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스 오디세이 21

[진중권의 오디세이]‘죽고 살기 식’ 게임이 되는 순간, 정치는 사라진다

진중권의 트루스 오디세이 ‘죽고 살기 식’ 게임이 되는 순간, 정치는 사라진다 입력 2020.06.11 04:30 게임이 된 정치 “아티스 왕의 치세에 리디아 전역에 기근이 들었다. 리디아인들은 한동안 이 고통을 이겨내려 했지만 여의치 않음을 깨닫고, 이 악의 치유책을 찾기 시작한다. 주사위, 허클본, 공놀이 등 여러 사람이 여러 방편을 고안해냈다. 기근에 대항해 그들이 취한 계획은 하루는 완전히 게임에 몰두해 식욕을 잊어버리고, 이튿날은 식사는 하되 게임은 삼가는 것이었다. 이런 식으로 그들은 18년을 버텼다.” 헤로도토스의 ‘역사’에 나오는 얘기다. ◇놀이하는 인간 “우리의 문명은 놀이 속에서 탄생하여, 놀이로서 전개됐다.” 요한 하위징아의 말이다. 그에 의하면 철학은 원래 지혜를 겨루는 현자들의 수..

[진중권의 오디세이] 민주당이 윤미향을 내치지 못하는 이유

[진중권의 트루스 오디세이] 민주당이 윤미향을 내치지 못하는 이유 입력 2020.06.04 04:30 오인으로서 정체성 왜 그냥 흘려 보내지를 못할까. 조국도 그렇고, 윤미향도 그렇고, 한명숙의 경우에는 아예 확정된 대법원 판결까지 뒤집으려 한다. 언제 이런 적이 있었던가. 왜 그럴까. 대통령 특유의 ‘내 식구 철학’, 운동권 출신 참모들의 ‘혁명적 의리론’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당정청과 지지층이 한 몸이 되어 보여주는 저 집단적 강박을 도저히 설명할 수가 없다. 그 집착에는 뭔가 다른 원인이 있음에 틀림없다. ◇거울단계 라캉의 ‘거울 단계’ 이론이 도움이 될까. 이 정신분석학자에 따르면 대부분의 동물은 거울 속에 비친 영상을 자신으로 인지하지 못한단다. 다만 침팬지의 경우 자신을 알..

[진중권 오디세이] 운동을 위해 할머니들이 존재하는 게 아니다

[진중권 트루스오디세이] 운동을 위해 할머니들이 존재하는 게 아니다 입력 2020.05.21 04:30 기억을 지워버린 기억의 연대 정의기억연대 후원금 논란이 전 이사장이었던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 관련 논란으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19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이 빗방울에 투영되고 있다. 뉴시스 얼마 전 이용수 할머니가 기자회견을 열어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수요집회에 더 이상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종군위안부의 상징적 인물의 발언이라 파장은 컸다. 사태는 예상대로 흘러갔다. 야당과 언론에서는 정의기억연대를 향해 비난을 쏟아냈고, 이에 맞서 윤미향 당선자는 ‘할머니의 기자회견에 배후세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그의 남편은 ‘이용수 할머니가 평소에 목돈을 원했다.’는..

[진중권의 오디세이]성소수자 혐오 조장한 기독교 언론, 예수 뜻을 되새겨라

진중권의 트루스 오디세이 성소수자 혐오 조장한 기독교 언론, 예수 뜻을 되새겨라 희생양 제의, 마이너스 1의 평화 원시사회는 공동체의 위기를 희생양 제의로 극복하곤 했다. 이해할 수 없는 재앙의 ‘원인’ 대신에 ‘범인’을 찾고, 그를 처형함으로써 재앙의 원인을 제거했다고 믿어버린 것이다. 물론 그 제의로 재앙을 막을 수는 없었을 게다. 하지만 적어도 재해로 인한 스트레스가 공동체 안의 갈등이나 폭력으로 번지는 사태만은 막을 수 있었다. 마이너스 1의 평화. 희생양 제의는 원시사회가 ‘하나’를 제거함으로써 ‘모두’의 평화를 유지하는 장치였다. ◇파르마코스 문명이 시작되어도 이 제의는 사라지지 않았다. 원시사회는 그나마 희생자를 신성시라도 했지만, 문명사회는 아예 그들을 범죄자로 여기게 된다. 희생자로 꼽힌..

[진중권의 오디세이]김훈, 징그러운 진보의 무덤에 침을 뱉다

진중권의 트루스 오디세이 김훈, 징그러운 진보의 무덤에 침을 뱉다 <17>지식인의 죽음 언제부터인가 ‘지식인’이라는 말을 듣기 힘들어졌다. 왜 그럴까. 간단하다. 실제로 지식인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제 계급의 이익을 떠나 보편적 가치 위에서 민중을 위해 발언하던 지식인은 사..

[진중권의 오디세이]주류가 된 진보, 파탄 난 민주화 서사…. 새로운 이야기가 필요하다

진중권의 트루스 오디세이 주류가 된 진보, 파탄 난 민주화 서사…. 새로운 이야기가 필요하다 <16>부친 살해의 드라마 한국 정치는 그동안 두 개의 큰 이야기로 움직여왔다. ‘산업화’와 ‘민주화’ 서사. 이 두 서사는 동시에 두 세대를 대표한다. 산업화를 이끈 할아버지 세대와 민..

[진중권의 오디세이]개표 조작? 상대편이 하면 ‘망상’ 우리편이 하면 ‘합리적 추론’

진중권의 트루스 오디세이 개표 조작? 상대편이 하면 ‘망상’ 우리편이 하면 ‘합리적 추론’ <15> 음모론의 세상 과학적 논증 외양 갖춘 엉터리 추론 오류 많지만 대중 선동에는 효과적 김어준 음모론 비판하던 우파들, 사전투표 결과 두고 ‘조작설’ 띄워 “이 이론은 그 어떤 유..

[진중권의 오디세이]한 입으로 두말 하는 분열자들, 말이 안 통하는 세상

진중권의 트루스 오디세이 한 입으로 두말 하는 분열자들, 말이 안 통하는 세상 <14> 구조적 망각 발달된 디지털 기술은 구술문화를 더 강화하고 있다.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는 문자를 사용하는 소통 방식이지만, 입에서 나오는 말을 대화체, 구어체로 그대로 받아 적는다는 점에서 ..

[진중권의 오디세이]공적 정당을 사적 기업처럼 운영… 부끄럼 없이 비례 위성정당 만들어

진중권의 트루스 오디세이 공적 정당을 사적 기업처럼 운영… 부끄럼 없이 비례 위성정당 만들어 <13> 소비자 민주주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종로구 후보자 지지자들(왼쪽 사진)과 황교안 미래통합당 후보자 지지자들이 7일 서울동묘역 인근 두 후보의 거리유세를 지켜보고 있다. 뉴..

[진중권의 오디세이]’선거제 개혁’ 노무현 꿈 짓밟은 위성정당들

진중권의 트루스 오디세이 ’선거제 개혁’ 노무현 꿈 짓밟은 위성정당들 <12>원한과 증오의 정치 이근식 열린민주당 대표(왼쪽 다섯 번째)와 당원들이 29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더불어시민당과 열린민주당 관계자들이 봉하마을을 찾았다. 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