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유모어

꽃방! 세 놓습니다

풍월 사선암 2007. 2. 28. 19:22

 

 

남자들은 앓던 아내가 죽으면 화장실에 가서 씨익 웃으며 말한다고 하지 않던가! "자네는 새집 장만해서 좋겠네~그 집에서 영원히 행복하게 살게~"

 

하지만 아내를 보내면 홀가분 하고 자유로울것 같아도 어디 그런가

'홀아비는 이가 서말, 과부는 구슬이 서말'이라고 한다.

 

아내가 없으면 우선 의복이 하름해지고 어깨가 구부정해지고 먹는게

시원찮으니 당장  늙어보인다.


잔소리꾼 아내라도 곁에 있어야 때깔이 나는게 남편이다.

바람도 아내 있을때 피우는 것이지 아내가 없으면 여자들도 달라붙지 않는다. 행색 초라한 남자가 살자고 할까봐 아예 거들떠도 보지 않는다.

그래서 홀아비 재혼이 어려운가보다~


그런데 여자는 사정이 좀 다르다.

잔소리꾼 남편, 어디만 가려면 참견하는 남편, 젊어서 그렇게 기다릴때는

오지도 않던 남편이 나이들고 힘 없어지니 집으로만 들어온다.

젊어서는 무슨 취미생활이 그렇게 많은지 낚시를 간다 등산을 간다

하루도 집에 붙어있질 않고 싸 돌아다니던 남편이...


나이들어 바깥일 많아지고 친구 많아진 아내들 외출 하려면 들어와 밥달라고  떼쓰고 놀아 달라고 때쓰고 몸에 힘빠지니 양기가 입으로 올라 잔소리만 늘어놓는다.


예전 한 여인이 있었다.

 

그여인은 오직 남편에게 복종하고 순종하는것이 최상의 덕인줄 알고 사는

여인이었다.

 

그녀의 남편은 천하의 바람둥이로 온갖 여자들을 품었고,

그리고.. 급기야 소실을 들여놓고 여인의 속을 끓게 만들었다.


그녀는 늘 다짐했다.

 

'늙어서 보자...늙어서 보자'

그 여인의 남편이 병이 들었다. 소실도 도망갔고 

그렇게 돈 퍼주고 바람피던 여자들은 코빼기도 비치지 않았다.


하지만 그여인은 지극정성으로 남편을 간호했다.

때맞춰 약 먹이고 운동시키고..했지만 몇달을 앓다 그만 그남편은

숨을 거두고 말았다.

통곡을 하고 남편을 떠나보낸뒤 그 여인은 그제서야 배시시 웃었다.


하지만 남편의 묘가 마르기도 전에 딴 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밤마다 부채를 가지고 남편의 묘를 찾아갔다.

그리고는 떼가 마르도록 밤새 부채질을 해댔다.


몇날을 부채질해서 묘가 마르자

그녀는 거울을 자신의 아랫도리에 놓고 고민에 빠졌다.

이제 이방을 쓰던 주인이 떠나고 방이 비었으니 이방을 어떻게 할까?


프리미엄을 얹어 팔까.. 하다가 아무리 생각해도 잘 나갈것 같지 않았다.

요즘 새로 짓는 새방들이 얼마나 많은데 헌방을 프리미엄을 주고 들어올 사람 누가 있겠는가?


그럼 리모델링이라도 다시 해서 전세를 놀까 월세를 놀까...

예쁘게 꽃방을 만들어 새로운 인생을 만들려는 그녀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녀의 꽃방...새로운 주인을 위해 과감히 내걸었다.


"빈방 있습니다. 전세 월세 일세 가능... 좀 오래되긴 했지만

다양한 테크닉이 있고 능숙한 몸짓이 있고 따뜻한 아랫목이 있습니다.

가격 원하면 깎아도 드림... 꽃방주인 백"


전봇대 기둥에 꽃방 세놓는다는 표가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다.

대학로 주변...전봇대에 다닥다닥 붙은 하숙집 광고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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