 위를 통해 많은 양의 산소가 흡수됐다고 해도 혈중 산소 분압은 일정하므로 물속에 산소가 많은 물이 더 좋다는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미네랄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이승남 원장은 "미네랄이 많이 든 물을 굳이 마실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물 속 칼슘 성분의 경우 잘 용해되지 않는탄산염으로 이루어져 있어 물로 마신다고 해도 흡수율과 이용률이 매우 낮기 때문에 미네랄이 아무리 많이 든 물이라고 해도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미네랄이 많이 든 해조류 등 식품을 섭취하면 충분하며, 다만 어린이 등 해조류를 싫어하거나 자주 섭취하지 못하는 성인은 해양 심층수를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이 원장은 말했다.


반면 송미연 교수는 "인체에 유익한 미네랄이 L당 100mg 정도 들어 있는 물을 마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미네랄이 함유된 물을 통해 필요한 미네랄의 10~30%는 충족할 수 있으므로 미네랄이 많이 함유된 물일수록 좋다는 주장도 있다.


수돗물, 그냥 마시려면?

서울시가 수돗물로 만든 생수 '아리수'를 홍보하기 위해 아리수 페스티벌을 여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수돗물을 그냥 마시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수돗물은 원래 식수로 철저하게 관리되므로 박테리아나 바이러스, 곰팡이 균 등은 없다. 따라서 그냥 마실 수 있으나 거부감이 느껴지는 이유는 소독약인 염소 냄새 때문이다. 또 낡은 수도관과 물탱크를 지나면서 오염될 가능성도 있다.


이승남 원장은 "수돗물을 식수를 이용하려면 처음 3분 동안 받은 물은 설거지나 세탁용으로 쓰고 그 이후에 나오는 물이 좋다"고 했다. 정수기를 사용하면 불순물 등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으나, 여의치 않을 때는 숯을 사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수돗물에 숯을 조금 넣고 하루가 지나면 숯이 불순물을 흡착하며, 숯의 미네랄 성분이 녹아 물을 알칼리 성으로 바꾼다.


수돗물을 끓일 때는 물이 끓기 시작한 후 바로 불을 끄지 말고 뚜껑을 연 채로 약 5분쯤 더 끓이면 염소를 확실히 제거할 수 있다. 보리차나 결명자차, 옥수수차를 넣고 끓이면 물속 중금속을 더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


물로 다이어트 할 수 있나?

식사 전에 적당한 양의 물을 마시면 다이어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식전 30분쯤 물을 마시면 포만감이 생겨 상대적으로 밥을 적게 먹게 되고, 체내 수분이 많아져 대사가 잘 일어나기 때문이다. 아주대병원 가정의학과 주남석 교수는 "비만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들에게 식사 전에 물을 두 컵 정도 마시라고 권한다"고 말했다.

 

송미연 교수는 "물 다이어트 효과를 거두려면 식전이나 공복에 2L 정도의 물을 8회에 나눠 마시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한 컵, 그리고 아침식사 때 한 컵을 마신다. 이어 간단한 체조와 함께 한 컵을 마시고, 점심 식사 때에도 한 컵을 마시면 식욕 억제에 도움이 된다. 오후에 나머지 두 컵과 저녁식사 전후에 세 컵의 물을 마시라고 송 교수는 말했다.


산성수-알칼리수, 건강과 관련 있나?

기능성 음용수로 잘 알려진 알칼리 환원수가 면역력을 증강시키고 암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2004년 발표된 적이 있다. 연세대 원주의대 생화학교실 김현원 교수팀은 "미네랄의 조합을 이용해 만든 알칼리 환원수가 동물실험 결과 항암, 암전이 억제효과, 항산화 효과, 면역기능 강화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알칼리 환원수를 마신 쥐와 마시지 않은 쥐의 종양 크기를 비교한 결과, 알칼리 환원수를 마신 쥐의 종양이 자란 속도가 다른 쥐보다 현저하게 느렸고 생존율도 높았다"고 말했다. 그는 "당뇨병이 있는 쥐에게 알칼리 환원수를 마시게 하자 혈당치가 떨어졌고 총 콜레스테롤의 양과 몸에 해로운 중성지방도 현저하게 감소했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내과 송인성 교수도 알칼리수가 변비의 치료와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승남 원장은 "일본 후생성에 따르면 알칼리수는 위산 과다와 위염 등에 좋으며, 특히 대장의 유산균을 유지시키거나 증가시키는데 도움을 줘 변비 치료와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하지만 알칼리수에 노화와 질병, 암의 원인이 되는 활성산소를 없애는 활성 수소가 풍부하게 들어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뚜렷한 연구결과는 아직 많지 않다.


운동할 때는 갈증 나타나기 전에 마셔라

운동 전·중·후에 모두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운동 2시간 전에는 작은 페트병 1개 정도(500~600mL)의 물을 마신 뒤, 운동 15분 전에 다시 한번 500mL 가량의 물을 마시면 좋다. 이승남 원장은 "운동 전에 물을 마시면 위가 출렁거려서 불편하다고 물을 피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수분이 부족한 상태에서 운동 중 많은 양의 땀을 흘리면 혈액이 끈끈해져 혈전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운동 중에는 갈증이 생기기 전에 물을 마셔야 한다. 갈증은 체내 수분량의 1~2% 정도가 손실된 이후에 나타나는 생리적 신호. 수분 부족 전에 보충해주는 것이 좋다.

 

2008,09,03 / 정시욱, 홍유미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