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명상글

말의 빛 - 이해인

풍월 사선암 2007. 11. 7. 10:06

 
 

말의 빛 - 이해인


쓰면 쓸수록 정드는 오래 된 말

닦을수록 빛을 내며 자라는 고운 우리 말


‘사랑합니다’ 라는 말은 억지 부리지 않아도

하늘에 절로 피는 노을 빛

나를 내어주려고 내가 타오르는 빛


‘고맙습니다’ 라는 말은 언제나 부담 없는

청청한 소나무 빛

나를 키우려고 내가 싱그러워지는 빛


‘용서하세요’ 라는 말은 부끄러워 스러지는


겸허한 반딧불 빛

나를 비우려고 내가 작아지는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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