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산책/고전음악

한국인의 애청 클래식 베스트 60 - [53] 라흐마니노프 : 파아노 협주곡 제2

풍월 사선암 2006. 2. 4. 20:30

한국인의 애청 클래식 베스트 60 - [53] 파아노 협주곡 제2번 

 

Piano Concerto No.2 

in C minor Op.18

Rakhmaninov, S. Vasilyevich

피아노-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

제1악장 모데라토 c단조

 

피아노 협주곡 2번 다단조 작품18

1901년에 완성되어 같은 해 모스크바에서 초연된 작품으로 차이코프스키의 (제1번)과 쌍벽을 이룰 만큼 많이 연주 되고 있다. 섬세하게 다듬는 악상에 정서가 깊고, 천재 피아니스트답게 피아노의 효과도 충분히 발휘하고 있다.

작품 해설 & 구성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중 걸작으로, 널리 연주되는 이 작품은 1899년부터 1901년에 걸쳐 작곡된 명작이다. 그는 4곡의 피아노 협주곡을 썼는데, 2번과 3번이 주로 연주되고 있다. 그는 26세 때부터 얼마 동안 신경 쇠약에 걸려 모든 것에 흥미를 잃고 고통스런 생활을 했는데 친구의 권고에 따라 다알 박사의 이른바 암시 요법으로 회복할 수 있었다. 박사는 매일 그를 자기의 진료소에서 어떤 암시를 주는 것이었다.

"당신은 이제 좋은 작품을 쓸 수 있다. 그것은 대단히 훌륭한 것이 될 것이라."라는 덕분에 라흐마니노프는 다시 펜을 들어 제2번을 완성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그러므로 그는 이 작품을 다알 박사에게 감사하는 뜻으로 바쳤다.

1901년 10월27일 모스크바에서 자신의 피아노 독주로 초연하였는데, 1904년에 이 작품은 글린카 상을 받게 되어 500루블을 타게 되었다. 이 작품은 일반에게 친숙하기 쉬운 통속성을 지니고 있으며 긴장되고 힘찬 그러나 시적인 정서가 풍부한 협주곡이다.

이 아름다운 피아노 협주곡은 1901년 10월 27일 모스크바에서 라흐마니노프 자신의 피아노 독주로 초연하였는데, 1904년에 이 작품은 글린카 상을 받게 되어 500루블의 상금도 타게 됩니다. 이 작품은 시적인 정서가 풍부한 협주곡이어서 일반인들도 쉽게 친숙해 질 수 있었습니다. 이 때부터 시작해서 1917년 혁명을 피해 파리로 망명하기까지가 그의 작품활동의 전성기였다고 합니다. 파리를 거쳐 미국으로 간 라흐마니노프는 <피아노 협주곡 4번>, <심포닉 댄스>,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 등을 작곡합니다. 파리에 망명한 1년 후,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주로 연주 활동을 하다가 1926년부터 다시 작곡을 시작해 <제4 피아노 협주곡>, 관현악곡 <파가니니의 주제에 의한 광시곡>, 그리고 <교향곡 제3번>등을 작곡합니다. 만년에 들어 스탈린이 1급 예술가로 대우하는 조건으로 그의 귀국을 권유했으나 라흐마니노프는 고국 러시아로 돌아가지 않았고 결국 1943년 미국 캘리포니아 LA 비버리힐즈 자택에서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제1악장 모데라토 c단조 2/2박자. 소나타 형식.

모데라토 c단조 2/2박자. 소나타 형식 먼저 독주 피아노의 거센 연주로 시작하고 이에 따라 오케스트라가 주요한 테마를 유도한다. 제 2테마는 독주 피아노의 연주로 전개되는 장중한 선율이다. 이에 오케스트라가 독주자에 의해 모방적으로 취급되어 코다로 들어간다. 이것이 발전부와 재현부를 거쳐 여러 갈래로 진전되다가 행진곡풍으로 바뀌어지면서 급속한 템포이며 광휘에 찬 악장은 끝난다.

제2악장 아다지오 소스테누토 E장조 4/4박자. 세도막 형식.

피아노-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

아다지오 소스테누토 E장조 4/4박자 세도막 형식. 극히 느린 템포의 가장 아름다운 악장인데 꿈을 보는 듯이 자유로운 형식의 환상곡이라고 하겠다. 말하자면 그의 다성부의 음악에 대한 역량과 오케스트라의 취급에 대한 천제적인 성능을 과시한 악장이다. 마치 소리없이 내리는 비처럼 촉촉히 젖어드는 서정적이고 로맨틱한 피아노 선율의 흐름이 섬세하고 내성적인 라흐마니노프의 걸작답게 멜랑코리(Melancholi)하면서도 정말 아름답습니다.

제3악장 알레그로 스케르짠도 c단조 2/2박자.

피아노-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

알레그로 스케르찬도 c단조 2/2박자. 빠른 템포의 강렬하고 찬연한 악장인데 불규칙한 형식으로 테마가 2개 나타난다. 먼저 오케스트라의 서주로 시작하여 피아노가 중심 주제를 연주한다. 제 2테마는 오보와 비올라로 나타나는데 독주 피아노가 이를 반복한다. 발전부를 중심으로 한 개의 선율이 몇 개의 다른 악기로 뒤쫓아 얽혀지는 푸가를 거쳐 재현부를 지나 코다로 끝난다.

라흐마니노프 2번

Krystian Zimerman, piano
Seiji Ozawa
conductor
Boston Symphony Orchestra

 

Adagio sostenuto

Boston Symphony Orchestra

(dir. Seiji Ozawa)

 

한창 전성기를 구가해야 할 시기에 십 년 이상을 병원에서 보내야 했던 비운의 피아니스트 데이빗 헬프갓의 생애를 그린 "Shine"이란 영화가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던 적이 있다. 그가 재기에 성공할 때의 연주는 정말 대단한 '볼거리'였다. 그 영화에서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 3번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소 쉽게 와닿지 않을만한 곡이었으나, 금세기 영화가 우리의 삶에 미치는 영향은 지극히 대단한 것이기에, 모르는 사람이 별로 없을만큼 알려진 곡이 되어버렸다.

정신 질환에 시달리다가 재기에 성공했던, 역시 위대한 피아니스트 중의 하나였던 작곡가 라흐마니노프(Sergei Rachmaninov)와 데이빗 헬프갓(David Helfgott)은 정말 궁합이 잘 맞는 만남이었던 것 같다. 영화 속에서 보여준 연주와, 연주자와 청중의 표정 등과 더불어 'Rach 3'는 극적인 긴장감이 극대화되었다.

그 영화는 다른 많은 사람에게 그러했듯이, 내게도 커다란 감동을 주었다. 그리고, 조금은 멀어져 있던 라흐마니노프의 세계로 나를 이끌어주었다. 난 아주 오래전부터 그의 2번 협주곡에 매료되어 있었으며, 영화 "Shine"의 감동과 더불어 이젠 그의 세 곡의 협주곡 전부에 완전히 매혹되었다. 하지만, 역시 2번 협주곡에 가장 푹 빠지게 된다. 다른 것에 비해 슬라브적인 우울감이 깊게 배인 작품이다. 이는 아마도 이 협주곡이 만들어지기 전에 비평가들의 심한 혹평과 정신 질환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어야 했던 라흐마니노프의 당시 감정이 스며들어 있어서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나는 클래식에는 문외한이다. 전문성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취미로서의 지식도 갖추고 있지 못하다. 좋은 음악을 들을 때 몸이 떨리는 전율을 느낄 때가 있는, "좋아한다"와 "그냥 그렇다" 외에 별다른 할 말이 없는 사람이다. 구체적으로 음악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별로 없으나, 음악이란 것이 그냥 좋고 생활 속에서 떼어낼 수가 없다고 생각하며, 음악이 사람의 감정에 미칠 수 있는 힘이란 얼마나 대단한 것인가에 대한 것을 느낀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음악을 들으려고 노력할 때가 많다. 라흐마니노프 2번 협주곡은 그런 생각때문에서도 내가 지금껏 가장 많이 들어왔던 음악중의 하나이다. 생이 허무하다고 느껴질 때, 이 곡은 나에게 힘을 주어왔다. 슬픔 속에 파묻혀 카타르시스를 원할 때 이 곡과 함께 했으며, 그 가운데서 일어설 힘이 필요할 때 그것을 채워주었던 곡이 바로 이 곡이다.

전악장 연속감상

특히 1악장의 도입부가 좋다. 무언가 불안정한 듯한 피아노 소리로 시작해서, 곧이어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나지막하고 조용하게 그러나 힘차게 뒤를 받쳐준다. 그리곤 피아노와 오케스트라의 주고받음. 난 그것때문에 협주곡이 가장 좋다. 함께 무언가를 그려가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1악장의 격정을 뒤로 하고 차분하게 시작하는 2악장은 슬픔 속에 잦아들게 한다. '아름다움'이란 단어를 붙여두고 싶은 부분이다. 폭발할만한 수많은 감정이 조용한 피아노의 선율에 자리를 내준다. 절제미와 서정미를 담은 2악장이 끝나면, 3악장에선 다시 힘을 되찾는다. 다소 웅장하기도 하지만, 3악장에서 보여주는 것 역시 힘의 과시는 아니다. 슬픔을 딛고 일어선다기보다는 그러한 슬픔 속에서 힘을 찾는 듯한 느낌이다. 그리곤 또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 중의 하나인 종결부가 펼쳐지면서 마무리된다. 서정성과 우울함을 계속 보존하면서 에너지를 쏟아내고 있다.

이 곡은 구성도 잘 짜여진 듯하고, 비장감과 격정, 우울감, 서정성, 피아노의 기교와 장대함까지 갖춘 정말이지 너무도 좋은 음악이다.

언어로 이루어진 책과는 달리, 음악은 인간의 영혼을 직접 건드린다. 독서의 경우는 나의 이성을 거쳐서 감정에 전달된다. 하지만, 음악은 뇌를 거치지 않고 직접 심장으로 돌진한다. 무의식에 호소하는 것이며, 통제되지 않는 부분을 건드리는 것이다. 독서가 언어 쪽에 가까운 것이라고 본다면, 음악은 정신교감에 가까운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래서 음악은 최면에 가깝다. 라흐마니노프 2번 협주곡은 그런 의미에서, 정말 기꺼이 뛰어들고 싶은 영혼의 교감의 장소이다.

마릴린 먼로가 나온 "7년만의 외출(The Seven Year Itch)" 로, 남자주인공이 마릴린과 바람피는 상상을 하면서 라디오를 틀때 나온다. 그리고 "여수(September Affairs)" 에서 두 남녀 주인공이 헤어지면서 마지막으로 여자주인공이 연주하는 곡으로 나온다. 그만큼 진한 감동을 담아두고 있기 때문에 영화에서도 편안하게 쓰이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라흐마니노프 Sergei Vasili'evich Rakhmaninov 1873~1943

러시아 작곡가 / 피아니스트·지휘자.

세모노보의 귀족집안에서 태어났다. 페테르부르크음악원을 거쳐서 모스크바음악원에서 공부했으며 18세 때 피아노과, 19세 때 작곡과를 졸업했다. 그 무렵 작곡한 피아노를 위한 《전주곡 C단조》로 이름을 떨쳤으며, 피아니스트로서의 활동도 전개했는데, 자신이 초연(初演)한 《피아노협주곡 제 2 번 C단조(작품 18, 1901)》로 글린카상을 받고 명성을 확립했다. 1904년부터 2년간 볼쇼이극장의 지휘자가 되었으며 자작 오페라《프란체스카 다 리미니》를 초연했다(1906).1906년 드레스덴으로 옮겨가 그곳에서 작곡한《교향곡 제 2 번 E단조(작품 27, 1907)》로 두번째 글린카상을 받았다. 1909년 미국으로 건너가 이듬해까지 피아니스트로서 활약했으며, 《피아노협주곡 제 3 번 D단조》를 미국에서 초연했다(1909). 귀국 후 17년까지 모스크바를 중심으로 활약했으나 러시아혁명이 일어나자 조국을 탈출, 18년부터 미국에 정착하여 미국과 유럽 각지에서 연주활동을 계속했으며, 캘리포니아주 비벌리힐스에서 죽었다. 이 동안의 작품으로 《피아노협주곡 제 4 번 G단조(작품 40, 1928)》, 피아노와 관현악을 위한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1934)등이 있다. 라흐마니노프의 작품은 P.I. 차이코프스키등 19세기 음악에 규범을 요구한 낭만적 색채로 시종일관되어 있어 새로움이나 심도가 부족하다고 하나, 정서적인 선율은 널리 알려져 있다. 

Sviatoslav Richter 스비아토슬라브 리히터 피아노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