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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에 필요한 집은 강남에 세워라

풍월 사선암 2006. 11. 10. 16:50

강남에 필요한 집은 강남에 세워라

▲ 서울, 수도권 아파트값은 8.31 대책 직전 대비 두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사진은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 전경.

 

요즘 수도권 지역의 집값 상승으로 온 나라가 어수선 합니다. '부동산 버블 붕괴론'마저 나오고 있고, 이를 막기 위해서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부동산 가격이 왜 이렇게 치솟을까요? 그 이유는 부동산을 사려는 수요가 공급보다 많기 때문입니다. 모든 상품의 가격은 그 상품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됩니다. 부동산도 마찬가지입니다.


애초에 정부가 강남의 집값을 잡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러나 강남의 집값이 내리기는 커녕 폭등하다시피 올랐습니다. 왜 이런 결과가 왔을까요? 여러 가지 크고 작은 이유들이 있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강남지역의 주택 수요공급 상황이 달라 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강남 살려는 사람에게 경기도 신도시 지어줘봤자


부동산은 움직일 수 없다는 '부동성'의 특성이 있습니다. 부동산은 상품이 움직이지 못하므로 그 상품에 대한 수요·공급도 움직이지 못합니다. 물론 여기서의 수요는 투기적 가수요가 아닌 실수요를 말합니다.


강남주택에 대한 수요(실수요)는 강남을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강남의 초과수요를 해소하려면 강남에 공급을 늘려야지 다른 곳에 공급을 늘려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강남에 들어가 살려고 줄을 서 있는 사람에게 경기도 외곽지역에 신도시를 건설하고 거기 가서 살라고 하면 누가 가겠습니까?


얼마 전 정부는 신도시 개발계획을 발표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직후에 수도권지역의 주택가격이 폭등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신도시개발계획이 발표된 지역의 지가가 올라가고 그 지역에 투기가 발생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어느 지역이 새로 개발된다면 실수요뿐만 아니라 투기적 수요가 몰리게 되고, 그러면서 그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서울을 비롯한 다른 수도권지역의 집값마저 들썩이는 것은 왜 입니까? 바로 '움직이지 않는 실수요' 때문입니다. 실수요는 움직이지 않고 그 자리에 있는데 공급은 엉뚱한 곳에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개발지역은 가수요 때문에 초과수요, 여타 지역은 변함없는 실수요 때문에 초과수요, 그래서 모든 지역이 초과수요의 몸살을 앓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부동산 계획은 좁게, 더 좁게


주택의 수요·공급은 전체적인 총량으로 계산해서는 곤란합니다. 가령 우리나라의 가구수가 1천만 가구라고 할 때 전국적으로 주택이 1천만개 있으면 주택의 수요·공급이 균형을 이루는 것이 아닙니다. 그 안에서 지역적인 수급 불균형이 무수히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에 따른 많은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주택의 특성인 '부동성'때문에 주택의 수요·공급 상황은 지역적으로 세분화해서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지역적 세분화는 그 범위가 좁을수록 좋다고 봅니다. 주택의 공급은 공급이 필요한 바로 그 지역(세분화된 지역)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뉴타운 건설이나 신도시 개발은 가능한 한 실수요와 가까운 곳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야 새로운 개발에 대한 부작용을 최소화 하면서 의도했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정부에서 부동산 공급정책을 수립할 때 가능한 한 지역을 세분해서 살펴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마이뉴스 홍용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