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좋은글

이런 삶은 어떨까요?

풍월 사선암 2008. 2. 18. 19:31

 

이런 삶은 어떨까요?  


뜨거운 사랑은 아니라도 아내가 끓이고 있는

된장찌개 냄새를 좋아하고

간혹 그릇이 달그락거리는 소리도

아름답게 들리는 삶은 어떨까요.

 

간혹 다투기도 하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마주 앉아 서로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함께 있는 자체를 감사하는 삶은 어떨까요.

 

날마다 날마다는 아니지만

생일날 한번 속옷을 내놓으면

마냥 기뻐하여 다음 생일 때 까지는

선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삶은 어떨까요.

 

이사 갈 것 같지는 않지만

간혹 '우리 시골집으로 이사 갈까'하면서

온 가족이 모여 앉아 새로운 보금자리를

꿈꿔 보는 삶은 어떨까요.

 

복권이 당첨되어 형편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씩 아끼고 모아

작은 오디오라도 장만하여 그 소리에

일년동안 감탄하는 삶은 어떨까요.

 

종일 햇볕이 드는 건 아니지만

한 낮에 잠시라도 햇볕이 들면

'아! 햇볕이 참 좋다'하며 창문을 열고

이부자리 말리며 행복해 하는 삶은 어떨까요.

 

전화 통화를 다 듣는 건 아니지만

옆에 있다 간간이 들리는 말을 듣고

누군지를 물어보고 무슨 일인지 알아보고

함께 기뻐하고 같이 걱정하는 삶은 어떨까요.

 

먼 나라 찾아가는 여행은 아니지만

귤 네개, 커피 두잔, 물 한병 배낭에 넣고

가까운 산에라도 올랐다 내려오면서

'욕심 버리고 살아야 한다'고

다짐해 보는 삶은 어떨까요.

 

-좋은 글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