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양식/시사,칼럼

湖南의 지식인들에게

풍월 사선암 2011. 11. 18. 00:00

湖南의 지식인들에게

 

윤창중/논설실장

 

호남(湖南)의 지식인들 가슴 속에 흐르고 있는 애국심에 호소하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에 대해 논하고 싶습니다. 이게 진정 정동영이 말하는 이완용의 매국이라고 믿고 있는지요? 진정으로! 손학규가 어깨띠 두르고 거리로 뛰쳐나갈 문제라고 믿습니까? 국회의사당 버리고! 그게 아니라면 왜 이들을 향해 채찍을 들지 않고 침묵하는 겁니까? 민주당은 김대중·노무현 정신을 계승하겠다며 중앙당사에 영정(影幀)까지 걸어 놓았잖습니까? 구체적으로 민주당이 문제 삼고 있는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에 관해선 논하고 싶지 않습니다. 완전히 날조·조작이기도 하지만 김대중·노무현 정신을 계승한다는 민주당이 지금 정반대로 배신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 노무현 정권 때 한·FTA를 협상한 당시 통상본부장 김현종이 회고록 ·FTA를 말하다에 분명히 기록해 놓았죠. 노무현, “정치적 부담은 크지만 결단내고 갑시다.

 

성공이 확실히 보이는 승부수이며 도약의 계기입니다. 이런 기회는 항상 오는 게 아닙니다.” 노무현이 생존해 있다 해도 민주당이 반대했을까요? 노무현이 환생이라도 해서 무슨 얘기라도 해줬으면 하는 심정입니다. DJ는 또 뭐라고? “·FTA는 해야 한다!” DJ·노무현이 생존해 있는데도 손학규, 정동영이들이 반대하겠습니까. 이들이 주장하는 대로라면 김대중·노무현이 매국노 이완용 아닙니까? 참으로 기막힌 궤변 아닙니까.

 

왜 민주당은 배신의 정치를 버젓이 하고 있을까요? 호남의 지식인들도 성찰해야 합니다. 어떻게 손학규를 정통 야당이라는 민주당의 당대표로 뽑아놓습니까? 손학규가 누구입니까? 13년 동안 한나라당 안에서 대변인보건복지부 장관경기도지사, 요직이라는 요직 다 누리며 권력의 단물을 향유했던 전형적인 한나라당맨아닌가요? 김영삼 정권 시절 DJ행동하는 흑심(黑心)’이라고 했던 인물을 어떻게 DJ 영정 걸어놓는 당의 얼굴로 내세운다는 말인지. 아무리 민주당 안에 인물이 없다 해도.

 

이명박 정권에 등을 돌리다가도 이런 황당함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지 않을 수 없죠. 정동영? DJ가 금배지 달아줬더니 DJ에게 비수를 가장 많이 들이댄 게 정동영 아닙니까? 그러다가 열린우리당 대선 후보가 되자 황금색 보따리에 금조기싸들고 동교동에 찾아갔던 인물. 왜 손학규·정동영이 DJ·노무현이 유훈(遺訓)으로 남겨놓은 FTA를 거스를 수 있을까요? 대선 후보로 뜨기 위해 별별 짓 다해봤지만 해도 해도 안되니, 이걸 잡은 것! 정치적 생명줄을 놓지 않기 위해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FTA를 제물로 삼고 있는 것!

 

이들은 지금 자신의 욕심을 위해 민주당을 종북세력에 갖다 바치려는 속셈이죠. 손학규가 띠 두르고 거리 선동하는 것-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후보도 내지 못해 정치생명이 위태로워지자 촛불시위라도 일으켜 거리의 영웅으로 떠보겠다는 저열한 계산 아닌가요?

 

정동영은 한진중공업 사태 때 현장 따라다니며 스마트폰으로 생중계하고, 이번엔 국회 앞으로 몰려오라고 선동! 권력 때문에 자신의 영혼도, 심지어 국익까지 내다파는 군상(群像)! 그런데도 이들을 막지도, 견제하지도 못하는 대한민국. ·FTA를 이달 안에 처리하지 못하면 영원히 처리할 수 없죠. 내년 4월 총선에 부친다? 또 민주당과 종북·반미세력은 촛불시위에 나설 것이고, 기회주의적인 한나라당은 촛불 몇개만 나와도 겁먹고 결코 나서지 않을 겁니다. 그냥 박제(剝製)로 만들어 역사 박물관에 보내지는 뻔한 시나리오! ·FTA가 처리되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망국(亡國)의 길목으로 접어들 것입니다. 단언합니다. 불행한 일이지만.

 

호남의 지식인들은 분연히 궐기해야 합니다! 당장! 민주당을 국회 안으로 밀어넣어 표결하도록 압박해야 합니다! 상임고문 정대철, 형무소 왔다갔다 하느라 선도(鮮度)에 많은 상처를 입은 정치인이지만 민주당이 표결에 응하라는 그의 목소리가 너무 반갑습니다.

 

왜 호남의 온건·중도·합리세력들은 침묵합니까? 대한민국이 중차대한 역사의 고비에 섰는데. 국익 앞에서 왜 민주당의 반역적 폭주(暴走)에 침묵합니까? ‘행동하는 양심’! 절실합니다.

 

문화일보|기자|입력 2011.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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