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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Diabetes Mellitus)

풍월 사선암 2012. 2. 28. 13:23

당뇨, 그 야속한 질병

혈액이 맑아야 건강합니다.

 

최근에 내 진료실을 찾아온 A씨는 40세 남성이다. 최근 몸이 붓고, 기운이 없는 등, 전에 느껴보지 못한 증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 퇴근 시간에 임박해서 진료실로 찾아 온 A씨는 15년 전인 20 대에 당뇨를 발견했으나 체중 조절, 음식 조절만으로 당뇨를 조절해 왔다. 4-5년 전 두 번의 교통사고를 당해서 입원 치료하는 중에 혈당이 많이 높아서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으나 겁이 나서치료하지 않고 환자 나름대로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하면서 조절 중이라고 했다.

 

20대 중반까지 프로 운동선수로 활약한 A씨는 본의 아니게 은퇴하고 직장 생활을 하면서 심적으로 매우 힘들었고, 체중도 70 Kg 대에서 110 Kg까지 급격히 늘었다고 했다. 이때 당뇨로 진단을 받았다. 당뇨로 진단을 받은 후에도 모친에게만 본인의 당뇨를 알리고 심지어는 부인에게도 알리지 않고 외롭게 당뇨 조절을 계속하고 있다고 했다. 내 원 당시 창백한 얼굴에 다리가 부어 있었고, 혈압 180/110 mmHg, 혈당은 522mg/dL로 매우 높았다. 당뇨에 의해서 신장합병증이 발생한 것이 아닌가 의심이 되었다. 당뇨병과 합병증의 가능성을 설명한 후에 자세한 검사를 위하여 다음날 공복에 병원에 다시 오도록 권유하고 A씨도 동의하였으나 다시 오지 않았다.

 

당뇨는 먹은 음식이 분해되고 당분으로 흡수되는 과정에서, 혈액 안으로 유입된 당분이 정상 범위를 넘어가지 않도록 조절해 주는 인슐린의 생산과 분비가 부족하거나 (1형 당뇨병), 인슐린이 생산되어도 인슐린에 대한 감수성이 부족한 경우 (2형 당뇨병: 이 때는 인슐린이 있어도 제 기능을 못한다) 혹은 이 두 가지가 혼합된 경우 (혼합형) 생기는 질환이다.

 

당뇨병은 음식물 섭취 후 흡수한 당분이 혈액에는 넘쳐나도 필요한 몸에서는 쓸 수 없는 상황으로 자동차에 비교하면 연료는 계속 공급하고 있으나 모터에서 연료를 계속 흘리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모터에는 연료 공급이 부족해서 운행하기 어렵고, 모터 주위와 기타 중요한 부위에 기름이 범벅이 되어서 자동차가 망가지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당뇨 환자에서도 자동차의 경우와 유사한 문제가 발생하는데 섭취한 음식이 몸에서 필요한 곳에서 쓰이지 못해서 몸은 쇠약해 가고, 혈액 안에는 당이 높아서 눈, 신장, 심장, 혈관 등에 합병증을 유발한다.

 

성인에서 발생하는 당뇨병은 인슐린 생성은 정상이거나 혹은 오히려 많은데 인슐린에 대한 감수성이 부족한 제 2형 당뇨병이 흔하다. A씨의 경우에도 심한 스트레스와 급격한 체중 증가에 의한 인슐린 감수성 장애가 초기 당뇨병 발병의 원인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초기에는 체중 조절과 적당한 운동으로 어느 정도 인슐린 감수성 장애가 조절되고 혈당도 조절되었겠지만, 인슐린에 감수성이 취약한 체질은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고, 시간이 감에 따라서 인슐린 생산과 분비능력이 점차 감소했을 가능성도 많다.

 

실제로 많은 제 2형 당뇨병 환자에서 초기에는 인슐린 생산과 분비가 정상인부다 오히려 많다가 세월이 감에 따라 인슐린 생산과 분비가 감소해서 어느 시점에는 인슐린 부족증인 제 1형 당뇨와 비슷하게 진행한다. 따라서 자가 치료만으로 식이요법과 운동만으로 조절하는 자가치료로는 당뇨의 진행과정을 알 수 없으므로 치료가 제대로 되는 지 알 수 없다. 따라서 초기에 약물 치료를 하지 않는 경우에도 주치의를 정해 놓고 정기적으로 검사하면서 당뇨가 어떻게 진행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병은 알리고 약은 먹어야 한다.”는 속담이 있다. 특히 당뇨병은 평생토록 식이요법과 운동이 필요한 생활습관병이므로 생활을 같이 하는 가족의 관심과 도움이 절대로 필요한 질병이다. A씨같이 배우자에게도 숨기는 것은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다. A씨와 상담 중에 환자의 당뇨병에 대한 인식이 아직도 거부감이 많은 점이 안타까웠다. A씨의 혈당이 매우 높고 부종과 고혈압이 동반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이대로 방치하면 투석 치료가 필요한 말기 신부전증으로 빠르게 진행할 것으로 생각되었다. 이런 중대한 합병증으로 진행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혈당 조절, 고혈압치료, 신장 합병증 진행을 지연시키기 위한 약물치료 등이 꼭 필요하다. 방치하면 1년 이내에 완전히 신장 기능을 잃을 수도 있으나 치료해서 3년 혹은 5년 후까지 신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면 성공적인 치료가 아니겠는가?

 

A씨가 본인에게 맞는 의사를 만나서 A씨에 가장 맞는 치료를 받길 기원한다. 외면하면 더 집요하게 거칠게 달라 붙는 것이 당뇨병과 같은 만성 질환이다. 어차피 내게 온 손님 (질병)이고 떠나가지 않는다면, 그 존재를 인정하고 더불어 사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만성 질환은 불청객이나 평생을 나와 같이 가는 떨어지지 않는 손님이다. 옛말에 골골 80” 이라고 했다. “병치레 많은 사람이 80가지 장수한다는 뜻이다. 평균 수명이 80세인 세상에 “80이 대수냐라고 할 수도 있지만, “병치레하면 서 건강을 돌보면 장수한다는 뜻이니까 미리 미리 치료하면 더 큰 화근을 막는다는 뜻이다. A씨의 당뇨도 여기에 해당한다.

 

아무리 노력해도 혼자 힘으로는 극복하기 어려운 질환이 당뇨이다. 또 자각하지 못하는 동안 중한 합병증이 슬쩍 시작되는 무서운 질환이기도 하다. 혼자 상대하기는 버겁고 야속한 당뇨를 믿을만한 의사와 같이 꾸준히 치료하면 건강도 유지될 수 있다. 이럴 때 도우라고 의사가 존재하는 것 아닌가?

 

더맑은 클리닉 / 박민선 원장 / 헬스조선 입력 : 2012-02-06

 

 

당뇨병 (Diabetes Mellitus)

 

 

정의

 

당뇨병이란 소변으로 포도당이 배출된다고 하여 이름 붙여진 병입니다. 정상인의 경우 소변으로 당이 넘쳐나지 않을 정도로 좁은 범위에서 혈당이 조절되고 있는데, 여기에는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중요한 작용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슐린이 모자라거나, 인슐린이 제대로 일을 못하는 상태가 되면 혈당이 상승하게 되며 이로 인해 혈당이 지속적으로 높은 상태를 당뇨병이라고 부릅니다.

경제가 발전하고 생활양식이 서구화됨에 따라 우리나라의 당뇨병 유병률이 1970년에는 1% 미만으로 추정되던 것이 1980년대 3%, 1990년대 56%, 2000년대 810%로 급증하는 추세입니다.

 

질병의 원인

 

당뇨병의 발생에 유전과 환경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 당뇨병에 걸리기 쉬운 유전적 체질을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사람이 당뇨병을 유발하기 쉬운 환경에 노출될 때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당뇨병을 일으키는 유전자의 이상을 찾을 수 있는 경우는 전체 당뇨병의 1% 미만에 불과하며, 대부분의 당뇨병에서는 원인이 되는 유전자가 명확히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당뇨병을 유발할 수 있는 환경인자로는 고령, 비만, 스트레스, 임신, 감염, 약물(스테로이드제제, 면역억제제, 이뇨제) 등이 있는데, 환경 인자는 유전 인자와는 달리 본인의 노력으로 어느 정도 피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최근 들어 당뇨병이 급증하는 이유는 유전적인 원인보다는 과도한 음식물 섭취와 운동량 감소로 인한 비만증의 증가 때문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단것을 많이 먹는다고 당뇨병이 생기지는 않지만 단것을 많이 먹으면 체중이 늘어날 수 있으며, 비만증이 생기면 당뇨병이 생길 위험성이 증가합니다.

 

증상

 

당뇨병에 걸리면 소변으로 포도당이 빠져나가는데, 이때 수분을 같이 끌고 나가기 때문에 소변양이 늘어나고, 그 결과 몸 안에 수분이 부족하여 심한 갈증을 느끼게 됩니다. 또한 영양분이 몸에서 이용되지 않고 빠져 나가기 때문에 피로감을 느끼고 잘 먹는데도 불구하고 체중이 감소합니다.

 

당뇨병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을 삼다(三多)’ 증상이라고 부르는데, 다음(多飮, 물을 많이 마심), 다뇨(多尿, 소변을 많이 봄), 다식(多食, 많이 먹음)을 말합니다. 그 외의 당뇨병의 증상으로는 눈이 침침하고, 손발저림, 여성의 경우 질 소양증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혈당이 많이 높지 않은 경우에는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진단

 

당뇨병의 진단은 혈당을 측정함으로써 이루어집니다. 이때 혈당검사란 손가락 끝에서 채혈을 하는 전혈 포도당 검사가 아니고, 정맥혈을 채취하여 핏떡을 가라앉히고 상층의 맑은 혈장 성분만을 분리하여 포도당 농도를 측정하는 것입니다. 과거에 많이 시행하던 요당검사는 당뇨병 환자에서도 음성으로 나올 수 있고, 당뇨병이 아닌 경우에도 양성으로 나올 수 있으므로 당뇨병의 진단검사로는 부적합합니다.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당뇨병의 진단기준은 1997년에 '당뇨병의 진단기준 및 분류에 관한 전문위원회'에서 제시한 것으로 다음과 같습니다.

 

1) 당뇨병의 특징적인 증상인 물을 많이 먹고, 소변을 많이 보며, 다른 특별한 원인으로 설명할 수 없는

    체중감소가 있으면서, 식사 시간에 관계없이 측정한 혈당이 200mg/dL 이상

2) 8시간 동안 열량섭취가 없는 공복 상태에서 측정한 공복 혈당이 126mg/dL 이상

3) 경구당부하검사에서 75gm의 포도당을 섭취한 뒤 측정한 2시간째 혈당이 200mg/dL 이상

 

위의 세 가지 조건 중 어느 한 조건만 만족하면 당뇨병으로 진단할 수 있으나, 명백한 고혈당의 증상이나 급성대사이상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다른 날에 반복 검사를 시행하여 두 번 이상 진단기준을 만족할 때 당뇨병으로 진단합니다.

 

경과/합병증

 

당뇨병의 합병증에는 급성 대사성 합병증과 만성 합병증이 있습니다. 급성 합병증은 혈당이 너무 올라가거나 떨어져서 발생하는데, 적절한 조처를 취하지 않으면 의식의 이상이 발생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만성 합병증은 당뇨병이 오래 지속되어 큰 혈관과 작은 혈관에 변화가 일어나서 좁아지거나 막히면서 생깁니다. 큰 혈관의 합병증을 흔히 동맥경화증이라 부르는데, 심장, , 하지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에 흔히 생깁니다. 작은 혈관의 합병증은 주로 망막(눈의 일부분), 신장, 신경에 문제를 일으켜서 시력 상실, 만성 신부전, 상하지의 감각 저하 및 통증 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최근 여러 대규모의 연구를 통하여 혈당조절을 철저히 할 경우 소혈관에서 발생하는 당뇨병의 합병증 즉 망막, 신장, 신경의 합병증은 예방하거나 진행을 막을 수 있음이 증명되었습니다. 그러나 심장혈관이나 뇌혈관에서 발생하는 대혈관 합병증은 혈당조절만으로는 예방효과가 적었으며, 혈당조절과 더불어 혈압, 고지혈증의 조절이 중요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치료

 

당뇨병의 치료에는 식사요법, 운동요법, 약물치료가 있습니다. 경한 당뇨병은 식사요법과 운동요법만으로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습니다. 식사요법과 운동요법만으로 만족할 만한 혈당조절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약물요법을 추가합니다. 하지만 약물요법을 받는 중에도 반드시 식사요법과 운동요법을 병행하여야 합니다. 약물요법에는 경구혈당강하제와 인슐린주사가 있는데, 당뇨병의 종류, 자신의 상태, 합병증의 유무에 따라 치료 약물의 선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혈당의 상승이 수년에 걸쳐 지속될 경우 혈관에 염증이 생기고, 심해지면 혈관이 막히게 됩니다. 한편 혈당이 갑자기 심하게 상승하면 무기력, 의식 저하, 더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당뇨병 치료의 목적은 혈당을 정상치에 가깝게 유지하여 고혈당으로 인한 혈관 손상을 방지하고, 당뇨병을 가지고도 건강하게 살도록 하는 데 있습니다.

 

주의사항

 

당뇨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일단 당뇨병을 유발할 수 있는 환경인자-비만, 좌식생활, 고지방 식사, 스트레스, 음주-등을 피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특히 가족 중에 당뇨병 환자가 있는 사람은 비만증이 생기지 않도록 식사량을 적절히 조절하고,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무증상기의 당뇨병을 조기에 진단하기 위해서는 다음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매년 혈당 검사를 받을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1) 45세 이상의 모든 성인

2) 45세 미만이라도 과체중이거나 비만이면서 아래와 같은 위험요인이 있는 경우

- 부모, 형제, 자식 중에 당뇨병 환자가 있는 사람

- 고혈압(혈압 140/90mmHg 이상)이 있거나 항고혈압 약물을 복용중인 사람

- 이상지혈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HDL 콜레스테롤 35mg/dl 이하 또는 중성지방 250mg/dl 이상)

- 과거 내당능장애 또는 공복혈당장애가 있었던 경우

- 임신성 당뇨병으로 진단받은 적이 있거나 4kg 이상의 거대아를 출산한 적이 있는 사람

- 심혈관질환(뇌졸중, 관상동맥질환, 말초혈관질환)을 경험한 사람

- 평소에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

 

진료과

 

서울아산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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