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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 라이벌전](7) 남양유업 vs 매일유업

풍월 사선암 2007. 8. 2. 21:16

[新 라이벌전] (7) 남양유업 vs 매일유업


 

[서울신문]유제품 업계의 양대 산맥인 남양유업 홍원식(57) 회장과 매일유업 김정완(50) 사장의 미래를 위한 ‘변신’ 경쟁이 뜨겁다.

 

한 우물만 파던 창업 1세대의 한계를 넘어서 새로운 성장동력 찾기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두 회사는 사업영역, 자산규모,2세 경영 등 비슷한 점이 많다.10년 후에도 팽팽한 맞수로 남을지 아닐지를 결정할 두 최고경영자(CEO)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남양은 음료 강화-매일은 사업다각화


2000년대 초만 해도 분유는 두 회사 매출의 절반씩을 차지했다. 하지만 지금은 둘 다 매출비중이 20%가 안 된다. 저출산 경향으로 소비가 확 줄어든 탓이다.


남양유업은 음료부문의 강자로 간다는 큰 그림을 그렸다.2005년 4월 나온 ‘17차’는 월 평균 80억원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음료업계 ‘웰빙’ 돌풍의 주역이 됐다. 지난해 회사 매출 8000억원 돌파의 일등공신이다.‘술술 풀리는 아침’(숙취해소음료) 등 새로운 기능성 차음료의 출시도 이어지고 있다.5년내 음료업계 ‘빅3’를 노린다. 발효유의 전체 매출비중도 현재의 25%에서 30%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매일유업은 기존제품의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사업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외식사업본부를 만들고 인도식 레스토랑을 낸 데 이어 올해 점포를 5∼6개 신설한다. 치즈, 수입와인 등 계열사 제품을 두루 활용할 수 있어 시너지 효과가 높다는 설명이다. 외국 레스토랑 브랜드의 국내 도입도 검토 중이다. 임산부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건강기능식품과 아동복 등 ‘베이비 케어’ 시장에도 공들이고 있다. 국내 치즈시장 확대에 맞춰 2004년 세운 치즈 계열사 상하에 거는 기대도 크다.


●홍 회장 ‘꼼꼼한 투자형’vs김 사장 ‘과감한 개혁형’


남양유업은 홍두영(88) 명예회장이 1964년에 설립했다. 매일유업은 김복용(지난해 1월 타계) 회장이 69년 세운 한국낙농가공이 모태다. 현재의 홍 회장과 김 사장은 창업주의 아들이다.


자산규모, 매출 등 외형에서는 남양이 한 수 위다. 지난해 매출은 남양 8190억원, 매일 6886억원으로 1300억원가량 차이났다. 해외매출도 남양유업이 지난해 1500억원대로 매일유업보다 100억원가량 많았다. 주가는 16일 종가 기준 남양유업 90만 1000원(액면가 5000원), 매일유업은 3만 9600원(액면가 500원)으로 상당한 차이가 난다. 그러나 2005년 말 대비 상승률은 매일유업이 88%로 남양유업(57%)을 앞선다.


홍 회장은 연세대 경영학과 재학 시절부터 경영에 참여했다. 몇년 전 들었던 이야기도 수치까지 기억할 만큼 꼼꼼하다는 평이다.2003년 이후 대부분 업무를 전문경영인에게 일임한 상태이면서도 회사업무를 속속들이 꿰고 있는 이유다.


남양유업의 올 1·4분기 순익은 전년동기(116억원)의 절반도 안 되는 54억원이었다. 음료업계 경쟁이 격화되면서 마케팅 비용을 많이 썼기 때문이다. 남양측은 이를 놓고 시장주도를 위한 투자의 결과라고 말한다. 현재 1000억원을 들여 전남 나주에 새로운 유제품 공장도 짓고 있다.


김 사장은 과감한 개혁과 공격경영으로 주목받는다.87년 총무부장으로 입사해 97년 사장이 됐다. 최근 1년여동안 사업 다각화와 함께 수익이 나지 않는 제품을 대거 구조조정하고 주력제품 개발을 직접 주도했다.


자율복장제 실시, 외부인 출입제한 등 조직문화에도 변화의 바람을 몰고 왔다. 기업이미지(CI) 교체 작업도 직접 지휘 중이다. 이런 노력 덕에 2000년대 들어 해마다 100억∼200억원대 수준이던 순이익이 지난해 310억원으로 올라섰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