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생활/건강,의학

연말이면 매일 毒을 마신다 - 인체와 술

풍월 사선암 2013. 12. 6. 07:18

연말이면 매일 을 마신다

 

인체와 술

 

술자리가 많은 연말이다. 적당한 음주는 혈액순환을 좋게 한다고 하지만, 적당히 끝날 수 없는 것이 술자리다. 술의 긍정적인 기능보다는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을 따져봐야 할 시기다.

 

 

지속적으로 과음을 하면 술은 정신과 육체에 독으로 작용한다. 술을 마시면 간이 알코올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독성 물질이 만들어진다. 이 독성 물질은 신체 대부분의 장기 세포와 DNA를 손상시키고, 신경계를 자극해 두통·매스꺼움·속쓰림·안면홍조 등의 숙취를 유발한다.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원장원 교수는 "술을 장기간 마시거나 주기적으로 폭음을 하면 아세트알데히드가 많이 만들어져서 위염·위궤양·간염·간경화 등이 생길 수 있다""뇌 전전두엽의 기능을 떨어뜨려 치매 발병 위험을 높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알코올 자체가 심장 근육을 딱딱하게 만들어 심근증에 걸릴 가능성도 커진다.

 

술은 발암물질이기 때문에, 구강암·설암·식도암·간암·대장암 등 여러 암의 발병과도 관련이 있다. 실제로 알코올을 매일 50g(소주 5·500맥주 2·막걸리 한 병)씩 마시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간암 발생률이 2~3배 높고, 1주일에 소주를 한 병 정도 마시는 사람이 비음주자에 비해 대장암 발병 위험이 60%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유럽에서는 성인 36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남성 암 환자 10명 중 1, 여성 암 환자 30명 중 1명이 술 때문에 암에 걸린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2010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음주자 중 1주일에 한 번 이상 폭음(소주를 기준으로 남성은 7, 여성은 5잔 이상)을 하는 사람의 비율은 30%이다. 전세계 음주자의 주 1회 폭음 비율(11.5%)의 세 배에 가까운 수치이다.

 

알코올은 혈액에 그대로 흡수돼 온몸을 흘러다니기 때문에, 술을 많이 마실수록 혈중 알코올 농도는 점점 올라간다. 혈중 알코올 농도가 0.05 정도일 때는 사고력 및 자제력이 떨어지고, 0.10일 때는 언어 기능 저하, 0.20은 운동 기능 저하가 나타난다. 0.30은 감각 기능이 저하되거나 혼수상태에 빠지고, 0.40이 되면 감각 기능이 완전히 차단된다. 그러다가 혈중 알코올 농도가 0.60 이상으로 올라가면 호흡 및 심장 박동이 제대로 안 이뤄져 사망할 수 있다. 원장원 교수는 "한 번의 폭음이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절주하는 습관을 들이고, 술을 마시더라도 몸에 해가 덜 가게 하는 음주 방법을 익혀둬야 한다"고 말했다.

 

 

술 자주 마셔도 주량 안 늘어뇌의 착각일 뿐

 

음주 Q&A

술 마신 후 얼굴 붉어지는 건 혈관 확장돼 생긴 정상 반응

숙취해소음료 효과 보려면간 기능 정상인 사람이 술 마시기 전에 마셔둬야

폭탄주 알코올 도수 10~15, 몸에 빨리 흡수돼 숙취 심해

 

술을 마시면 왜 얼굴이 빨개질까? 빨개지기는 커녕 얼굴에서 핏기가 사라지는 사람은 건강한 것일까? 술을 잘 마시고 못 마시는 사람의 차이는 뭘까? 술과 관련된 궁금증과 잘못 알고 있는 상식 등을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남궁기 교수, 충남대병원 가정의학과 정진규 교수의 도움으로 알아봤다.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과 핏기가 사라지는 사람의 차이는?

 

얼굴이 붉어지는 것은 정상적인 신체 반응이다. 술을 마시면 온몸의 혈관이 일시적으로 확장된다. 얼굴에도 마찬가지로 혈액이 몰려 붉게 변한다. 반면 얼굴이 하얘지는 것은 부교감신경의 기능이 떨어진 사람에게 잘 나타난다. 술을 마셨을 때 혈액이 전신에 잘 순환되지 않고 몸 아래쪽으로 몰리는 탓에 얼굴이 창백해지는 것이다. 이런 사람은 다리를 꼬고 앉거나 잠시 누워서 쉬는 것이 좋다.

 

술이 약한 사람이 자주 마시면 술이 늘까?

 

사람마다 몸 속에 있는 아세트알데히드탈수소 효소가 다른데, 이게 적으면 술을 조금만 마셔도 빨리 취한다. 이를 술이 약하다고 한다. 술이 약해도 마시는 빈도가 늘어나면 아세트알데히드탈수소 효소 양이 20~30% 정도 늘기 때문에 주량이 한 두잔 정도는 늘어난다. 하지만 "주량이 한 병 늘었다"고 말하는 것은 사실과 다를 수 있다. 주량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뇌의 각성 활동이 증가한 것뿐이다. 몸은 알코올을 제대로 분해하지 못하는데, 뇌에서는 "술을 마실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소주와 맥주를 섞으면, 알코올 도수가 우리 몸에 가장 흡수가 잘 되는 수준으로 맞춰진다. 이 때문에 폭탄주를 마시면 빨리 취하고 숙취가 잘 생긴다.

 

조금만 마셔도 취하는 사람과 많이 마셔도 안 취하는 사람 중 누가 건강에 더 신경써야 할까?

 

술을 많이 마실수록 몸에 안 좋다. 당연히 많이 마셔도 안 취하는 사람이 더 조심해야 한다. 조금만 마셔도 취하는 사람은 대개 술이 취한 후에는 더 이상 마시지 않기 때문에 주량이 적다.

 

술버릇이 사람마다 다른 이유는?

 

술버릇은 대뇌의 어느 부위가 가장 예민하게 반응을 하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충동 억제 중추가 예민한 사람은 술을 먹으면 충동을 억제하지 못해서 쉽게 흥분하고 공격적인 행동을 한다. 반면 감정 조절 중추가 예민하면 웃거나 우는 술버릇이 나타난다. 통합 기능 부위가 예민한 사람은 판단력·기억력·집중력 등이 떨어지고, 각성 중추가 예민한 사람이 술을 마시면 잠을 자는 경우가 많다.

 

술을 마실 때 담배를 찾는 이유는?

 

술과 담배는 뇌의 같은 쾌락중추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술이 그곳을 자극하면 담배를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이때 담배를 피우면 똑같이 쾌락중추가 자극되기 때문에 음주량이 늘어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또 술에 취하면 기억력이 떨어지고 몸의 균형을 잡기 어려워지는데, 담배의 니코틴에는 각성 작용이 있어서 취기를 일시적으로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러한 효과 때문에 술에 취하면 무의식적으로 담배를 찾게 된다.

 

숙취해소음료는 정말 효과 있나?

 

술을 마시기 전에 숙취해소음료를 마시면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숙취해소음료에 들어있는 성분이 알코올 대사를 활성화시켜 숙취 유발 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를 줄이고, 위장관에서 알코올 흡수가 덜 되게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숙취해소음료가 항상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간 기능이 정상인 사람이 마실 때에만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과음을 한 뒤에는 효과를 보기 어렵다.

 

폭탄주는 왜 건강에 더 해롭나?

 

알코올은 도수가 10~15도일 때 흡수가 가장 잘 된다. 양주나 소주를 맥주와 섞으면 알코올 도수가 10~15도로 맞춰지는데, 이 때문에 폭탄주를 마시면 알코올이 몸에 더 잘 흡수돼 빨리 취하는 것이다. 특히, 각각의 술에 들어있는 여러 종류의 혼합물이 섞이면 화학 반응을 일으켜 숙취를 심하게 만든다.

 

같은 양을 마셨을 때, 술이 물보다 배가 덜 부른 이유는?

 

술은 물보다 위에 머무르는 시간이 짧고, 흡수가 빨리 된다. 이 때문에 같은 양이라도 술을 마셨을 때가 물을 마셨을 때보다 배가 덜 부르다. , 술을 마시면 감각 기능이 저하돼서 포만감을 덜 느낀다.

 

/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