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생활/건강,의학

성인 14만명 빅데이터 분석· 허리둘레의 건강학

풍월 사선암 2014. 1. 2. 08:09

건강한 삶 9988(99세까지 팔팔하게 삽시다) 프로젝트 - 허리둘레 5cm 줄이자

못 먹고 큰 장년층, 열량 과잉 섭취 땐 바로 뱃살로술 마시는 회식식욕 자극하고 지방 분해 방해

 

[1] 성인 14만명 빅데이터 분석· 허리둘레의 건강학

 

복부 비만에 취약한 한국인

 

우리나라 사람은 사회 환경과 생물학적으로 배불뚝이가 될 상황에 놓여 있다. 뱃살 잘 나오게 태어난 데다, 쉽게 복부 비만이 될 생활 문화에 처해 있기에 허리춤이 갈수록 풍성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뱃살을 줄이려면 개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우리 삶의 환경을 바꿔야 가능하다는 '뱃살의 사회학'이다.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를 포함하여 보릿고개를 겪은 장년층은 저()체중으로 태어나 어린 시절 영양 부족을 겪으며 자랐다. 대다수가 어릴 때 고기 맛을 모르고 어른이 된 한국인이다. 생물학적으로 이런 계층은 고기 같은 고()칼로리 지방질 음식의 흡인력이 높다. 고기를 먹으면 거기서 생기는 과잉 열량이 몸에 잘 축적된다. 이는 마치 다이어트 후 원래 상태로 살이 찌는 요요현상과 같다.

 

굶어서 살을 뺀 사람이 음식을 먹으면, 먹는 족족 살이 된다. 굶은 몸은 다시는 그런 생존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음식이 들어오면 칼로리 저장이 오래되는 지방 살로 몸 안에 쟁여 놓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의 영양 부실 상태는 '굶기 다이어트'를 한 상태와 같다. 그러다 어른이 되어 칼로리를 과잉 섭취하면, 요요현상이 일어나는 것처럼 뱃살이 금세 불어나는 것이다.

 

음주와 회식이 맞물린 한국 특유의 문화는 뱃살을 불리는 촉매 역할을 한다. 술은 식욕을 자극한다.

 

이 때문에 같은 삼겹살을 먹더라도 물 마시며 먹을 때보다 술과 함께 먹을 때 더 많이 먹게 된다. 알코올은 또한 지방 분해를 방해한다. 한 사람이 먹을 때보다 여러 사람이 같이 먹을 때 식사 시간이 길어진다. 거울 효과로, 옆에서 누가 젓가락을 들면 자연스레 자신도 젓가락을 들게 된다.

 

더욱이 회식 메뉴는 대부분 고기 종류이다. 이 때문에 기름지고 칼로리 높은 음식을 자주 많이 먹게 되고, 그 잉여 칼로리는 고스란히 배 안에 차곡차곡 쌓인다.

 

24시간 음식 주문이 가능한 오토바이 신속 배달 인프라도 언제 어디서고 치킨과 기름진 중국 음식, 족발 등을 맥주·소주와 곁들여 입맛 당기는 대로 먹을 수 있게 한다. 버스나 지하철 탈 때 두세 정거장 일찍 내려 걷거나,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는 습관 등 일상생활에서 신체 활동을 늘리는 것이 잉여 칼로리를 소비하는 알짜배기인데, '빨리빨리'에 집착하는 여유 없는 생활도 배 안에 살을 더하고 있다.

 

萬病의 몸통' 뱃살허리 34.6인치, 5당뇨병 위험 2

 

[1] 성인 14만명 빅데이터 분석· 허리둘레의 건강학

 

허리둘레에 비례해서 당뇨병·고혈압 위험도 커져

35.4인치, 33.5인치부터 복부비만 관련 질병 위험그룹한국인 4~5명 중 1명꼴 해당

 

당신의 허리둘레는 착하십니까. 혹시 온종일 컴퓨터에 앉아 있고, 바쁜 일상에 허겁지겁 식사를 하며,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운동을 제대로 못 하는 탓에 나이 먹을수록 허리띠 구멍이 하나씩 뒤로 점점 밀리고 있지는 않나요?

 

지난해 건강한 삶 9988 프로젝트 '나트륨 적게 먹기' 기획 시리즈로 전국에 소금기를 빼며 싱겁게 먹기 바람을 일으킨 조선일보가 2014년 새해 9988 프로젝트로 여러분의 뱃살을 줄여 드리고자 합니다. '1부 허리둘레 5(2인치·inch) 줄이기' 편을 통해 심혈관질환과 내분비질환, 암 발생 위험까지 높이는 각종 질병의 몸통인 '복부 비만'을 확 빼는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려 합니다.

 

허리둘레는 질병 발생 예측 지표

 

5000만 전 국민이 가입한 국민건강보험 진료 전산 데이터를 분석하면 한국인은 어떤 상태에서 무슨 질병에 걸리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이른바 빅데이터(Big Data)를 통한 예측 의학이다. 빅데이터는 디지털 환경에서 생성되고 축적되는 엄청난 양의 정보 체계를 말한다.

 

그렇다면 현재의 허리둘레를 갖고 질병 발생 위험도를 알아볼 수 있을까. 동국대 의대 가정의학과 오상우 교수팀은 지난 2008년 건보공단 검진을 통해 허리둘레를 측정해놓은 20세 이상 성인 141168명의 기록을 추적했다. 개인의 신원은 익명으로 진행된 조사였다. 오 교수팀은 그들이 2012년 말까지 즉 향후 5년 동안, 측정 당시 허리둘레에 따라 당뇨병·고혈압·고지혈증 3대 뱃살 병에 얼마나 걸렸는지 추적하고, 그에 따른 질병 위험도를 분석했다. 이들은 허리둘레 측정 당시 복부 비만과 관련된 질병이 없던 사람들이었다.

 

분석 결과, 허리통이 크면 클수록 뱃살 병 위험도는 거기에 정확히 비례해 높아졌다. 허리둘레 80(31.5인치)인 사람은 70(27.6인치)인 사람보다 5년 내 당뇨병이 발생할 위험이 1.62배 높았다. 허리둘레 95(37.4인치)3, 104(40.9인치)5배가 넘었다. 고혈압·고지혈증도 유사한 패턴을 보였다.

 

한국인 4~5명 중 한 명이 '뱃살 질환' 그룹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복부 비만 관련 질병 위험도는 남자는 90(35.4인치)부터, 여자는 85(33.5인치)부터 뚜렷하게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남자 5명 중 한 명(22%)이 그 그룹에 해당한다. 여자는 4명 중 한 명(24%)꼴이다. 이들은 설사 현재 뱃살 병이 없더라도 이내 곧 내분비·심혈관질환이 생길 잠재 환자인 것이다.

 

뱃살 병 위험 그룹(허리둘레 남자 90이상, 여자 85이상)30대는 남자가 여자보다 더 많다. 그러다가 나이 들면서 여자의 허리둘레가 점차 늘어나 60대부터는 남녀 역전 현상이 생긴다. 노년층에서는 여성 뱃살 위험 그룹이 더 많아진다. 이는 폐경과 관련 있다. 여성호르몬은 잉여 지방이 배 안의 내장에 쌓이는 것을 줄여주는 효과를 내나, 폐경 이후 여성호르몬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복부로 지방이 몰리기 때문이다.

 

젊은 남성의 뱃살은 나이 든 사람의 뱃살보다 더 위험하다.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허리둘레가 90~94(35~37인치)인 남자는 30대는 5년 내 당뇨병 발생 위험이 2.5배지만, 같은 허리둘레라도 40~50대는 2, 65세 이상은 1.8배다. 이런 현상은 고혈압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오상우 교수는 "젊은 사람들은 뱃살이 나왔어도 건강에 대한 경각심이 덜해 음주나 과식, 운동 부족 등 뱃살이 늘어나는 생활을 지속한다""우리나라에서 뱃살 질환 최대 위험 그룹은 30~40대 남자 직장인과 폐경기 이후 여성"이라고 말했다.

 

[살 찌면 왜 배부터 나올까] 내장 사이 신축성 있는 공간, 잉여 지방 보관창고 역할 '남산형 뱃살' 만들게 돼

 

살이 찌면 왜 배부터 나오는 걸까.

 

남성의 뱃살은 주로 배 안의 내장과 내장 사이에 지방이 쌓이면서 생긴다. 이 때문에 배가 불룩해지는 남산형 뱃살이다. 여자는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지방을 피부 밑에 쌓아 두는 경향이 있어 피부가 접히는 뱃살이 많다. 하지만 폐경 후 여성호르몬 감소로, 나이 들면 여자도 남산형 뱃살이 된다.

 

내장과 내장 사이에는 애초에 지방세포가 많아 과잉 칼로리가 이곳에 지방으로 잘 축적된다. 내장 사이는 공간이 넓어 늘어나는 지방세포를 받아들이기에 신축성 좋은 공간이고, 움직임도 거의 없다. 잉여 지방의 보관 창고로 쓰기에 딱 좋은 곳이다. ()은 지방이 모자라면 만들고, 남으면 보관하도록 하는 지방 활용 장기인데, 내장 사이 지방은 혈류역학상 간 혈관과 밀접하여 지방 물류 창고로 쓰기에도 적당하다.

 

이렇게 쌓인 내장 지방은 혈당 조절과 지방 분해에 관여하는 인슐린을 잡아먹어 당뇨병 발생 위험을 높이고, 지질 대사 이상을 일으킨다. 인터류킨 등 염증 촉진 물질을 분비하여 암 발생과 노화도 촉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