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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쐬주 한잔 어때요

풍월 사선암 2007. 10. 21. 20:21

 

캬!~ 쐬주

21도의 행복, 360㎖의 눈물. 흔히 ‘쐬주’라고 부릅니다. 대개는 마시고 난 뒤 ‘캬’ 소리를 내죠. 한국인에게 있어서 소주는 그냥 일상입니다. 기분이 좋아도 마시고 기분이 나빠도 마십니다. 비가 와서 마시고 눈이 와도 마십니다. 노릇노릇 익는 삼겹살에 소주가 빠지면 안되고, 잘 익은 파김치만 있어도 소주를 찾습니다. 오늘 만난 사람도 소주 한잔이면 금세 친구가 됩니다.

 

이 나라 민심을 알려면 소주판매량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대통령의 탄핵과 무효선언이 있던 날 소주는 더 팔려 나갔습니다. 이 나라 민초들이 ‘소주의 힘’으로 격정을 토로하는 현장이야말로 민심의 현주소니까요. 경제도 그 속에 있답니다. 살기가 어려워지면서 이땅의 아버지들은 소주를 덜 찾습니다. 퇴근 뒤 ‘한잔 소주’ 생각이 간절해도 아이들 학원비가 없다며 하소연하던 아내 말 때문에 터덜 터덜 집으로 갑니다. 자살을 결심한 사람들 곁을 지키는 눈물겨운 소주도 있습니다.

 

흔들릴 때마다 한잔씩, 우리는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과음 때문에 쓰린 속을 해장 소주로 달래면서, 늘어난 뱃살을 걱정하면서도 소주가 있어 행복 했습니다. 아내의 바가지와 직장 상사의 꾸지람, 의사의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헤어지지 못하는 우리들의 애인입니다. 감히, 소주가 없는 세상을 꿈꿔봅니다. ‘소주가 종교’ 인 사람들이 소주 없이도 행복해질 그날을 그려봅니다. 그런 세상이 과연 올까요.

 

오늘 저녁 소주 한잔 어떠신지요? 요 근처에 제주 똥돼지 삽겹살이 맛있는 집이 있거든요.

  

알쏭달쏭한 소주 궁금증 풀이

소주는 친근해서 웬만한 정보는 다 알고 있는 듯하지만 모르는 부분도 꽤 된다. 소주에 대한 알쏭달쏭한 궁금증을 풀어보자.


▲소주에 고춧가루를 타서 마시면 감기가 낫는다?

고춧가루나 소주는 몸에 땀을 내게 해 일시적으로 체온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감기를 낫게 한다는 건 낭설. 오히려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는 근거 없는 처방이다. 차라리 소주 대신 콩나물국에 고춧가루를 타먹는 게 훨씬 낫다.


▲희석식 소주는 화학주다?

법적으로 화학반응을 통해 술을 만들 수 없게 되어 있다. 곡물, 누룩 등의 효모를 통해 발효시킨 알코올만을 소주 원료로 사용할 수 있다. 화학주라는 말은 희석식이란 단어의 어감 때문에 생긴 오해이다.


▲소주에도 영양이 있다?

거의 없다. 단지, ‘열량’만 있을 뿐이다. 알코올 1g당 7kcal쯤 된다. 21도 소주를 기준으로 한잔(50㎖)을 마시면 70kcal 정도의 열량을 섭취하는 셈이다.


▲소주에도 유통기한이 있다?

막걸리·맥주·와인과 같은 발효주는 기간이 오래되면 술이 변질되거나 상할 우려가 있어 유통기한을 정하고 있다. 그러나 소주나 위스키처럼 도수가 높은 증류주는 변질의 우려가 거의 없다. 소주병에 유통기한이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소주를 물과 함께 마시면 더 취한다?

정반대다. 소주의 주성분인 에틸알코올이 위와 장에서 흡수되는 정도에 따라 취기가 오른다. 물을 마시면 알코올 농도가 낮아져 당연히 취기가 덜해진다. 또 물을 많이 마시면 화장실을 자주 가게 돼 알코올이 배출되는 효과도 있다. 하지만 물을 많이 마시면 위에 부담이 되므로 조금씩, 천천히 마셔야 한다.


▲소주는 밑바닥을 친 후에 따야 한다?

1980년대 이전에는 소주뚜껑으로 코르크를 사용했다. 이로 인해 코르크 찌꺼기를 위로 모으는 방법의 하나로 소주 밑을 쳐서 따는 습관이 생겨났다. 요즘 소주에는 코르크를 사용하지 않아 이런 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다.


▲소주와 탄산음료를 섞어 마시면 좋다?

그렇지 않다. 콜라·사이다 등 탄산수는 위의 점막을 자극시킨다. 이 때 탄산수에 섞인 알코올 흡수속도도 빨라진다. 즉, 취하는 속도도 빨라진다. 좋을 게 없다.


▲소주가 산화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보통 몸무게가 60㎏인 사람이 소주 1병(360을 마셨을 때 산화되는 데는 15시간이 걸린다. 간은 72시간이 지나야 정상으로 회복된다. 따라서 3~4일 간격으로 술을 마셔야 간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얼마를 마셔야 음주운전에 걸리나?

음주운전의 판가름이 되는 기준은 혈중알코올농도 0.05%이다. 개인의 체질·음주방법·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성인 남자가 소주 2잔 정도 마셨을 때 나오는 수치다. 맥주와 양주를 각 1.5잔 마셨을 때와 같다. 이 상태에서 적발되면 불구속 처리와 함께 3개월이상의 면허정지처분이 내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