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의 혈액형
예전에 있었던 부끄러운 일을 고백해 봅니다.
제 아내가
첫째 딸을 병원에서 낳았을 때의 일입니다.
한참 진통을 겪고 이런 저런 처치를 하고 나서
다음날 새벽에야 우리 딸을 만나 볼 수 있었지요.
그런데 간호사에게서
딸의 혈액형이 B형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저는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것처럼 멍해졌습니다.
아내는 O형이었고 저는 A형이었거든요.
우리 아이가 맞느냐고 몇 번이나 물어봤지만
틀림없다는 간호사..
상황이 이상하다고 생각되는지
부산하게 움직이더군요.
혹시 아내가 혈액형을
O형으로 잘못 알고 있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봤지만
그러면 B형 아이가 나올 리 없고...
아이가 바뀐 건가..아님 혹시 아내가..
별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무서웠습니다.
저는 데스크에 가서 난리를 피웠습니다.
우리 아이를 찾아달라면서
어떻게 된 거냐고 소리도 치고.
그런데 책임자로 보이는 분이 조용히 저를 부르더군요.
"만약의 경우가 있을 수 있으니까 일단 피검사부터 하시지요."
그 후... 저는 죄송하다고 인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여태까지 혈액형을 잘못 알고 있었던 겁니다.
전... AB형이었습니다....ㅜ.ㅜ
- 무명 (새벽편지 가족) -
5-3=2라는 말이 있죠.
'어떤 오해도 3번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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