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좋은글

하얀 목련

풍월 사선암 2008. 3. 28. 23:30

 

 

하얀 목련


고고한 자태

천 년을 살아온 학이 되어

여린 가지 끝에 앉아

긴 세월을 읽는다.

봄이란 계절의 겉옷을 걸쳤다

그 안엔

겨울을 입었다

보송보송한 털 속에


꿈으로, 바램으로

천 년을 버티다가

파란 하늘 배경으로

긴 날게 퍼덕이는

한 떨기 그리움으로

온 삶을 훈훈하게 감싸줄

사랑으로


천년 후에도 찾아오리라

천상의 빛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