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그대로의 당신
詩. 김은영 / 낭송. 고은하
보기만 해도 가슴이 일렁이고
옷깃을 스쳐도 두근거리고
밤새 잠 못 이룰 만큼 설레고
온통 그대 그림자로 방안을 가득
채워야 잠이 들었던
작은 가슴속에 사랑,
아직도 당신 가슴속에 내가 있는 줄 알았더라면
차라리 만나지 말 것을 그랬습니다.
아픔을 움켜쥐며 내 앞에 다가왔을 때
불행이 당신의 몫인 줄 몰랐습니다.
그늘진 미소와 너털한 웃음으로
애써 감추려했던 사연들
차라리 당신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가슴이 아프지 않았을 겁니다.
첫 사랑 그대로 당신이었으면
다시는 그런 감칠맛 나는 사랑 못 할 거라고
그 사랑 앞에 고백 할 걸 그랬습니다.
순결하고 고귀한 솜사탕 같은 달콤함
수줍음이 많은 이조시대 여인 같은 모습
나지막한 목소리로 그윽함을 풍겼던 그대
바람타고 날아온 비수를 찌르는 이혼 소식
결국 가정의 파멸이라는 엄청난 현실
나에게 무거운 짐만 얹어 놓고 떠난 당신 .
그러나 당신을 언제나 내 가슴에
첫 사랑 그 자체로만 간직하고 싶습니다.
성격도 몸도 마음도 탈색되어 버린
지금의 당신을 잊고
첫사랑 그대로의 당신을 가슴에 품겠습니다.
차라리 당신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걸 그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