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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찜질방 공화국’…

풍월 사선암 2006. 2. 8. 23:33

대한민국은 ‘찜질방 공화국’…

근육통에는 좋지만 신경통 등 효과 입증 안돼


○퀴즈 하나.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요즘 가장 인기 높은 ‘방’이 있다는데 어디일까.

   답은 찜질방이다.


피로와 스트레스가 쌓인 직장인들에겐 새로운 휴식처로, 가사 일로 힘든 주부들에겐 또 다른 안식처를 제공하며 황토방, 숯방, 옥돌방, 맥반석 등 다양한 형태로 유행하고 있다. 또한 여행을 가거나 타 지방으로 출장을 가는 경우 숙박업소보다 찜질방을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처럼 ‘찜질공화국’이라 할 만큼 많은 사람들이 피로, 스트레스를 풀거나 미용 목적으로 살을 빼기 위해 찜질방이나 사우나 등 고온의 공기욕을 즐긴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찜질방을 만병통치처럼 여기며 중독처럼 찾는 이들도 늘고 있다.


고온욕은 신체대사를 촉진하고 땀을 통해 노폐물 및 유해성분을 배출하는 효과가 있다. 또, 근육 피로, 요통, 어깨 결림, 관절통 등을 누그러뜨려 주기도 한다. 그러나 고온욕은 지나칠 경우 오히려 몸에 해롭다는 게 의학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대전 선병원 가정의학과 김응수 과장은 “찜질방 등 고온에 노출되면 1∼2분 뒤 맥박이 증가하고 혈압이 상승한다”면서 “5∼10분쯤 뒤에는 맥박이 평상시보다 30∼40회 늘어 분당 160∼170 회로 증가하고 혈압도 180∼200㎜Hg까지 오른다”고 말했다. 또한 “찜질방이나 사우나를 이용 시 입욕 빈도 수는 높이되 고온에 노출되는 시간이 총 30분을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바람직한 이용법은 3차례 정도로 나누어서 들어가되 한번에 10분을 넘지 않는 것이다. 지나치게 오래 동안 고온에 노출되면 체력이 급격히 소모돼 피로가 누적될 수 있으며 혈압이 올라가 심장이나 순환기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여성들이 찜질방에 오래 머무는 이유는 그곳을 휴식 공간으로 여기기 때문이라는 것이 김 과장의 설명. 때로 한두 시간 잠을 자기도 하고 친구들끼리 수다를 떨기도 하는 등 스트레스를 풀면서 편안하게 쉬고 싶어 하는 장소라는 것이다.

체중을 줄일 목적으로 사우나 등 고온에서 장시간 땀을 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실제로 사우나, 한증막 등에서 땀을 많이 내면 1∼2㎏쯤 감량 효과를 보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살이 빠진 것이 아니고 수분이 빠져나간 것으로 체중 감량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줄어 든 체중은 물을 마시면 금방 원상태로 돌아가기 때문. 오히려 비타민, 미네랄 등 필수 영양소가 땀과 함께 빠져나가 몸에 나쁘다.


◇찜질방의 건강 효과는=

어떤 의미에서 온열자극에 의한 치료효과만을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즉 온열자극에 의한 온열요법은 혈류증가와 대사활동을 증진시키기 때문에 신진대사와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피로회복 등에 효과를 낼 수 있다. 또한 너무 뜨겁지만 않으면 피부의 각질층이 연화되어 수분함량이 많아지게 되므로 피부가 촉촉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어느 정도 근골계 통증완화에 효과가 있음이 입증되고 있다. 통증을 감소시키는 열효과는 조직을 부드럽게 해 손상된 조직의 치유에 효과적인 면이 있다. 적외선을 쏘면 열효과로 근육통, 요통, 어깨결림, 관절통 등의 통증이 감소되고 조직의 치유가 빨라진다. 스트레스나 오랜시간 컴퓨터 이용 등으로 인한 근육통을 이완시키고, 출산 후 산욕기가 지났는데도 몸이 시리고 아픈 산후풍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신경통이나 관절염 같은 난치병을 치료하거나 위장병 치료, 면역력 강화, 또는 암 예방과 같은 주장은 아직까지 의학적인 근거가 없는 말들이다.


◇찜질방 이용시 안전수칙은=

찜질방이나 사우나, 한증막 같은 고온열기요법은 총 30분을 넘지 않는 것이 좋다. 물론 고온 온수욕 보다는 1차 맥박상승이 덜 나타나 고혈압 환자와 심장병 환자들도 어느 정도 이용할 수 있지만 수축기 혈압이 180 이상인 사람, 중증 심장병 환자, 몸에 고열이 있을 때, 모든 병의 급성기, 음주 후 2시간 이내 등은 이용을 삼가야 한다.


순환기계 질환이 있는 사람도 가능하면 이용을 피해야 한다. 또 피부질환이 있는 사람은 안면홍조증이 올 수 있으며 적외선이 안구에 전달돼 단백질 변성을 가져와 백내장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도 있다.


찜질방에서 열기가 몸에 스며들면 곧 노곤해지면서 졸음이 오는 경우가 있지만, 이때 눈을 감지 않는 것이 좋다. 눈을 감으면 몸의 평형 감각이 떨어지면서 두통이 생길 수 있다. 눈을 뜨고 최대한 바르고 편한 자세로 앉는 것이 가장 좋을 듯. 미리 간단한 호흡법을 연습해서 입을 벌리고 숨을 쉬는 것 또한 편한 자세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다.


식후 2시간이 지나서 들어가며, 탄산음료는 삼간다. 찜질방에 들어가기 전 식사는 최소한 2시간 전에 끝내는 것이 좋고, 물은 자주 마셔주는 것이 좋다. 피부에서 바로 수분이 땀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탄산이 들어간 음료는 피해야 한다. 오히려 갈증을 유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