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생활/맛집,음식

술! 술! 술!

풍월 사선암 2007. 2. 8. 23:53

 

 

시세로는 술을 마시지 않는 인간으로 부터는 시세로는 술을 마시지 않는 인간으로부터는 사려분별을 기대하지 말라고 했다. 에우리피데스는 박카스에서 술이 없는 곳에 사랑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너 술이여, 네게 만일 적당한 이름이 없다면 우리는 너를 악마라 부를 것이다. 라고 세익스피어는 말했다. 알콜은 인간의 불을 끄고 그 동물에 불을 붙인다고 까뮤는 말했다. 브라암스는 암으로 죽으면서 임종 때 마지막 술 한 잔을 들이 키고 아 술맛이 좋군. 고마워 라고 했다. 법화경에는 사람이 술을 마시고 술이 술을 마시고 나중에는 술이 사람을 마신다고 했다.

 

 

술은 입으로 오고 사랑은 눈으로 오나니 우리가 늙어 죽기 전에 참이라 깨달을 것은 이것뿐이네 나는 입에다 잔을 들고 그대 바라보며 한숨을 짓네. 라고 예이츠는 노래했다.


막걸리는 위스키나 배갈처럼 독하지 않다. 투명하지도 않다. 뿌옇고 떫고 심심한 그 막걸리에는 한국인의 소박한 애환이, 김삿갓의 웃음 같은 것이 그대로 깃들여 있다. 텁텁한 막걸리의 술맛은 이 나라의 감상과, 사치하지 않은 낭만이다. 라고 이어령은 말했다.

 

 

이태백은 석 잔 술을 마시면 대도에 통하고 한 말 술을 마시면 자연과 합치된다. 나는 다만 취중의 흥취를 즐길 뿐이니 술 못 마시는 사람들에게 그 참맛을 일러줄 생각이 없다. 라고 노래하고 있다.


죽림칠현의 하나인 유영은 술을 무척 좋아했는데 하인에게 술 한 독과 괭이 한 자루를 지워 뒤를 따르게 하곤 마음이 드는 곳이 있으면 거기서 며칠을 술을 마셨다. 사람들이 괭이는 뭐냐고 물으니 마시다 죽으면 그 자리에 묻기 위해서라도 했다. 술을 그만 마시라는 친구에게 이렇게 야단을 쳤다. 한 잔 취하면 아무런 생각없이 도도한 즐거움이 있고 번화한 만물은 강 위에 떠 있는 잡초인데 나보고 절주하라고 충고하는 너희는 내 눈에는 조그만 벌레로 보인다. 

 

 

이외수는 취하면 삼박사일 합숙훈련에 들어가므로 이를 아는 친구들은 술 마시기를 꺼렸다. 강홍규는 명동 술집 은성의 폐업은 막걸리 시대의 끝을 의미한다고 했다. 공초는 한잔 한잔 또 한 잔 저 달을 마시자 오늘 해도 저물고 갈 길은 먼데 꿈 같은 나그네길 멀기도 허이라고 노래했다.


도연명은 만가시에서 오직 살아생전의 후회는 마냥 술을 마시지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용호는 노래했다. 이빠진 낡은 사발 그 수없이 닿은 입술에 나도 입술을 댄다. 여기 대대의 슬픈 노정이 집산(集散)하고 세월이여 소금보다 짜다는 인생을 안주하여 주막을 나서면 노을 비낀 길은 가없이 길고 가늘더라만 내 입술이 닿은 그런 사발에 누가 또한 닿으랴 이런 무렵에.

 

 

박재삼이 언젠가는 술을 잔뜩 먹고 여관에 들었다. 밤중에 오줌이 마려 화장실에 갔다가 그만 방을 잊었다. 박재삼은 큰 소리로 외쳤다. <내 방 내 놓아라>. 변영로의 일화에 이런것이 있다. 공초, 성재, 횡보, 수주 넷이 의기투합해 성균관 뒤 약수터에 올라 거나하게 술이 취했다. 마침 소나기가 와 옷이 흠뻑 젖자 이들은 거추장스러운 옷을 모두 찢어버리고 알몸으로 근처의 소를 타고 큰길까지 내려왔다.


이봉구는 명동전성시대를 말한다.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라는 노래는 1956년 명동의 한 빈대떡집에서 만들어졌다. 박인환이 가사를 쓰고 이진섭이 작곡을 하고 임만섭이 노래를 부르면서 막걸리를 마셔댔다.

 

 

천재 김관식은 육모정 문지방 위에 술주전자를 걸어 놓고 서경을 석 달만에 번역했다. 결국 나중에 그는 술 때문에 죽어 가는 주전자를 가리키며 너 때문에 내가 죽는다고 했다. 권덕규는 이사하려고 집을 판 돈으로 술을 다 마시고는 집보고 호령했다. 너 이놈 오늘까지는 내가 네 속에 살았지만 이젠 네가 내 속에서 살렸다. 천상병의 아내 목순옥은 아이가 있냐는 질문에 일곱 살난 아이가 있다고 했다. 막걸리 두 되면 수락산 기슭에서 제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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