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명상글

"아들아, 왕 되려면…" 스페인 국왕의 잠언

풍월 사선암 2008. 3. 29. 09:52

 

    "아들아, 왕 되려면…" 스페인 국왕의 잠언


 교훈 담은 편지 공개돼

"피곤할 때도 활기차게, 관심 없어도 경청을 언행 삼가고… 언론에게 존중받도록 해라"


"아들아! (오늘날엔) 왕세자라는 태생적 신분만으론 왕이 될 수 없다.

 매일의 언행(言行)으로 왕의 자리를 획득해가야 한다."


 

스페인의 후안 카를로스(Carlos·70) 국왕이 아들 펠리페(Felipe·40) 왕세자에게 군왕(君王)의 덕목을 가르친 개인 편지들이 공개됐다고 영국의 일간지 텔레그래프가 28일 보도했다. 현대 국가의 왕이 왕세자에게 주는 교훈과 처세술을 담은 총 10장의 편지들은 카를로스 국왕이 1984~1985년 사이에 아들에게 보낸 것들이다. 펠리페 왕세자는 당시 캐나다 온타리오 주의 레이크필드 칼리지 스쿨에 다니고 있었다.


카를로스 국왕은 아들에게 '친절하고 매력적이며 유익한 왕'이 되기 위해 "피곤할 때에도 활기차 보여야 하며, 마음에서 우러나지 않을 때도 친절해야 한다. 관심이 없더라도 경청(敬聽)해야 하며, 수고스럽더라도 남에게 도움을 주라"고 충고했다.

 

▲ 스페인의 후안 카를로스 국왕(왼쪽)과 소피아 왕비가 펠리페 왕세자를 보며

흐뭇한 웃음을 짓고 있다./텔레그래프스페인

 

왕가에서만 알고 있던 이 편지의 내용은 스페인의 언론인인 호세 가르시아 아바드(Abad)가 이번 주에 출판한 '왕세자와 왕(El Principe y el Rey)'에 소개하면서 알려졌다고 독일 DPA통신이 27일 보도했다.


카를로스 국왕은 1975년 독재자 프랑코가 사망한 뒤 왕위에 오를 당시를 회고하며, 아들에게 "푸대접과 경멸, 몰이해와 괴롭힘을 참아내야 했다"고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독재자의 꼭두각시 취급을 받던 카를로스 국왕은 1981년 군부 쿠데타에 반대한 뒤에야 국민적 지지를 얻었다.


카를로스 국왕은 "왕은 (남의 말을) 많이 들어야 하며, 말을 할 땐 균형 있게 말해야 한다"며 "공적인 자리에선 말을 많이 하되 신중해야 하며, 확언을 해선 안 된다"고 처세술의 비결을 가르쳤다.


현대 왕실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인 언론과의 관계에 대해 국왕은 "우리 모두 어느 정도는 언론의 노예와 같다. 언론은 개인이나 기관을 끌어올릴 수도, 만신창이로 만들 수도 있다"며 "언론은 존중 받아야 한다. 동시에 언론이 너를 존중하도록 만들라"고 썼다. 카를로스 국왕은 해외에서 공부하는 어린 아들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 편지 끝을 종종 "너를 사랑하며 그리워하고 있다. 아버지가"라는 문구로 맺었다고 DPA는 전했다.


최현묵 기자 seanch@chosun.com / 입력:2008.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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