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토니 스콧
출연 : 덴젤 워싱턴(더그 칼린), 발 킬머(프리즈와라), 폴라 패튼(클래어)
이 영화는 단순한 스토리를 데자뷰라는 설명하지 못할 현상을 접목시켜 만든 영화다. 7개의 위성을 통해... 4일 반나절전의 과거를 영상으로 조합한다. 기가 막힌 것은 그 대상이 어디든 될 수 있다는 것. 사건의 열쇠가 될만한 인물 ‘클리어’의 일상을 보며 하나씩 사건을 풀어 나간다. 아니, 풀어 나간다기 보다... 현재에 이미 일어나 버린, 4일 반나절 전에 아직 일어나지 않은 사건을 막으려 애쓰는 이야기다.
<줄거리>
"누가 말 좀 해봐. 그 여자 살아있는거야, 죽은거야?"
-영화 '데자뷰'중 더그 칼린-
누구나 그런 경험을 한번쯤 해봤을 것이다. 어떤 사람을 만났는데 왠지 예전부터 알던 사람 같다든지, 어떤 장소에 생전 처음 갔는데 그곳이 아주 낯이 익다든지 하는... 우리가 흔히 데자뷰라고 일컫는 이 현상이 만약, 단순한 착각이 아니라면 어떨까? 만약 과거로부터 온 어떤 경고라면?
제작 제리 브룩하이머, 감독 토니 스콧, 각본 빌 마실리, 테리 로시오의 새 영화<데자뷰>는 주류, 담배, 화기 단속국(ATF) 소속 수사관 더그 칼린 (덴젤 워싱턴 분)이 한 범죄를 수사하면서 겪는 미스테리한 사건을 그리고 있다.
때는 마디그라 축제일. 뉴올리언스의 한 부두에서 벌어진 폭파 테러 사건의 증거물을 확보하기위해 현장에 나간 더그는 지금껏 데자뷰라고 알려졌던 현상에 대한 놀라운 수수께끼를 알게 된다. 그는 테러로 희생된 수백명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범인과의, 그리고 시간과의 두뇌 싸움을 시작하게 된다.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는, 예측 불가능한 도박에 몸을 던진 것이다.
시공의 물리적 개념을 거슬러 과거로 돌아간 칼린은 수사 과정에서 범행의 피해자인 한 여인에게 강렬한 이끌림을 느낀다. 칼린이 온 미래의 시점에선 이미 죽은 피살자인 여인. 그러나 과거로 돌아간 시점에서 그녀는 부두 폭파 테러를 막을수 있는 열쇠를 쥐고 있는 당사자이다.
한가한 축제일, 미 남부 뉴올리언스 부두에서 대형 선박 폭파 사건이 일어난다. 민간인 사상자수가 엄청난 가운데 원인 조사를 나온 수사관 더그 칼린(덴젤 워싱턴)은 해안으로 떠밀려온 시신하나가 폭파 테러 이전에 죽은 것임을 알아낸다. 피살자를 테러 희생자로 위장시키려는 범인의 계획이 아닐까 짐작하고 칼린은 증거물 확보에 나선다.
테러 사건 공동 조사에 나선 FBI 요원 프리즈와라(발 킬머)는 칼린의 명민함을 믿고 극비 감시실로 데려간다. 그곳은 시간의 직선 축을 접어 사람이 나흘 전으로 돌아갈 수 있는 타임머신이 있는 곳이다.
미국의 스티븐 호킹이라 불리는 컬럼비아대 브라이언 그린 박사에 따르면 <데자뷰>의 설정은 언젠가 실현 가능해질지도 모르는 이야기다.
토니 스콧 감독의 말을 빌려 <데자뷰>는 거창한 “사이언스픽션(SF)은 아니고 사이언스팩트(Science Fact)” 정도에 불과한 가벼운 미래 예측에 관한 것이지만, 영화의 비주얼만큼은 그 SF적인 설정의 덕을 많이 보고 있다.
<데자뷰>에서 벌어지는 제일 중요한 대목은 4일이라는 시간차가 접히면서 두개의 시간대가 한 공간에 공존하게 되는 것인데, 예를 들면 이렇다. 나흘 전 이미지를 전시하는 대형 컴퓨터 스크린 안에 아름다운 피살자 클레어(폴라 패튼)가 있는데 그녀가 난데없이 스크린 밖 현재에서 쏜 빛에 반응한다든지, 마침내 시간의 벽을 뚫은 칼린이 현재의 공간과 나흘 전 공간을 동시에 경험하면서 도로를 주행한다든지 하는 것들이다.
언어로는 더이상 설명이 불가능한 이런 장면들이 토니 스콧의 민첩하고 감상적인 비주얼 안에서 스릴을 자아내기도 하고 로맨스의 꽃을 피워내기도 한다. 칼린이 시간 여행을 감행한 목적은 클레어의 죽음과 선박 폭파를 모두 막는 것. 한 인간은 과연 과거를 고치고 미래를 바꿀 수 있을까?
영화 속의 타임머신 전문가는 이렇게 말한다. “바꿀 수는 있겠지만 그건 아주 작은 변화에 불과해서 큰 흐름은 결코 바꾸지 못해.” 그러나 그것이 어느 개인의 인생, 나아가서 생명의 결과까지 바꿀 수 있는 변화라면 어떻게 될까?
영화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나,<데자뷰>의 이야기로부터 자연스레 제기되는 당위와 윤리의 질문들은 쉽게 사라질 것들이 아니다.
단,<에너미 오브 스테이트> 이후 8년만에 브룩하이머와 호흡을 맞춘 토니 스콧의 비주얼 테크닉은 여전히 눈길을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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