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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예방, 온도보다 습도가 중요하다

풍월 사선암 2015. 1. 3. 09:48

독감 바이러스, 건조할 때 오래 살고 전염 잘 돼

 

습도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

 

낮은 습도는 우리 몸의 방어벽인 피부와 점막을 약화시켜 세균·바이러스 등과 같은 각종 유해 물질의 침투를 용이하게 한다. 반대로 습도가 너무 높아도 건강에 문제가 생긴다.

 

 

낮은 습도는 우리 몸의 방어벽인 피부와 점막을 약화시켜 세균·바이러스 등과 같은 각종 유해 물질의 침투를 용이하게 한다. 반대로 습도가 너무 높아도 건강에 문제가 생긴다

 

습도가 너무 낮을 때

 

피부 건조=습도가 20~30%인 곳에 3시간 정도만 있어도 피부 내 각질층의 수분이 감소한다. 보통 피부에서 각질층의 수분 함량은 15~20% 이지만 대기가 건조하면 수분 함량이 10% 미만으로 떨어진다. 피부 수분이 감소하면 피부 장벽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바이러스·세균·곰팡이 등과 같은 각종 유해물질이 침투, 접촉성 피부염 등이 생길 수 있다. 중앙대병원 피부과 서성준 교수는 "습도가 낮아지면 체내 피부의 염증을 유발하는 물질(히스타민, 인터루킨1알파)이 증가, 가려움증이 심해지고 피부도 두꺼워진다""기존에 아토피 피부염이나 건선이 있었던 사람은 증상이 악화된다"고 말했다.

 

··기관지 건조=실내 습도가 30% 이하로 떨어지면 코 점막에 붙어있는 섬모의 진동 운동이 감소하기 시작한다. 섬모운동은 코로 흡입한 공기 중 먼지나 세균·바이러스 등과 같은 각종 유해물질을 내보내는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그러나 습도가 낮아 섬모 기능이 떨어지면, 유해 물질이 인후두기관지폐까지 침입하기 쉽다. 이들 장기에서 각종 감염질환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코 속의 점액이 마르면서 흡입한 공기의 온도 조절, 습도 조절, 후각 기능 등도 떨어진다. 작은 충격에도 코피가 날 수 있다. 서울대 보라매병원 호흡기내과 양민석 교수는 "건조한 공기 때문에 기도가 좁아지고 숨이 차며 만성기침이 유발될 수 있다""가래도 마르면서 폐 속 유해물질을 배출하기 어려워져 폐렴 등의 위험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눈 건조=습도가 20~30%로 낮으면 눈물층이 파괴된다. 각막을 보호하는 눈물이 없어져 각막에 상처가 생기고 오염 물질이 달라붙어 염증이 생기기 쉽다. 분당연세플러스안과 이재범 원장은 "컴퓨터 작업 등 눈을 많이 쓰는 사람이나 눈물층이 얇은 노인, 라식·라섹 환자들은 이런 위험이 높으므로 적정 습도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라식과 같은 정밀한 눈 수술을 할 때도 습도가 중요하다. 대안안과학회 조사결과, 실내 습도가 35% 이하인 수술실에서 고도근시 환자 36명에게 라식 수술을 했더니 과교정율이 높았다. 이재범 원장은 "수술실 내 습도가 낮으면 눈이 쉽게 마르면서 조직의 볼륨이 작아져 각막을 더 많이 깎아낼 수 있다""라식·라섹에 쓰이는 레이저는 매우 민감해 라식·라섹 수술방은 1년 내내 습도를 40%로 유지한다"고 말했다.

 

감기·독감 바이러스 오래 살아=습도가 50% 미만이면 감기·독감과 같은 호흡기 감염 질환 위험이 높아진다. 서울대의대 예방의학교실 조수헌 교수는 "습도가 낮으면 감기를 일으키는 라이노 바이러스, 독감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오래 살아 남는다""공기가 건조하면 바이러스가 오래 떠다닐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전파 확률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198311월부터 19843월 사이에 일본에서 유행했던 독감 발병률을 살펴봤더니, 습도가 50% 이하인 날이 많은 주간이 습도가 60% 이상인 날이 많은 주간보다 독감이 많이 발병했다. 홍역, 풍진, 수두, 헤르페스 바이러스도 습도가 50% 미만일 때 오래 살아남는다.

 

습도가 너무 높을 때

 

알레르기 유발 물질 증가=알레르기 질환의 주 원인 물질인 집먼지 진드기는 습도가 80% 이상일 때 번식이 가장 활발하다. 만성기침·피부염·폐렴 등의 원인인 곰팡이도 번식과 성장을 위해 75% 이상의 습도가 필요하다. 높은 습도는 집먼지 진드기와 곰팡이를 번식시키고, 이는 천식 등 알레르기 질환과 면역계가 약한 사람들에게 폐렴 등의 합병증 위험을 높인다.

 

유해 화학물질 증가=실내 건축자재 등에서 나오는 유해 화학물질도 공기 중의 습기와 반응해 방출이 증가한다. 대표적인 게 포름알데히드다. 이 물질은 물에 잘 녹기 때문에 습도가 높으면 실내 중에 농도가 증가한다. 포름알데히드는 호흡 부전, 식욕감퇴 등을 불러올 수 있다. 대기오염 물질인 아황산가스는 공기 중 습기와 결합해 천식 환자처럼 기관지가 민감한 사람의 기침을 악화시킨다 

 

독감 예방의 공식'습도= 40~60%''

 

너무 낮으면 신체 방어벽 약화호흡기 감염·피부질환 늘어나

 

감기·독감과 같은겨울철 질병에는 낮은 온도보다 낮은 습도가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습도가 낮으면 우리 몸의 방어막인 피부와 점막이 약해져 겨울철 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와 세균의 침입이 쉬워진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추운 겨울에는 온도만 신경쓰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사실 습도가 더 중요하다. 감기나 비염 등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고 악화시키는데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습도가 적정 기준(40~60%)보다 낮거나 너무 높으면 우리 몸은 질병에 취약한 상태가 된다.

 

지난해 10월 미국역학저널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미국 툴레인대학 연구팀이 19731월부터 200212월까지 매달 359개 도시의 날씨와 독감 사망률을 분석했다. 그 결과, 날씨 요소 중에서 낮은 습도가 독감 사망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낮은 온도 역시 독감 사망률에 영향을 미쳤지만 낮은 습도와의 관련성이 훨씬 더 높았다"고 밝혔다.

 

서울대의대 예방의학교실 조수헌 교수는 "습도가 낮으면 외부로 노출돼 있는 코·목 등의 점막 장벽이 약화돼 각종 바이러스·세균의 침투가 쉬워진다""감기·독감과 같은 호흡기 감염에 낮은 습도가 가장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2009년 핀란드의 오울루대학에서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643건의 호흡기 감염 사례를 분석한 결과, 공기 1중에 포함된 수증기의 양이 1g 감소할 때마다 상기도(, 후두) 감염이 10% 증가했다.

 

겨울은 여름보다 습도가 훨씬 낮은 환경에서 생활한다. 우선 계절적인 요인으로 여름보다 습도가 10~20% 낮다. , 추위 때문에 전체 시간의 80% 이상을 실내에서 보내는데, 실내는 난방을 하는데다 환기를 안해 습도가 더 낮다.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강희철 교수 "겨울철 실내 습도는 적정 수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기관지가 약한 사람, 인체의 수분 비율이 낮은 노인,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임신부 등은 감기·독감, 건조증, 피부염 같은 '겨울 질병'에 걸리기 쉽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하은희 교수는 "건강한 사람보다는 아토피 피부염·건선 같은 만성 피부질환이나 천식·알레르기 비염 같은 만성 호흡기 질환이 있는 사람이 더 큰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습도란

공기 중에 수중기가 포함된 정도. 습도는 절대 습도와 상대습도로 나뉜다. 절대 습도는 공기 1중에 포함된 수증기의 양을 g으로 나타낸다. 상대습도는 현재 온도에서 대기가 함유할 수 있는 최대 수증기량을 100으로 했을 때, 실제 대기 중에 포함된 수증기량을 수치로 환산한 것이다. 적정습도는 상대습도로 표시하며, 40~60%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