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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질예방, 화장실서 신문 보지마세요

풍월 사선암 2008. 3. 1. 23:44

치질예방, 화장실서 신문 보지마세요


[머니투데이 이기형기자][2년 연속 입원최다 질환 국민병 '치질']


치질 환자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간한 건강보험통계연보에 따르면 2006년 한해동안 치질로 입원한 환자는 21만4500명. 2005년에 이어 2년 연속 입원 다빈도 질환 1위를 기록했다. 수치상으로는 2000년 12만명에서 2배가량 늘었다. 이제 치질은 '국민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흔한 질병이 됐다.


대장항문전문 한솔병원 이동근 원장은 치질환자의 급증과 관련, "바쁜 현대인의 생활습관이 발병을 부추긴 탓도 있지만, 치질 수술의 발달과도 관련이 있다"며 "과거의 치질 수술은 많은 통증을 감수해야 했지만, 최근에는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른 수술기법이 개발돼 환자들이 치질을 적극적으로 치료하고자 하는 인식이 확산됐다"고 했다. 

 

◇ 잘못된 생활습관과 변비, 치질 유발

치질은 크게 항문벽에 혹이 생기는 치핵, 항문이 찢어지는 치열, 항문 부위에 고름이 잡히는 치루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중 가장 흔한 것이 치핵이며, 전체 치질의 60~70%를 차지한다.


치질의 가장 큰 원인은 잘못된 생활습관과 변비다. 화장실에 오래 앉아서 신문을 보거나 차고 딱딱한 바닥에 오래 앉아 있는 것, 장기간 앉아서 진행하는 업무 등은 항문 주위 혈관을 팽창시켜 치핵을 유발한다. 또 섬유질이 적고 동물성 단백질이 많은 서구형 식단은 변비를 악화시켜 배변 시 항문에 상처를 입히기 때문에 치질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때문에 치질을 미리 예방하려면 화장실 이용습관이나 항문에 유해한 생활습관을 고치고, 변비를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평소 항문에 대해 관심을 갖고 마찰과 자극을 피하며, 따뜻한 물로 자주 씻고 1일 1회 용변과 좌욕을 한다면 최선의 예방법이 될 수 있다.


◇ 치질, 진행 정도에 따라 치료법도 달라

치질은 증상에 따라 1~4기로 구분된다. 배변 시 출혈이 있는 것이 1기, 배변 시 치핵이 약간 돌출되었다가 자연스럽게 들어가는 상태가 2기, 돌출된 치핵을 손으로 밀어 넣어야 들어가는 시기가 3기, 손으로 밀어도 들어가지 않거나 다시 나오는 상태가 4기이다. 이 때 치핵이 항문 밖으로 심하게 밀려나와 들어가지 않는 상태를 탈항이라 부른다.


치질은 반드시 수술로 치료해야 한다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사실상 치핵의 80%는 수술하지 않고 치료할 수 있다. 1~2기 정도라면 병원을 가지 않고 자가치료도 가능하다. 하루에 한 번씩 변을 보는 연습을 하고 식이섬유와 물을 충분히 섭취하는 식습관을 기르도록 한다. 항문을 항상 청결하게 유지하고 좌욕을 하는 방법도 병행한다. 섭씨 40도 정도의 따뜻한 물에서 15분 정도 좌욕을 하면 항문 주변의 혈액순환을 도와 치질을 치료하는 역할을 한다. 치질 예방 차원에서는 하루 1회로 충분하지만, 치질이 심할 때는 3~4회 정도 하는 것이 좋다.


치질이 심해져 고통이 심할 때는 반드시 전문의의 치료가 필요하다. 대장항문외과에서는 증상에 따라 약물치료부터 수술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치료한다. 3기 이상 진행된 치핵, 탈항, 치루, 만성치열일 때는 환부를 절제하는 수술이 필요한데, 특히 치루와 탈항은 저절로 낫는 법이 거의 없기 때문에 가급적 수술로 제거해 주는 것이 좋다.


◇ 수술만큼 중요한 수술 후 관리

치질 수술 후에는 적어도 3일 정도 입원해 병원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항문은 워낙 예민한 기관이기 때문에 통증 관리가 중요한데, 병원에 있으면 경과에 따라 적절한 처방을 받거나 갑작스런 출혈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수 있다.


최근에는 팔이나 손등의 정맥을 통해 일정량의 약물을 주입하는 자가 통증 조절장치인 무통기를 사용해 치질 수술 후 통증이 매우 적은 편이다. 그러나 항문은 구조상 통증을 느끼기 쉬운 부위이므로 수술 후에는 추가적인 통증 완화 조치를 취하는 게 좋다. 허리에 베개를 괴는 등 항문부위를 높게 해 주고, 온습포나 전기방석으로 따뜻하게 해주면 통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수술 다음날부터는 식사가 가능하다. 이때는 식사량을 충분히 해 배변량을 늘리는 것이 좋다. 변의 양이 적으면 굳어져서 배변 때 더욱 힘들기 때문. 하루 3~4회, 1회 5~10분 정도로 좌욕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좌욕을 하면 오물이 씻기고 혈액순환이 잘 돼 환부가 빨리 아문다. 수술 후 이틀째가 되면 대부분 변의를 느끼는데, 5분쯤 시도해도 나오지 않으면 더 이상 무리하지 말고 관장을 해 통증을 덜어 준다. 하지만 3일째가 되면 수술상처가 거의 아물기 때문에 스스로 배변하도록 해야 한다. 이 때 별다른 문제없이 배변하면 퇴원이 가능하다.


퇴원 후에도 상처가 완전히 나은 것이 아니므로 조심해야 한다. 매일 일정한 시간에 배변을 하고, 변을 볼 때는 5분 내로 끝낸다. 밥은 백미보다는 현미나 잡곡으로 하고, 채소가 풍부한 식단으로 섬유질 섭취를 늘려 변비를 예방한다. 산책, 조깅, 테니스 등 전신 운동이 효과적이며 하루 10분씩 2회 정도 복부 마사지를 해주는 것도 좋다. 오래 서 있거나 앉아있어야 할 때는 자주 자세를 바꿔주고, 음주나 장시간 여행은 수술 후 2주간 피한다.


이동근 원장은 "의술의 발달로 동일 치질의 재발률은 낮아졌지만 습관이 개선되지 않으면 새로운 치질이 계속해서 생길 수 있다"며 "퇴원 후 1~2주 간격으로 3~4회 정도 통원치료를 통해 상처가 잘 낫고 있는지 검진하고 잘못된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등 수술 후 관리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치질예방 7계명

            1. 매일 1회, 일정한 시간에 화장실에 간다.

            2. 변기에 10분 이상 앉아 있지 않는다.

            3. 배변 후 항문을 청결하게 한다.

            4. 외출 후 따뜻한 물로 5~10분간 좌욕한다.

            5. 충분한 물과 식이섬유 섭취로 변비와 설사를 줄인다.

            6. 앉아서 일하는 사람은 수시로 자세를 바꿔준다.

            7. 술을 삼간다.


            <도움말 : 대장항문 전문 한솔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