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국민의 행복 비결
인구 550만명 남짓 작은 나라 덴마크.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중 하나다. 그들의 행복 비결은 '후가'라는 개념에 있다.
'후가'의 어원은 19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게르만어(語) 'hyggja'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고, '웰빙'을 뜻하는 노르웨이어에서 나왔다는 말도 있다. 만족하게, 아늑하게, 제집같이 느낀다는 뜻인데, 정확한 번역은 어렵다. 얼추 말하자면 남들과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모두 다 함께하는 것이다. '후가'의 근본은 젠체하거나 으스대지 않고, 어느 누구도 공박하지 않으며, 경쟁하지 않는 것이다. 이 순간, 음식, 함께 있음에 만족한다. 남들을 깔아뭉개고 각광받겠노라 용을 쓰지 않는다. 다른 이들에 대해 불평을 하지 않는다.
평등주의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후가'의 핵심 가치다. 서로 돕는다. 다른 사람들과 연계돼 있다고 느끼는 사회적 유대감이 삶 전체에 의미와 목적을 부여한다. 그것이 스트레스를 줄이고 면역 체계를 강화해 삶의 안전한 공간을 만들어낸다. 어릴 때부터 이런 교육을 받으며 자란다.
'후가'의 불문율(unwritten rules)은 이렇다.
“나 자신을 그대로 내보인다. 뭔가를 과시하려 애쓰는 것에서 벗어나 경계 태세를 허문다. 가면을 벗어던지고 껄끄러운 문제들은 제쳐놓는다. 경쟁, 과시, 가식이 세상을 피곤하게 한다고 본다. 논란은 피한다. 너무 심각하거나 분열을 초래하는 사안을 두고 다투지 않는다. 헐뜯는 발언, 불평은 금기로 한다.
자신을 팀의 일원으로 생각한다. 좋든 싫든 스스로 할 일을 한다. 어느 한 사람이 모든 일을 하는 데 얽매이지 않게 힘을 보탠다. 가족·친구들과의 시간을 출세 노력, 인맥 형성, 경쟁, 물질주의로부터의 피난처로 삼는다. 시간은 한정적이라는 것을 명심한다. 잘나 보이려, 과시하려, 불평하다가, 부정적 생각만 하다가 허비하지 않는다. 소중한 사람들과의 지금을 귀히 여긴다. 그러다 보면 모든 순간이 행복하다.”
미국과 영국 대학들에는 덴마크의 'hygge'에 대한 강좌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
조선일보 : 2015.12.03 03:00 윤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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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행복의 비결은 ‘신뢰 자유 목적’ 『덴마크 사람들처럼』저자 말레네 뤼달
페이스북 트위터 싸이월드 공감 우리가 사회의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우리에게는 선택권이 있었습니다. 여러분의 꿈이 무엇인지,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십시오. 그리고 작은 행복의 씨앗을 마음속에 심어 보십시오. 그 씨앗이 자라나서 여러분의 꿈이 실현될 가능성은 항상 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습니다.
글ㆍ사진 | 임나리
당신의 이웃을 신뢰할 수 있습니까?
유엔에서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덴마크. 그곳의 행복 비결을 담은 책 『덴마크 사람들처럼』이 출간됐다. 덴마크 출신의 저자 말레네 뤼달이 쓴 이 책은 2014년 프랑스에서 처음 출간되어 ‘올해의 가장 행복한 책’ 1위로 선정된 바 있다. 저자는 덴마크 국민들이 행복한 이유를 사회 시스템이 아닌 공동체의 가치관과 태도에서 찾는다. 신뢰, 자유, 평등, 겸손과 같은 토대 위에서 행복감이 싹 튼다는 사실을 전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저자는 ‘덴마크 사람들처럼 살기 위해서 꼭 덴마크에 살아야 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덴마크 사람들처럼』이 알려주는 ‘행복해지기 위한 방법’은 언제든, 어느 곳에서든, 누구든 실천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말레네 뤼달과 국내 독자의 만남은 지난 10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이루어졌다. ‘2015 서울국제도서전’이 마련한 ‘해외작가 10인의 강연’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 날의 강연은 <오마이뉴스>의 오연호 대표가 전하는 축하의 인사로 시작됐다. 말레네 뤼달과 마찬가지로 행복한 사회의 열쇠를 찾기 위해 덴마크에 주목했던 오연호 대표는 자신이 찾은 해답을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에 담아 전하기도 했다.
오연호 : (덴마크 사람들은) 우리와 굉장히 다른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이렇게 살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해주는 나라인 것 같고요. 덴마크는 사회적 연대, 더불어 함께하는 삶이 있는 곳이라고 생각됩니다. 지난 1년 동안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의 저자로 강연을 하면서 놀라운 걸 발견했는데요. 우리 사회의 곳곳에도 덴마크가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여러분에게도 오늘 강연이 우리 안의 덴마크를 발견하고 확장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연호 대표의 뒤를 이어 강단에 선 말레네 뤼달은 “덴마크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는 비결을 나누고 싶다”는 말로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덴마크 사람들처럼』에 담긴 10가지의 비결 중 3가지의 토대에 대해 공개했다. 그녀는 “이것은 단순히 덴마크 사람들의 가치가 아니고 전 인류적인 가치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다”고 강조하며, 행복의 첫 번째 토대로 ‘신뢰’를 이야기했다.
말레네 뤼달 : 행복이 가능한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토대 중에 하나가 신뢰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을 믿고 자신을 믿을 수 있다는 건 인생에 긍정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덴마크 사람들의 신뢰도는 세계적으로 높은 편인데, 사람들 사이의 신뢰도는 78%로 책정되었습니다. 정부나 기관에 대한 신뢰도는 84%에 이릅니다. 신뢰가 높다는 건 부패가 없다는 것과 직결된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부패가 신뢰의 핵심이 아닐까 생각하고요. 물론 덴마크에도 부패에 대한 이야기가 조금은 있지만, 덴마크는 세상에서 가장 덜 부패된 나라로 손꼽힙니다.
그녀가 들려준 덴마크의 일상은 놀라웠다. 아이가 탄 유모차를 거리에 세워둔 채 식당이나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타인에 대한 신뢰가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는 그들의 삶은 우리에게 묻고 있었다. 당신은 이웃을 얼마나 신뢰하고 있으며, 신뢰할 만한 이웃이 되어주고 있느냐고.
“덴마크 국민의 70%는 세금 내는 것을 좋아합니다”
뒤이어 저자는 행복의 두 번째 키워드로 ‘자유’를 제시했다. 의미 있는 삶, 더 잘 사는 삶은 자유에서 시작된다는 것.
말레네 뤼달 : 60%에 해당하는 덴마크의 젊은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인생을 선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덴마크의 학교들은 교육의 목적을 인성 개발에 두고 있습니다. 모든 아이들은 각기 다른 분야에 재능이 있다고 믿고, 모든 재능은 똑같이 가치 있다고 생각합니다. 덴마크에서는 대부분 18살이 되면 부모로부터 독립해서 살아가게 되고, 정부에서는 매달 760유로씩 지원해줍니다. 부모가 자녀들의 인생에 개입해서 자녀가 원하는 일을 선택하지 못하게 되는 걸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정부의 지원은 부모의 수입과는 관계없습니다. 부자라고 해서 더 많은 혜택이나 자유를 가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녀는 때때로 부모들이 자신의 꿈을 자녀에게 투영한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그리고 아이들의 꿈은 부모의 기대에 어긋날 수도 있고, 부모가 원하지 않는 삶을 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에게 시급한 문제는 경제적 자립이다. 덴마크가 정부 차원에서 지원금을 지급하는 이유다.
말레네 뤼달 : 세 번째 토대는 목적입니다. 이것은 공동체 의식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덴마크 사람들 10명 중 7명은 세금 내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무려 12%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세금을 충분히 내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고요. 사회 구성원으로서 책임을 가지게 된다면, 세금을 냄으로써 공동체 활동에 참여한다는 것을 자랑스러워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세금을 내는 것 역시 신뢰와 관련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낸 세금이 어디에 쓰이는지 신뢰할 수 없다면 세금 내는 걸 즐거워할 수 없을 겁니다. 그렇지만 여러분이 세금을 내지 않는다면 사회가 어떻게 발전할 수 있을까요. 세금을 낼 때마다 사회적인 혜택을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신뢰, 자유, 목적을 통해 행복에 이를 수 있다고 말하는 말레네 뤼달. 그녀는 이러한 가치들을 선택하는 것은 개인의 몫이라고 단언했다.
말레네 뤼달 : 매일 아침 여러분은 선택할 수 있습니다. 내가 누군가를 신뢰할 수 있는지, 내가 누군가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는지, 선택할 수 있는 것입니다. 신뢰가 더 충만한 사회를 원하신다면 여러분부터 시작하십시오. 물론 사회적으로 신뢰도가 낮은 나라에서 이런 것들을 실천하기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신뢰 사회는 정부나 정치인이 하루아침에 실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분 스스로에게서 나오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변화 자체가 되기로 선택하신다면 실행을 하셔야 합니다.
사회 전체를 바꾸겠다는 생각은 거창하다. 평범한 시민일 뿐인 한 사람이 이루이기에는 너무 큰 꿈처럼 느껴진다. 그렇기에 저자는 조금만 생각을 바꾸어 보라고 주문한다. 한 사람에게라도 영감을 주겠다고 결심해 보라는 것. “여러분만의 작은 신뢰 사회를 만들어 간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작은 개인들의 신뢰 사회가 모여서 더 큰 신뢰 사회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전혀 하지 않는다면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습니다”라는 그녀의 말은 깊은 여운을 남긴다.
말레네 뤼달 : 공공의 장소에서 자신이 원하는 걸 이야기하거나 하고 싶은 걸 모두 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작은 일들부터 하실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누군가 자신과 다른 의견을 내더라도, 그 의견에 찬성할 수 없다고 해도, 판단하려 하지 마세요. 그런 분들을 지지해주세요. 누군가에게 원하는 바를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자유를 준다면, 여러분도 언젠가 똑같은 자유를 누릴 수 있습니다.
말레네 뤼달은 자유로워지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자유를 얻고자 한다면 다른 이의 자유를 지켜주어야 한다고, 그것이 곧 내가 자유로워지는 길이라고. 강연회를 마치는 순간까지도 그녀는 우리들 자신에게 선택권이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말레네 뤼달 : 우리가 사회의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우리에게는 선택권이 있었습니다. 여러분의 꿈이 무엇인지,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십시오. 그리고 작은 행복의 씨앗을 마음속에 심어 보십시오. 그 씨앗이 자라나서 여러분의 꿈이 실현될 가능성은 항상 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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