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양식/시사,칼럼

정다빈이 미니홈피에 남긴 유서 형식의 글 전문

풍월 사선암 2007. 2. 10. 14:53

정다빈 자살

생전에 항상 해맑은 웃음을 전했던 고(故) 탤런트 정다빈(26 본명 정혜선)이 2월 10일 오전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고 세상과 영원한 작별을 고했다.

 

 

<故 정다빈 마지막 방송장면>

 

  

정다빈이 미니홈피에 남긴 유서 형식의  글 전문

 

하나님...정말 얼마만에 주님을 불러보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동안 얼마나 나태해져있었는지..얼마나 소망을 잃고 잊고 살아왔는지.. 얼마나 게으름을 피워왔는지..모르겠습니다.. 오늘..주님께서 저에게 갑자기 은혜를 주시고.. 컴퓨터 앞에서 이리저리 불만만 하고 있던 제게 갑자기.. 뜨거운 눈물이 흐르게 하시는지...차가운 가슴을 뜨겁게 하시는지... 주님의 뜻을 헤아리지 못하는 저는 지금도 너무 당황스럽습니다.. 주님 왜 저에게 이런 은혜를 주시는지..제가 감히 받아도 되는 건지.. 지금 이순간 주님은 저를 돌아보게 하시고이렇게 글을 쓰게 하십니다..

 

왜..그러시는지 알지 못하지만..좀전까지 뭉쳐있던 아픔과 슬픔들이 지금 녹아내립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지..아...지난날을 돌아보게 하시는 주님... 혹시 저를 기다리시는지..혹시 못난 제가 아직도 보고싶으신건지.. 혹시..저를 용서해주시는건지..혹시..저를 달래주시는건지 주님 안에서 은혜 받으며 찬양하며 기도하던 저를 상기시키시는주님.. 제가 그랬었네요..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감사하고..감사하고....그랬었네요...

 

주님...지금 저는 너무도 못돼지고 사나워지고..주님을 외면한 채..방황하고 있습니다.. 이런 저를 용서해주시는 주님이시군요.. 아마 주님께서 오늘 지독한 외로움에 괴로워하는 저의 신음소리를 들으신거겠죠..

 

아.........살아계신 주님이 제게 귀기울이시고 있다는 걸.... 못나고 못난 생각에 찌들어있는 제가 잠시..잊었었나봐요.. 주님 어찌 저를 사랑해주시는지..주님 어찌 저를 용서해주시는지.. 어찌 제게 평안을 주시는지..주님의 크시고 놀라운 사랑...이렇게 주시는군요.. 제가 원한다고 받을 수 있는 게 아니었어요..주님이 주시는 거였어요.. 이렇게...아.......저는 지금 많이 놀랐습니다...놀라고 있습니다...... 주님이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저를 안아주십니다........ 주님의 놀라우신..감히 상상도 못할 사랑...받고 있습니다...

 

자격없다고 생각하면서도 감사합니다....주님..제가 감히..주님을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나의 주님...주님만이 치유하실 수 있는 거였군요.. 애써 발버둥쳐도 아프기만 했었는데...주님만이 아시고 주님만이 고쳐주시는군요.. 감사해요 주님..다시 노력할게요..주님 손에 의지하며...행복해요.

오늘 저는 주님의 품을 느꼈으니까요..너무나 갑자기.. 이렇게...고백합니다... 살아계신 주님을.....아멘.

 

 

1996년 1월 가수 서지원이 유서를 남긴 채 약물과다복용으로 숨진 이후 같은 달 6일에는 가수 김광석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2005년 2월에는 영화배우 이은주, 2007년 1월에는 가수 유니, 그리고 2월에는 정다빈이 잇따라 비슷한 방식으로 숨진 채 발견되는 등 '베르테르 효과'를 연상케 하는 비극적 사건이 꼬리를 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