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심장' 오정해 고백, 치떨리는 비난 지나치다
어제 '강심장' 왕중왕전에서 배우 오정해가 김대중전대통령과의 인연을 고백해 왕중왕에 뽑혔습니다. 왕중왕전은 역대 강심장에 뽑혔던 김현중, 유노윤호, 홍석천 등 기라성같은 토크맨들이 나와 저마다 강력한 한 방을 터뜨렸는데, 오정해의 김대중전대통령과의 비화는 가슴 뭉클한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오정해는 세 분의 아버지가 계시다고 했는데요, 낳아주신 아버지, 배우로 만들어 준 임권택감독, 그리고 결혼식 주례를 봐주셨던 고 김대중전대통령입니다. 오정해가 결혼할 때 김전대통령이 주례를 서주었는데, 바쁜 일정 속에서도 주례를 서준 분에 대한 그녀의 고마움과 감사의 마음이 뭉클했습니다.
김전대통령이 단순히 주례를 서주신 것이 감사한 게 아니라 이희호여사께서 살뜰히 챙겨주시며 손을 잡아주시던 모습, 그리고 주례사를 통해 신랑과 시댁 부모들을 칭찬해주신 모습을 회상하면서 오정해는 눈물을 참지못했습니다. 정말 자상하게 챙겨주시던 모습이 다시 떠오른 거죠. 그녀는 김전대통령이 돌아가시기 전에 해드린 게 없어서 중환자실을 방문하려고 했는데, 끝내 방문하지 못하고 김전대통령은 돌아가셨습니다. 그래서 시청앞 추모행사때 상여가를 불러드렸다면서 울먹였습니다.
오정해가 상여가를 부른 것은 친정아버지가 돌아가셨을때와 김대중전대통령이 돌아가실때였는데, 그 노래를 다시 들어보니 고 김전대통령의 모습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꿈이로다. 꿈이로다. 모두가 꿈이로다'로 시작되는 오정해의 상여가와 환하게 미소짓는 김전대통령의 얼굴이 겹치면서 강호동 뿐만 아니라 왕중왕전에 나온 모든 게스트들이 눈물을 훔쳤습니다. 예능 토크쇼에서 돌아가신 대통령 얘기로 가슴 뭉클한 감동을 준 오정해 사연은 왕중왕에 뽑힐만큼 가슴이 먹먹한 얘기였습니다.
그런데 감동은 커녕 오정해에게 치떨리는 비난을 하는 걸 보니 고 김전대통령을 모욕하는 것 같습니다. 오정해가 요즘 유행하는 폴리테이너가 되려고 김전대통령 얘기를 한 것도 아닙니다. 오정해 입장에서는 대통령 이전에 자신의 주례를 서주신 것은 물론 아버지도 안계신 상태에서 결혼식을 세심하게 챙겨준 고마움을 얘기한 것입니다. 일생에 한 번뿐인 결혼식 주례를 서주신 분에 대한 고마움을 얘기한 것 뿐이죠. 그 고마움을 돌려드리기 전에 돌아가셨기 때문에 그 한을 눈물로 말한 것입니다.
사실 예능프로에서 김전대통령과의 사연을 공개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웃자고 보는 프로에서 쓸데없는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이죠. 오정해는 정치와 지역을 떠나 인간적으로 김전대통령을 존경했고, 또 돌아가신 후에도 아버지로 모시면서 자신에게 준 사랑을 보답하려는 마음이 있었던 겁니다. 그런데 지역색, 정치색을 드러내며 오정해는 물론 고 김전대통령까지 비난하는 걸 보니 가슴이 아프네요.
오정해가 돌아가신 전직 대통령과의 친분과 사연을 공개한 것은 자신이 뜨려는 게 아니라 고 김전대통령의 문화 사랑 때문입니다. 김전통령은 문화를 사랑한 분으로서 오정해같은 소리꾼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칭찬과 격려도 아끼지 않았습니다. 김전대통령은 오정해를 칭찬한 것이라기보다 전통음악을 잘 보존하고 더 나아가 우리문화의 세계화에 앞장 서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깊은 뜻이 담겨있는 사연을 공개한 것을 두고 지역감정 운운하며 비난하는 걸 보니, 제가 다 부끄럽기까지 하네요.
살아가면서 고마움을 아는 것은 아름다운 일입니다. 오정해는 김전대통령과 임권택감독을 아버지로 모실 정도로 평생 은인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히 김전대통령 주례를 잘 서지 않으신 분인데, 오정해에게 주례를 서준 것은 개인 오정해가 아니라 우리 문화를 사랑했던 대통령으로서 국악인 오정해에 대한 주례였습니다. 오정해는 그 분의 말씀대로 우리 문화를 지키겠다는 약속을 위해 김전대통령과의 인연을 고백했고, 눈물과 감동을 준 '상여가'로 하늘을 향해 감사의 마음을 전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오정해의 가슴아픈 개인사에 온갖 악플들이 쏟아지고 있는데요, 이런 악플과 비난에 상처받지 말고 아무쪼록 오정해가 우리의 전통 문화를 더욱 발전시키는 멋진 배우요, 소리꾼이 되길 바랍니다. <2011년 6월 22일>
판소리 신동 오정해 철학박사 되기까지
1971년 전남 목포에서 태어났다. 6살 때 고전무용을 시작했다. 한복을 뒤집어쓰고 사극을 흉내내는 것을 좋아했다. 이후 주위의 권유로 국악과 판소리, 가야금을 배웠다. 13세 때 전주대사습놀이에서 최연소로 장원, 주목을 끌었다. 이때 인간문화재 김소희 선생의 직계 제자가 됐다. 중학교 2학년 방학 때부터 서울과 목포를 오가며 판소리를 공부했다. ‘춘향가’ 이수자인 그는 학창시절부터 국악경연대회나 명창대회에서 여러 차례 수상했다. 1992년 미스 춘향 ‘진’으로 선발되면서 임권택 감독에 의해 영화 ‘서편제’(1993년)로 데뷔했다. 한국영화 사상 처음으로 서울관객 100만명 돌파 등 최고의 흥행기록을 세운 ‘서편제’로 스타가 된다. 이후 영화 태백산맥(1994년), 축제(1996년), 천년학(2007년) 등에 출연했다. 2008년에는 마당극 ‘학생신위부군’에 출연, 호평을 받았다. 중앙대 국악예술학 석사를 거쳐, 원광대에서 동양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방송 진행, 특강, 연극, 뮤지컬 등에 출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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