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유모어

국수와 국시

풍월 사선암 2007. 12. 2. 13:50

     

 

     두 사람이 말다툼을 하고 있었습니다. 한 사람은 경상도 사람이었습니다.

     말싸움의 동기는 지극히 간단한 것이었습니다.

     배가 고프니 점심을 먹으러 가자고 한 사람이 제안한 것이 발단이 되었습니다.

 

    ‘국시’라는 경상도 사람의 말에 ‘국수’라고 다른 사람이 이의를 걸었기 때문입니다.

     서로의 주장이 강해 결말이 나지가 않았습니다.

     그래서 두 사람은 그들이 존경하는 학교 선생님을 찾아가 물었습니다.

 

      

     그 선생님은 두 사람의 이야기를 다 듣고 난 뒤에 말했습니다.

     “‘국수’와 ‘국시’는 재료가 다르니까 두 사람이 서로 다른 음식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두 사람 말이 다 맞다.” 하고 대답했습니다.

     두 사람은 “그렇지 않다.” 고 의의를 걸면서 그러면 재료가 어떻게 다르냐고 따져 물었습니다.

 

     그 선생님은 ‘어험’ 하고 한번 헛기침을 한 후 점잖게 말했습니다.
     “국수는 ‘밀가루’로 만들고, 국시는 ‘밀가리’로 만들지.”
     두 사람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되물었습니다.
     “그러면 ‘밀가루’와 ‘밀가리’는 어떻게 다르지요?”

 

     다시 한 번 헛기침을 한 후 그 선생님은 말했습니다.
     “밀가루는 ‘봉투’에 들어 있는 것이고, 밀가리는 ‘봉다리’에 들어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전혀 다르지.” 두 사람은 다시 되물었습니다.

 

     “그러면 ‘봉투’와 ‘봉다리’는 어떻게 다르지요?”

     선생님은 다시 한 번 크게 헛기침을 하고 난 뒤에 더욱 위엄 있게 대답했습니다.
     “‘봉투’는 기계로 찍어 만든 것이고, ‘봉다리’는 손으로 붙여서 만든 것이니까 서로 다르지.”

 

     그제야 두 사람은 알겠다는 듯 뒷머리를 거적이며 넙죽이 절을 하고 물러 나왔습니다.

     결국 두 사람은 같은 음식을 두고 한 사람은 ‘국수’를 먹고 다른 한 사람은 ‘국시’를 먹었습니다.

     물론 두 사람이 먹은 음식은 맛도 다를 것입니다.

 

     우리의 다툼은 실은 별 것이 아닐 때가 많습니다.

     그것을 어떻게 표현하고 설명하든 동일한 것인데도 서로 핏대를 올리며 남을 이해하려 들지

     않습니다.

     이름이 같다고 동일한 것이 아니고, 이름이 다르다 해서 모두 달라야 할 필요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남을 이해하고 배려해 주는 마음가짐입니다.

     우리가 하는 일들은 그 역활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 같지 않기 마련입니다.

     다양함은 다툼의 원인이 되지 않아야 하며, 오히려 조화를 이루는 노력을 필요로 할 뿐입니다.

     다양한 색깔들이 조화를 이루어 무지개는 찬란하게 빛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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