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좋은글

가끔은 설레임보다 편안함이 좋다

풍월 사선암 2011. 9. 7. 00:35

 

가끔은 설레임보다 편안함이 좋다

 

사랑하는 사람보다는

좋은 친구가 더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만나기 전부터

벌써 가슴이 뛰고 바라보는 것에

만족해야 하는 그런 사람보다는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편안하게 느껴지는

그런 사람이 더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길을 걸을 때

옷깃 스칠 것이 염려되어

일정한 간격을 두고

걸어야하는 그런 사람보다는

어깨에 손 하나 아무렇지 않게

걸치고 걸을 수 있는 사람이

더 간절해질 때가 있습니다.

 

너무 커서

너무 소중하게 느껴져서

자신을 한없이 작고 초라하게 만드는

그런 사람보다는

자신과 비록 어울리지는 않지만

부드러운 미소를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이 더 절실해질 때가 있습니다.

 

말 할 수 없는 사랑 때문에

가슴이 답답해지고

하고픈 말이 너무 많아도

상처받으며 아파할까봐 차라리

혼자 삼키고

말없이 웃음만을 건네주어야 하는

그런 사람보다는

허물없이 농담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이 더 절실해질 때가 있습니다.

 

아무리 배가 고파도

입을 벌린다는 것이 흉이 될까 염려되어

식사는커녕 물 한 잔 맘껏 마실 수 없는

그런 사람보다는 괴로울 때

찻잔을 앞에 놓고 마주할 수 있는 사람

밤새껏 투정을 해도 다음날 웃으며 편하게

다시 만날 수 있는 사람

이런 사람이 더 의미 있을 수 있습니다

 

어쩌면 나이가 들수록

비위 맞추며 사는 게 버거워

내 속내를 맘 편히 털어놓고 받아주는

친구 하나 있었으면 하는 바램 탓이겠지요.

 

[좋은글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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